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전장(자동차 전자장비) 분야에서도 소프트웨어 강화 전략을 펼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LG전자의 스마트 TV를 구동하는 운영체제 웹OS를 성장하는 전장 사업에 접목해 새로운 수익 창출 기반을 마련할 것으로 예상된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이 전장에서 소프트웨어를 강화하고 있다. <그래픽 비즈니스포스트> |
1일 LG전자에 따르면 조 사장은 웹OS를 활용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 고객을 유치하는데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LG전자는 스마트TV 시장에서 웹OS를 채택하는 브랜드 수를 2021년 20여 개에서 2023년 300개 이상으로 늘렸다. 현재 웹OS가 탑재된 기기만 2억 대에 이르는 것으로 추산된다.
하지만 TV시장이 정체에 접어들면서 조 사장은 웹OS 적용 분야를 성장하는 자동차 전장부품으로 돌려 새 시장 개척에 나섰다.
신호탄은 현대차그룹의 제네시스 인포테인먼트에 웹OS를 탑재한 것이다. 인포테인먼트는 운전과 길 안내 등 필요한 정보를 뜻하는 인포메이션 기능과 음악 감상 등 오락 기능을 의미하는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통합한 시스템을 말한다.
LG전자는 그동안 완성차 업체에 음성제어기능 관련 소프트웨어를 제공한 적은 있으나 인포테인먼트용 웹OS를 공급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현대차그룹은 전기차 운영체제를 독자적으로 개발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이번에 LG전자의 웹OS를 채택한 것은 최적화를 통해 인포테인먼트와 관련해 향상된 탑승 경험을 고객들에게 제공하려는 의도가 깔린 것으로 분석된다.
조 사장은 이번에 제네시스에 웹OS를 탑재한 것을 시작으로 더 많은 완성차기업들과 협력을 통해 저변을 확대할 것으로 예상된다. 전장사업에서도 소프트웨어 분야를 강화하는 것이다.
실제 제너럴모터스(GM)과 볼보를 비롯한 많은 완성차 업체들은 운영체제 사업에서 전자업체와 협력을 도모하고 있다.
LG전자는 인포테인먼트 시장에서 높은 기술력으로 선도적 위치를 차지하고 있기 때문에 다른 전자업체들에 비해 웹OS의 영향력을 넓이는 일이 상대적으로 수월할 여지가 크다.
LG전자는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TV 콘텐츠 경쟁력 강화에 구심점 역할을 하는 웹OS는 미래 모빌리티 분야에서도 기회 요소가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웹OS를 다양한 방면에서 활용하는 플랫폼 비즈니스를 구상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 LG전자 > |
인포테인먼트와 같은 전장분야에서 웹OS를 비롯한 소프트웨어 역량이 강화되면 LG전자의 수익성에도 보탬이 될 수 있다.
웹OS라는 운영체제 자체를 판매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콘텐츠 제공자와 제휴를 통해 광고수익을 부가로 벌어들일 수 있기 때문이다.
권태우 대신증권 연구원은 “인포테인먼트가 탑재된 커넥티드카 산업에서 온라인 동영상 구독서비스와 광고가 연계되는 등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이 탄생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LG전자는 TV시장 불황에도 불구하고 2022년 웹OS를 통한 광고·콘텐츠 매출이 3천억 원에 이르렀다. 이는 2018년과 비교해 10배 넘게 증가한 것이다.
LG전자는 올해 광고·콘텐츠 매출을 5천억 원, 내년에는 7천억 원, 2025년에는 1조 원을 넘기겠다는 목표를 새워둔 것으로 파악된다.
영상콘텐츠를 소비할 때 온라인 동영상 서비스(OTT)를 유료로 구독하는 한국과 달리 유럽, 미국 등 해외 시청자들은 웹OS와 같은 플랫폼에서 광고를 시청하고 무료 스트리밍 서비스를 받는 시청 형태를 보이고 있어 웹OS의 성장 가능성은 큰 것으로 전망된다.
LG전자는 우선 웹OS 탑재 플랫폼을 TV나 자동차뿐만 아니라 모니터, 사이니지 등으로 확대함으로써 B2B 분야 소프트웨어 사업의 전체적 외형(볼륨)을 키울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더해 웹OS에 기반한 광고 사업을 진행하면서 소비자의 광고시청 패턴을 분석하게 되면 니즈를 빠르게 파악할 수 있어 B2C(기업과 소비자 거래) 분야인 주력 가전사업과 시너지를 낼 공산도 크다.
조 사장이 올해 7월 미래비전 기자간담회에서 웹OS를 활용한 콘텐츠 강화에 힘을 주겠다는 의지를 내보이기도 했다.
조 사장은 웹OS에 탑재되는 무료방송 LG채널의 콘텐츠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앞으로 5년 간 1조 원 이상을 투자하면서 질적 성장에 힘을 쏟겠다는 구상을 내놨다.
조 사장은 “집에서 콘텐츠를 즐기다가 차량에서도 만끽할 수 있도록 시공간의 제약을 없애는 서비스 혁신을 생각하고 있다”며 “집과 모빌리티, 가상공간 등 다양한 공간과 경험을 연결하고 확장하는 글로벌 스마트 기업으로 도약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