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홍준 기자 hjkim@businesspost.co.kr2023-10-27 16:10: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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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가 더불어민주당 지명직 최고위원에 친명(친이재명)계로 분류되는 충청권 여성 정치인 박정현 전 대전 대덕구청장을 임명했다.
박 전 구청장은 20여 년을 시민운동가로 활동하다 기초의회 의원을 거쳐 기초단체장을 지낸 인물이다. 다만 내년 총선에 도전장을 내밀었는데 현역 지역구 의원이 비명계 의원이라 이번 인선을 두고 잡음도 나온다.
▲ 박정현 대전 대덕구청장이 2018년 12월13일 대전 대덕구청에서 열린 노동환경 개선 정책개발을 위한 워킹그룹 회의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정현 전 대덕구청장은 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더불어민주당의 신임 지명직 최고위원으로 임명됐다.
1964년 대구에서 태어난 박 전 최고위원은 대전 삼성초등학교, 호수돈여중, 청란여고, 충남대 법대까지 학교를 모두 대전에서 다녔다.
이후 대전YMCA 간사를 지내고 대전충남녹색연합을 창립해 사무처장까지 지내는 등 지역 시민사회에서 활발히 활동했다. 시민운동 경력만 23년에 이른다.
2010년 제5회 지방선거에서 대전시의회 민주당 비례 1번을 받고 당선되면서 정치권에 들어왔다.
초선 시의원 시절 행정사무감사에서 우수시의원에 선정되는 등 의정활동으로 평가받았고 2014년 제6회 지방선거에서 새정치민주연합 소속으로 대전서4선거구에 출마해 시의원에 당선됐다.
재선을 마무리하고 2018년 제7회 지방선거 때는 대덕구청장으로 체급을 높여 도전했다.
현역구청장인 새누리당 소속 박수범 후보를 57.85% 대 42.14%의 큰 격차로 따돌리고 대전 최초의 여성 구청장에 올랐다.
구청장 시절 환경운동가 출신답게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탄소중립사회 실현에 큰 관심을 보였다.
박 전 구청장은 대덕구청장으로 재직하고 있던 2021년 4월21일 국회 소통관에서 열린 탄소중립특별위원회 지방정부추진단의 기자회견에서 ‘탄소중립 사회를 위한 기초지방정부의 3대 분야 10대 정책 과제’ 선언문을 낭독하기도 했다.
그는 기자회견에서 “탄소중립 선도 지자체로서 탄소중립을 위한 이행 기반을 구축하고 사회 모든 부문의 탄소중립 전환을 촉진하겠다”며 “탄소중립 전환 과정은 중앙정부‧지방정부‧기업‧지역사회‧민간 등 주체별 참여가 필요하고 무엇보다 국민 한 분 한 분의 작은 실천이 지구를 살리고 미래의 세대에 삶을 바꿀 수 있다”고 강조했다.
박 전 구청장은 이밖에 전국 최초로 어린이 기본소득인 '대덕구 어린이용돈' 정책을 추진하고 지역화폐 대덕e로움을 도입하기도 했다.
더불어민주당에서는 전국여성위원회 부위원장을 맡았다. 노무현 재단 대전세종충남지역위원회 상임대표, 문재인 대통령 후보 대전선대위 공동대변인을 맡았다.
2021년 4.7 재보선에서 패배한 더불어민주당 지도부가 총사퇴하고 도종환 비상대책위원회가 출범했을 때 원외 인사로 유일하게 비대위에 포함되기도 했다.
박 전 구청장은 2022년 대전시 대덕구청장 선거에서 재선에 도전했으나 46.63%를 득표해 53.36%를 획득한 최충규 국민의힘 후보에게 밀려 고배를 마셨다.
▲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왼쪽)와 홍익표 더불어민주당 원내대표(오른쪽)가 10월27일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입장하고 있다. <연합뉴스>
박 전 구청장은 친명계 인사로 분류된다.
이재명 대표는 지난해 5월 열린 지방선거에서 박 전 구청장의 홍보영상에 등장해 “(박 전 구청장이) 일 잘하기로 소문난 구청장이라는 것을 제가 보증한다”고 말하는 등 선거유세를 지원했다.
선거 이후 박 전 구청장은 2022년 8월5일 대전 기독교연합봉사회관에서 열린 ‘이기는 민주당, 이재명은 합니다’ 토크콘서트에 참석해 당시 당대표 후보였던 이재명 더불어민주당을 향한 충청권 당원의 지지를 호소했다.
다만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표는 국회에서 기자들과 만나 ‘최고위원을 비명(비이재명)계에 줘야 했다는 지적이 있다’는 질문을 받자 “그 분이 친명인가, 저도 잘 모르겠다”며 “유능한 분이시고 역할을 잘 해주실 것이라 믿는다”고 대답했다.
비명계 호남 인사였던 송갑석 전 더불어민주당 최고위원의 빈자리에서 친명계 충청권 인사가 자리 잡게 되면서 민주당의 통합 노력이 퇴색될 수 있다는 시선도 제기된다. 이미 비명계는 강하게 반발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원욱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글을 올려 “비명계 박영순 의원의 지역구에 다음 총선 출마를 공식화한 박정현 최고위원을 그 자리에 앉힌 이유가 무엇인지는 누구나 알 것”이라며 “최소한의 인간적 도리도 저버리는 행위”라고 비판했다.
그러나 당사자인 박영순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기자들에게 보낸 메시지를 통해 “지명직 최고위원 임명은 우리 당 당헌에 규정된 당 대표의 고유권한인 만큼 이를 존중한다”며 “이번 인사와 관련해 그 이상의 어떤 정치적 의미도 부여되어선 안 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충청 출신 인사가 당 지도부에 합류하게 된 점에 대해 환영한다”고 덧붙였다.
이와 관련해 박 전 구청장은 동아일보와 통화에서 "대표 중심으로 지도부가 꾸려지는 것이 당연하고 친명, 비명으로 갈라치기 하는 것은 부적절하다"며 "이 대표와 총선 승리를 위해 열심히 뛰겠다"고 말했다. 김홍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