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진해운이 25일경 채권단에 추가 자구안을 제출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자구안에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의 사재출연 방안이 담길지 주목된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한진해운은 25일 한진해운의 정상화 방안이 담긴 자구안을 산업은행 등 채권단에 제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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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자구안에 대한항공의 유상증자 등 계열사를 활용한 추가지원, 용선료 조정, 해외터미널 등 추가 자산매각 등의 내용이 담겼을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산업은행은 한진해운으로부터 자구안을 제출받아 채권단 회의를 열어 수용 여부를 결정하게 된다.
한진해운은 조건부 자율협약이 끝나는 9월4일까지 채권단으로부터 자구안을 승인받지 못하면 법정관리 절차를 밟게 된다.
특히 이번에 자율협약 마감시한까지 2주 정도밖에 남지 않아 채권단이 수정과 보안을 요구할 시간도 없다. 이번 자구안이 퇴짜를 맞으면 사실상 법정관리행이 불가피한 셈이다.
채권단은 한진해운이 내년까지 1조~1조2천억 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고 보고 있다. 용선료 조정, 사채권자 채무조정, 선박금융 상환 유예 등의 과제를 모두 해결하면 필요한 운영자금은 7천억~9천억 원 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한진그룹은 그동안 4천억 원 이상을 내놓기는 어렵다는 입장을 보여왔다.
추가 자구안에 대한항공 등의 계열사를 동원한 유상증자 등이 포함됐을 경우 논란을 피하기 어려울 것으로 보인다.
한진해운을 무리하게 지원할 경우 재무 위기가 대한항공 등 계열사로 번질 수 있기 때문이다. 자칫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등 대한항공 경영진이 배임혐의로 몰릴 수도 있다.
대한항공은 한진해운 지분 33.23%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그런 만큼 한진해운을 살리기 위해 다양한 방법으로 자금을 지원했다. 지금까지 쏟아부은 자금은 유상증자 4천억 원 등을 포함해 1조 원 안팎에 이른다. 국내 신용평가회사들은 한진해운 지원에 대한 우려로 대한항공의 신용등급을 낮추기도 했다.
대한항공과 한진칼 주가는 한진해운의 자구안 제출이 임박했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급락했다.
대한항공 주가는 23일 직전 거래일보다 7.43% 떨어진 2만8050원에 장을 마감했고 한진칼 주가도 8.65% 떨어진 1만6900원에 장을 마쳤다.
반면 한진해운 주가는 직전 거래일보다 9.94% 오른 1935원에 장을 마쳤다.
조양호 회장의 사재출연 가능성도 점쳐진다. 이에 앞서 한진해운이 5월 내놓은 자구안에는 조 회장의 사재출연은 포함되지 않았다.
그러나 임종룡 금융위원장이 기업 구조조정 과정에서 이해당사자들의 고통분담을 여러 차례 강조했고 이동걸 산업은행 회장도 “한진그룹의 지원 의지가 확보되면 한진해운의 정상화 여건이 조성될 것”이라고 발언하는 등 조 회장을 압박해 왔다.
조 회장은 한진칼과 한진 등 상장 계열사 주식 2천억 원 정도를 보유하고 있다. 정석기업 등 비상장 계열사 주식을 포함하면 금액은 더 늘어난다.
조 회장은 올해 상반기 대한항공과 한진칼, 한진으로부터 모두 41억1808만 원을 보수로 받았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