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향후 성장성을 확보하기 위해 알파세대(2011년부터 2024년까지 출생 세대)로 불리는 미성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국내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의 미성년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뱅크mini와 경쟁을 본격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 홍민택 토스뱅크 대표이사가 미성년 고객을 대상으로 한 서비스를 확충하는 데 속도를 내고 있다. |
11일 토스뱅크는 젊은 세대의 아이돌 응원문화를 지렛대삼아 저축습관 정착을 겨냥한 새로운 금융상품을 출시했다.
아이돌 등 응원하는 대상의 사진을 팬들과 공유하며 저축도 할 수 있는 금융상품인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다.
덕질이란 무엇인가에 집착하는 사람을 의미하는 오타쿠라는 일본어가 한국으로 넘어오며 덕으로 변화한 뒤 행위를 낮추어 말하는 단어인 질과 더해 만들어진 말이다.
토스뱅크는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를 통해 같은 대상을 응원하는 팬들과 사진을 공유하며 연 2% 이자 혜택을 받는 예금 서비스를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내가 응원하는 대상을 위해 모은 금액이 실시간 합산 반영돼 랭킹을 공개한다. 응원 대상을 위한 경쟁심을 자극하는 요소를 추가한 셈이다.
토스뱅크는 “같이 덕질하기 서비스는 젊은 세대에서 좋아하는 연예인을 응원하며 저축하는 문화를 반영했다”며 “앞으로도 다양한 연령층과 문화를 가진 고객이 더 즐겁게 금융생활을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토스뱅크는 앞서 10일에는 0세부터 16세를 위한 계좌 개설 서비스인 ‘아이 서비스’를 내놓기도 했다.
16세 이하 미성년자에게 계좌를 통한 체크카드 발급, 적금 납입도 할 수 있게 해 조기 금융교육에도 활용할 수 있다.
토스뱅크는 아이 통장을 통해 연 5.5% 금리 혜택을 제공한다.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시중은행 정기예금 상품 금리가 연 4%대를 나타내고 있다. 토스뱅크의 5.5% 금리는 상당히 높은 편으로 여겨진다.
아이들이 금융 서비스를 이용하다가 중고거래 금융사기 등의 위험에 빠질 수 있어 모니터링 시스템과 안심보상제도 등도 마련했다.
금융업계에서는 토스뱅크의 잇따른 젊은 층 대상 서비스 출시가 카카오뱅크가 서비스하는 청소년 대상 금융 서비스인 카카오뱅크mini와 경쟁하기 위해서로 바라본다.
▲ 토스뱅크가 국내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와 경쟁하기 위해서 미래고객을 위한 서비스 확충에 속도를 내고 있다. |
카카오뱅크는 2020년 10월 청소년 전용 선불전자지급 서비스인 카카오뱅크mini를 출시했다.
카카오뱅크에 따르면 카카오뱅크mini 서비스는 2020년 말 59만 명, 2021년 말 115만 명, 2022년 말 161만 명, 2023년 6월 말 180만 고객을 확보하며 흥행 중이다.
카카오뱅크는 “가입자의 가입 시기가 카카오뱅크mini에 가입할 수 있는 연령이 만으로 채워지는 날의 밤 12시가 많다”며 “미성년자들이 가입을 기다릴 정도로 인기를 끌고 있다는 것으로 풀이된다”고 말했다.
카카오뱅크는 올해 8월 기존 14세부터 서비스하던 카카오뱅크mini 연령대를 7세로 낮췄다. 이를 통해 약 300만 명에 달하는 잠재 고객층을 넓힌 것으로 여겨진다.
토스뱅크는 그동안 토스 플랫폼을 통해 서비스를 이어가며 잠재 고객 2천만 명을 확보했고 그 가운데 약 750만 명을 고객으로 두고 있다. 경쟁 인터넷은행인 카카오뱅크가 4천만 명의 잠재 고객을 바탕으로 2100만 명의 고객을 확보했다.
잠재 고객 수에서도 확보 고객 수에서도 밀리는 토스뱅크가 카카오뱅크와 겨루기 위해서는 미래 고객층에 인지도를 높이는 것이 중요할 것으로 여겨진다.
토스뱅크는 간편결제 서비스로 사업을 시작한 토스 플랫폼을 함께 사용하는 만큼 금융 생활을 이미 시작한 성인층에는 인지도가 높다. 그러나 금융에 여러 제약이 있는 미성년 층에서 토스는 거의 인지도가 없는 셈이다.
미성년 층에 생소한 플랫폼이라는 점은 향후 고객 확장과 경쟁에서 불리한 위치에 서게 될 수 있다.
이에 토스뱅크는 인터넷은행 1위 카카오뱅크와 경쟁을 본격화하기 위해서라도 미래세대를 확실하게 끌어모을 경쟁력 있는 서비스를 지속해서 출시해야 할 것으로 전망된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