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철 기자 dckim@businesspost.co.kr2023-09-05 14:42: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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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윗줄 왼쪽에서 두 번째부터) 고용진, 신현영, 안규백, 김병욱, 이병훈, 유동수, 김희재 민주당 의원이 현대자동차 미래 보빌리티 비전과 과제 토론회에서 김용화 현대자동차 사장(아랫줄 가운데)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비즈니스포스트] “우리 국민들은 고 정주영 회장에게 많은 신세를 졌다. 불모지에서 자동차와 선박을 만드는 업적을 세운 정 회장에게 감사와 존경을 표한다.”
더불어민주당의 ‘글로벌 기업 경쟁력 강화 의원 모임’ 소속으로 ‘현대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과제’ 토론회를 주관한 이병훈 의원이 오너 경영의 긍정적 측면을 조망해야 한다며 정주영 현대차그룹 창업주를 추켜세웠다.
친기업을 표방한 민주당 의원모임이 삼성, LG에 이어 현대자동차 그룹 관계자들을 초청해 자동차시장 상황과 향후 과제, 지원방안 등을 모색하는 자리를 가졌다.
민주당 의원들은 전문가들의 말을 주의 깊게 경청하면서 현대차그룹의 미래 성장에 필요한 입법적 지원에 적극적으로 호응하겠다는 뜻을 보였다.
이병훈 의원은 5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현대자동차 미래 모빌리티 비전과 과제' 토론회에서 “과감한 규제 개선이나 인프라의 선제적 마련을 위해 제도적으로 뭘 해야 할지 알려주시면 반영하고 배우겠다”고 말했다.
글로벌 기업 경쟁력 강화 의원 모임의 대표인 김병욱 의원은 현대차그룹 발전에 오너경영이 기여한 측면을 조명했다.
김 의원은 “IMF 사태 때 기아차 인수를 통한 규모의 경제 달성과 현대차의 해외공장 건설, 전기차 분야 대규모 투자 등은 정의선 체제를 긍정적으로 바라볼 수밖에 없는 부분”이라며 “대기업이든 중소기업이든 기술을 갖고 열심히 일하는 기업은 민주당이 열린 마음으로 도와줘야한다”고 바라봤다.
현대자동차 그룹 관계자들은 민주당 의원모임이 토론회를 마련해 준 데에 고맙다는 뜻을 나타냄과 동시에 글로벌 시장규제 대응을 위한 지원을 요청했다.
▲ 김용화 현대자동차 사장이 9월5일 국회 본관에서 열린 토론회에서 기조발언을 하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김용화 현대자동차 사장은 기조발언에서 “자동차는 산업특성상 장기적 기술연구와 개발이 필수적인데 현대차는 이 부분에 뼈를 깎는 노력이 있었다”며 “정몽구 회장의 지원은 큰 버팀목 역할을 했다”고 설명했다.
김 사장은 이어 “현대차그룹은 미래사회가 직면하고 있는 도시인구집중, 환경규제, 4차 산업혁명에 중점을 두고 사업비전을 그리고 있다”며 “자동차산업과 현대차를 향한 여러 의원들의 아낌없는 성원과 지원을 부탁드린다”고 지원을 요청했다.
박상규 현대자동차 상무는 국회와 정부가 산업변환에 따라 피할 수 없는 ‘갈등’을 해결하는 데 큰 역할을 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박 상무는 “자원이나 원천기술이 없는 우리는 변화를 기민하게 받아들여서 산업에 전환하는 ‘속도’가 중요하다”며 “변화가 발생하면 그에 대한 부정적 관점이 등장할 수밖에 없고 이에 따른 갈등해소도 피할 수 없다”고 바라봤다.
그러면서 “산업전환의 속도를 내기 위해서는 갈등을 해소하는 게 필수적이다”라고 말했다.
모두발언에 이어 발제를 맡은 전문가들은 현대차그룹이 전기자동차 시장에서 직면한 위기와 현황을 짚었다. 전문가들은 현대차가 전기차는 물론 자율주행 달성을 위한 기술혁신에서 뒤쳐지면 안 된다는 점을 강조했다.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은 전통적 글로벌 자동차 기업들의 실패 사례를 언급하며 미래 자동차시장 변화에 대응을 위해서는 대기업의 ‘수직계열화’에 관한 긍정적 인식도 필요하다는 견해를 내놨다.
