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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형희 SK텔레콤 사업총괄(왼쪽에서 여섯 번째)과 최재유 미래창조과학부 제 2차관(왼쪽에서 일곱 번째)을 비롯한 참석자들이 지난달 4일 서울 광화문 포시즌스호텔에서 열린 'SK텔레콤 IoT 전용망 전국 상용화 선포식'에서 박수를 치고 있다. |
사물인터넷시장에서 SK텔레콤 KT LG유플러스 등 이통3사의 고착화한 순위가 뒤바뀌게 될까?
이통3사가 사물인터넷시장의 주도권을 잡기 위해 가전회사 건설회사와 제휴를 확대하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스마트폰이 사물인터넷의 중심에 설 가능성이 높아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으면 이동통신시장의 판세도 흔들 수 있다.
문제는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안정적 수익모델을 만들어 낼 수 있느냐 하는 점이다.
◆ 이통3사, 사물인터넷을 잡아라
28일 이동통신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KT, LT유플러스 등 이통3사는 사물인터넷사업으로 영토확장 경쟁에 속도를 내고 있다.
미래창조과학부에 따르면 SK텔레콤은 지난 4월 기준으로 사물인터넷 가입회선 181만 개를 확보했고 KT가 113만 개, LG유플러스가 107만 개로 모두 합쳐 400만여 개에 불과하다.
정부는 2014년 사물인터넷사업 육성계획을 발표하며 2020년까지 시장규모를 30조 원까지 키우기로 했다.
SK텔레콤이 무선통신사업에서 절반 가까운 점유율을 차지하고 있는데 지난해 무선통신사업에서 매출 13조 원을 낸 점을 감안하면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주도권을 잡을 경우 이통3사의 세력구도가 흔들릴 수 있다.
이통3사는 모두 새 성장동력을 찾아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다. 주력사업인 이동통신과 유료방송의 경우 가입자 수나 회선 수가 이미 전체인구 수를 넘어서 외형성장이 한계에 봉착했기 때문이다.
◆ 제휴 경쟁 치열
이통3사는 가전회사와 건설회사 등과 협력을 맺으며 사물인터넷시장을 선점하기 위한 경쟁에 본격적으로 들어갔다.
사물인터넷사업은 그 특성상 이동통신사가 단독으로 사업을 펼치는 데 한계가 있는 만큼 다양한 파트너와 손을 잡으며 사업확대를 추진하는 것으로 풀이된다.
SK텔레콤은 최근 인텔과 손잡고 스마트폰이나 PC 없이 영상 및 음성통신을 할 수 있는 사물인터넷 기기를 공동으로 개발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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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황창규 KT 회장. |
지난해부터 중소 제조업체보다 LG전자와 삼성전자 등 대형 가전기업과 협력을 강화하는 전략을 펼쳐왔는데 이번에 인텔과 손잡으며 이런 방향성을 재확인했다.
SK텔레콤은 지난 3월부터 전국 매장에서 스마트홈 제품 5종을 판매하기 시작하면서 사물인터넷 가운데 스마트홈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했다.
SK텔레콤은 올해 안에 스마트홈 제품 종류를 70개까지 늘린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KT는 소비자의 건강을 관리하는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늘리는 데 주력하고 있다. 일반적인 스마트홈 서비스와 차별화하면서 인터넷방송 플랫폼인 올레tv와 시너지도 누리겠다는 전략인 셈이다.
KT는 이달에 '기가IoT헬스' 제품에 ‘스마트 렌탈제도’를 도입했다. 스마트 렌탈제도는 소비자가 기가IoT헬스 제품을 36개월 동안 매달 1만 원씩 대여료를 내고 사용할 수 있게 한 서비스다.
지난 5월 ‘기가 사물인터넷 헬스 골프퍼팅’과 ‘기가 사물인터넷 헬스 체중계’ 서비스를 각각 내놓았다. 기가 사물인터넷 헬스 골프퍼팅은 올레tv를 통해 골프를 즐길 수 있고 기가 사물인터넷 헬스 체중계는 이용자의 8가지 체성분을 측정해 건강관리를 돕는다.
LG유플러스는 스마트홈 서비스에서 가장 많은 가입자를 확보하며 앞서가고 있다. 앞으로 스마트홈분야의 우위를 바탕으로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입지를 다지겠다는 각오를 보인다.
올해 여름 무더위가 이어지며 전기요금에 대한 우려가 커지는 데 발맞춰 이달부터 관련 사물인터넷 제품에 전기요금을 예상해 알려주는 기능을 추가했다.
이 제품의 8월 판매량은 7월에 비해 2.5배 이상으로 늘었다.
스마트홈 상품을 지속적으로 추가해 현재 28종인 스마트홈 상품을 연말까지 50개로 늘리기로 했다.
LG유플러스 관계자는 “기존 개별 가정에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제공하던 것에 더해 신축 아파트와 빌딩, 시범도시 단위로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늘려 나가고 있다”고 말했다.
이통3사는 건설회사들과 앞다퉈 손잡고 있다. 기존 가정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것을 넘어 아파트를 건설할 때부터 스마트홈 서비스를 적용해 주도권을 잡겠다는 것이다.
SK텔레콤은 현대건설이 6월 분양한 동탄신도시 힐스테이트 아파트 1479가구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기로 했다. 올해 안에 분양하는 힐스테이트 단지 12개 1만2천 가구에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공급한다.
내년부터 공급되는 LH공사의 임대 아파트에도 스마트홈 서비스를 적용하기로 했다.
KT는 SH공사와 손잡았다. 서울 종암SK와 동소문한진 등 재개발 임대아파트단지 4곳의 2천 가구에 스마트홈 서비스를 제공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LG유플러스는 아주산업건설과 손을 잡고 아주산업건설이 건설하는 오피스텔에 스마트홈 설비를 공급하기로 했다.
지난 6월 초 대우건설과 손잡고 ‘푸르지오’ 아파트에 스마트홈 서비스의 허브 역할을 하는 ‘스마트 월패드’를 공급하기로 했다.
◆ 뚜렷한 수익모델 만들어야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가 사물인터넷사업에서 기대만큼 성과를 거둘 수 있을지 미지수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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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권영수 LG유플러스 부회장. |
이통3사가 통신망을 제공하는 역할에 그칠 경우 사물인터넷사업에서 새로운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어렵다는 것이다.
이동통신회사들은 사물인터넷 상품을 늘리기 위해 삼성전자나 LG전자와 같은 대기업부터 특정제품에 특화한 중소기업까지 넓은 범위에서 협력을 강화하고 있다.
문제는 제품을 판매해 얻는 수익 가운데 제조사가 차지하는 몫이 많을 수밖에 없고 데이터 전송량 자체가 적기 때문에 망 사용료도 높지 않다는 점이다.
SK텔레콤이 최근 내놓은 로라 네트워크의 월 이용요금은 350원부터 시작한다.
따라서 이통3사가 사물인터넷시장에서 의미있는 성과를 거두기 위해 통신망 제공을 넘어 사물인터넷 시스템을 운용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개발하거나 자체 사물인터넷 플랫폼을 구축해야 한다는 주문이 나온다.
업계의 한 관계자는 “이동통신회사들은 기존에 구축한 네트워크를 바탕으로 초기 사물인터넷시장을 이끌고 있지만 앞으로 수익성에 대해 고민이 필요할 것”이라며 “네트워크 사업자로서 위치에 머물게 되면 현재 이동통신사업처럼 또 수익성의 한계에 직면할 수 있다”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헌일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