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증권이 국내에서 중국 선전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할 수 있는 ‘선강퉁’시장을 선점할 채비를 갖추고 있다.
중국 상하이증시에 상장된 주식에 투자하는 ‘후강퉁’시장에서 우위를 차지했는데 선강퉁시장에서도 이를 유지하겠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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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윤용암 삼성증권 사장. |
24일 금융권에 따르면 중국정부는 이르면 올해 말에 선강퉁을 실시할 것으로 예상된다.
리커창 총리는 최근 기자간담회에서 “상하이와 홍콩 증시 사이의 교차거래인 ‘후강퉁’의 성공적인 기초 위에 선강퉁을 시행하게 됐다”고 밝혔다.
선강퉁은 중국 광둥성 선전증시에 상장된 기업들 가운데 505곳(70%)과 홍콩증시 상장종목 218곳(84%)의 주식 교차거래를 허용하는 제도다.
선강퉁이 실시되면 한국 투자자도 홍콩을 통해 선전증시에 상장된 중국 회사 주식을 사고팔 수 있다.
선전증시는 시가총액 3500조 원으로 전 세계에서 일곱번째로 규모가 크며 IT나 바이오주 등 성장성 높은 기업들로 주로 구성된 만큼 국내 투자수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삼성증권은 16일 서울 여의도 한국거래소에서 개최한 ‘그레이트 차이나’ 세미나에 중국 본토상장기업(A주) 전문가인 친페이징 중신증권 연구원 등을 초대해 선강퉁 실시를 앞둔 중국시장의 전망을 소개했다.
친 연구원은 “선강퉁이 개시되면 한국을 포함한 외국인투자자들의 투자기회도 훨씬 많아진다”며 “외국인투자자가 선강퉁과 후강퉁을 합쳐 최대 1500여 곳의 기업 주식을 거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삼성증권은 2015년에 중신증권과 전략적 제휴협약(MOU)을 체결하면서 친 연구원을 비롯한 중신증권의 전문가들로부터 선전증시 상장기업에 대한 리서치정보를 대거 확보했다.
해외주식팀 내부조직인 ‘차이나센터’ 산하 리서치센터와 중국 현지사무소 등에서 얻은 중국 관련 정보에 중신증권의 리서치정보를 합쳐 고객에게 제공하는 서비스도 하고 있다.
삼성증권 관계자는 “중국 최대 증권사인 중신증권과 협업하고 있다는 것이 삼성증권의 최대 강점”이라며 “프라이빗뱅커(PB)들을 지난해 상반기에 선전 현지에 보내 증시 분위기를 체험하는 등 오래 전부터 선강퉁 개시에 대비해 왔다”고 말했다.
삼성증권은 후강퉁시장에서 성과를 낸 경험을 거울삼아 선강퉁을 준비하는 데에도 힘을 쏟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삼성증권은 2015년 기준으로 국내의 후강퉁 주식매매시장 점유율 60%를 차지했다. 후강퉁에 힘입어 같은 기간 해외주식거래 중개수수료이익도 454억 원으로 치솟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다른 증권사들도 앞다퉈 선강퉁 개시에 대비하고 있지만 삼성증권이 특히 적극적으로 관련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며 “선강퉁으로 중국증시가 활성화될 경우 올해 들어 주춤했던 해외주식거래 중개수수료이익이 늘어나는 효과도 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이규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