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식 프랜차이즈가 인수합병(M&A) 매물로 속속 나오고 있지만 인수하겠다고 나서는 곳이 많지 않다.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경쟁이 과열돼 수익성이 떨어지면서 투자처로서의 매력을 상실했기 때문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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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KFC 운영법인인 에스알에스코리아의 이진무 대표. |
22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KFC, 크라제버거 등 외식 프랜차이즈가 인수자를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KFC는 지난해부터 잠재적인 인수합병 매물로 거론됐지만 실적부진이 계속돼 매각작업에 착수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KFC는 실적을 개선하기 위해 7월부터 치킨과 버거 등 주요제품 가격을 최대 17.9% 인하했다. KFC가 주요제품의 가격을 내린 것은 18년 만에 처음이다.
업계는 KFC가 단기간에 실적을 개선해 높은 가격으로 매각하기 위해 가격인하를 결정한 것으로 분석한다.
크라제버거는 지난해 예비입찰에서 3곳이 인수의사를 밝혀 올해 7월19일 매각을 위한 본입찰을 실시했으나 단 한 곳도 응찰하지 않았다.
크라제버거는 미국 크라제버거 직영점 운영자가 제기한 3천만 달러의 손해소송이 마무리되면 조만간 다시 매각작업을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외식 프랜차이즈는 제조업에 비해 사업을 이해하기 쉽고 위험성도 적어 최근 몇년 동안 사모펀드(PEF)의 투자가 활발히 진행됐다.
사모펀드는 외식 프랜차이즈를 인수해 경영 효율성을 높이고 새로운 사업전략을 구상해 실적을 개선하는 경우가 많았다.
사모펀드 운용사인 IMM PE는 2013년 할리스커피를 인수해 2015년 매출 1086억 원, 영업이익 68억 원을 내는 회사로 바꿨다. 2014년보다 매출과 영업이익이 각각 35.2%, 23% 늘었다.
외국계 사모펀드 운용사인 더로하틴그룹에 2013년 매각된 BHC치킨이나 유니슨캐피탈에 매각된 공차코리아 등도 인수 뒤 실적이 개선됐다.
사모펀드는 인수한 회사를 성장시킨 뒤 재매각하는 방식으로 고수익을 거뒀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는 인수를 위한 자금이 적게 들고 꾸준히 현금을 창출할 수 있어 투자처로 각광받았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최근 외식 프랜차이즈에 대한 투자열기가 식으면서 매물로 나온 외식 프랜차이즈 인수자를 찾기 어려워졌다.
외식 프랜차이즈 매각이 난항을 겪고 있는 것은 외식 프랜차이즈업계가 진입장벽이 낮아 경쟁이 과열되고 있기 때문인 것으로 풀이된다.
공정거래위원회에 따르면 2015년 국내 외식업 가맹점 숫자는 9만9544개로 2012년 7만2903개보다 2만6641개나 늘었다. 같은 기간 동안 직영점 숫자도 4133개 증가했다.
외식 프랜차이즈가 유행에 민감해 장기간 안정적인 수익을 기대하기 힘든 측면도 매각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고 있다.
투자업계 관계자는 “외식 프랜차이즈시장은 ‘레드오션’으로 더 이상 매력적인 투자처가 아니다”며 “차별화된 아이템이 없는 회사는 인수자를 찾기 힘들 것”이라고 내다봤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