쌍용C&E는 지난해 두 차례의 시멘트 가격 인상이 올해 반영되면서 매출이 증가했다. 여기에 유연탄 가격 하락으로 원가가 절감되면서 수익성도 개선됐다. 특히 9월 쌍용레미콘 매각 이익이 반영되면서 순이익이 큰 폭으로 늘었다.
쌍용C&E는 시멘트 가격을 지난해 4월 톤당 1만2000원, 지난해 12월 1만4000원 인상한 바 있다.
이 사장이 올해 실적을 자신하는 데에는 10월 시멘트 가격을 추가로 올렸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쌍용C&E는 10월 16일부로 시멘트 가격을 톤당 7200원(6.9%) 추가 인상했다.
김두만 쌍용C&E 최고재무책임자 부사장은 9일 3분기 실적 콘퍼런스콜에서 “4분기 상당 폭 이익이 실현될 것이다”며 “4분기 들어 시멘트 수요가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 늘고 있는 추세이고 부진했던 환경사업부문 시장상황도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쌍용레미콘 매각으로 인한 이자 비용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쌍용C&E는 지난 7월28일 이사회를 열고 쌍용레미콘 주식 1300만여 주와 쌍용레미콘에 임대한 토지를 장원레미콘에 매각하기로 공시했으며 9월 매각을 완료 했다. 총 3856억 원 가량인데 이번 3분기까지 3천억 원을 받았고 남은 금액은 나머지 주식 21%가량을 인수자에게 3년 이내에 추가로 팔 수 있는 풋옵션으로 회수하게 된다.
이에 따라 쌍용C&E의 올해 3분기 기준 부채비율은 135.3%로 2022년 말(143.2%)과 비교해 7.9%포인트 개선됐다. 같은 기간 순차입금은 1조4350억 원에서 1조1327억 원으로 줄였다.
쌍용C&E는 2023년 3분기까지 누적으로 매출 1조4675억 원, 영업이익 952억 원을 올렸다. 올해 경영목표를 달성하기 위해서는 4분기에 매출 4325억 원, 영업이익 1048억 원 이상을 거둬야 한다. 쉽지 않은 수치다.
하지만 쌍용C&E는 2022년 4분기에 매출 6277억 원, 영업이익 1322억 원을 낸 경험이 있어 실현 가능하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시멘트 가격 인상과 이자 비용 감소에 이어 부진을 지속하고 있는 환경사업부문의 손실이 크게 줄고 있어서다.
쌍용C&E의 환경사업부문을 맡고 있는 그린에코솔루션은 올해 3분기 매출 247억 원, 영업손실 25억 원을 내며 부진을 이어가고 있다.
다만 2분기 영업적자 56억 원보다 손실폭을 줄였다. 폐합성수지 조달여건이 악화하고 환경사업부문 경쟁이 심화하면서 어려움을 겪고 있는데 최근 이런 시장상황에 개선세가 보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 쌍용C&E 강원 동해공장 전경. < 쌍용C&E >
게다가 해외 시장에서 돌파구를 찾고 있다. 국내 시멘트 수요가 감소하고 있어서다.
김 부사장은 “2024년 시멘트사업에서 안정적 수익구조를 유지할 수 있을 것으로 보고 수요가 줄어든다고 하더라도 수출물량을 확보해 생산량을 높이겠다”며 “환경사업부문 시장 분위기도 개선되고 있고 사업역량을 정비하며 경쟁력을 갖춘 이익구조를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거시환경은 여전히 불확실성이 크다. 한국광해공업공단에 따르면 올해 9월 유연탄 가격은 톤당 92.14달러로 전월 대비 4.3% 상승했다. 4분기 전망도 어렵게 봤다.
한국광해공업공단은 4분기 미국과 캐나다의 공급 개선이 기대되지만 호주의 고품질 원료탄 공급 부족 장기화 및 인도의 몬순기 이후 수요 증가에 따라 올해 4분기와 내년 1분기 유연탄 가격 전망치를 상향 조정했다. 유연탄 가격의 추가 상승 기조가 이어질 것이란 전망이다.
이 사장은 2021년 12월 대표집행임원 부사장에서 대표집행임원 사장으로 승진했다. 시멘트에서 환경으로 사업구조 개편을 이끌고 탄소중립 구현을 위한 대규모 설비투자 및 공정개선을 통해 경쟁력 확보에 나선 점을 인정받았다.
1962년 서울에서 태어난 이 사장은 보성고등학교와 서울대학교를 졸업했다. 1985년 쌍용양회(현 쌍용C&E)에 입사했고 2017년 대표집행임원 부사장을 맡았다. 이후 2018년 적극적 소통능력을 인정받아 2018년 제30대 한국시멘트협회장으로 선임되기도 했다.
이 사장은 시멘트 가격 인상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지난 6월16일 경기 의왕시 시멘트 유통기지에서 열린 원희룡 국토부 장관 주재 간담회에서 "시멘트사들의 영업이익을 둘러싼 논란이 불거지기도 했지만 쌍용C&E, 성신양회 적자는 명백한 사실로 회원사들의 시멘트사업만 놓고 수익구조를 놓고 보면 심각한 경영위기에 직면했다"고 호소하기도 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