▲ 토론회에 참석한 더불어민주당 의원들이 고태봉 하이투자증권 리서치본부장의 설명을 듣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그는 “수직계열화를 부정적으로 바라보지만 수직계열화가 되지 못해 수많은 부분을 아웃소싱한 포드 같은 기업들이 전기차 분야에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포드의 CEO가 직접 외신에 150여 개의 부품 아웃소싱 기업들의 협력을 얻지 못해 실패했다고 말할 정도”라고 설명했다.
고 본부장은 전기차 및 자율주행 분야에서 테슬라의 혁신 속도가 빠른데다 앞으로는 현대차의 경쟁자로 회사 규모는 작지만 높은 기술력을 보유한 ‘테크자이언트’ 기업들이 등장할 수 있는 만큼 자동차 분야의 혁신에 국가적 역량을 결집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고 본부장은 “테슬라는 자동차 생산 방식마저도 혁신화해 생산속도와 효율성을 엄청나게 높이려 하고 있다”며 “현대차가 이를 따라가지 못하면 굉장한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내다봤다.
그러면서 “반도체는 물론 다양한 기술혁신이 필요한 미래 자동차에 관해 삼성은 물론 서울대, 카이스트 등 대한민국의 모든 역량이 총동원돼야한다”며 “지금은 현대차 혼자 끙끙 앓고 있다”고 말했다.
고 본부장의 발언을 들은 일부 민주당 의원들은 “이병훈 의원님, 들으셨죠?”라는 말로 자동차 산업 분야을 잘 아는 이 의원의 '책임있는' 활동을 격려하기도 했다.
임은영 삼성증권 수석연구원은 현대차그룹이 세계시장에서 전기자동차 분야를 선도하기 위해서는 먼저 우리나라에서 전기차 판매량을 늘려야 한다고 내다봤다.
임 연구원은 “올해 전기차 판매 성장률은 생각보다 높지 않았고 하이브리드 차가 많이 판매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년 전기차 판매도 높은 성장을 기대하긴 어려운 상황”이라며 “많은 소비자들이 전기차를 불편하다고 느끼고 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그러면서 “다른 자동차 기업들이 전기차를 생산함에 있어 테슬라 방식보다 적용하기 쉬운 현대차의 생산시스템을 표준으로 채택할 가능성이 있지만 자기나라에서도 잘 팔리지 않는 전기차로 선도하기는 어렵지 않겠나”라고 지적했다.
임 연구원은 국회의원들이 고민해야 할 과제로 소비자들이 전기자동차 구매를 긍정적으로 인식시키는 것을 꼽았다. 참고할 만한 사례로는 일본의 ‘서포트카’(충돌피해 경감 브레이크 및 페달조작 오류 급발진 억제장치를 탑재한 자율주행차) 제도를 들었다.
임 연구원은 현재 우리나라의 75세 이상 운전자들이 운전면허 갱신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상황을 언급하며 “일본은 서포트카를 구매하는 고령층에 대해 운전면허를 쉽게 갱신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토론회에서는 자동차 산업 지원을 위해 시급한 규제완화도 언급됐다.
김주홍 한국자동차모빌리티 산업협회 전무는 현재 조세특례제한법 개정으로 전기차 분야 투자에 대한 세액공제가 확대돼 있지만 2023년까지만 적용된다며 기한 연장이 필요하다고 요청했다.
이에 유동수 의원은 “국회 기획재정위원회에서 국가전략기술 확대를 논의했는데 한시법이어서 어렵다면 오늘 건의한 사항을 염두에 두고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이날 토론회에는 이병훈, 김병욱 의원 외에 안규백, 허종식, 신현영, 유동수, 고용진, 김회재, 서삼석, 박성준 의원 등이 참석했다. 민주당 의원들은 토론회가 끝난 뒤 기업 관계자들과 오찬을 하며 의견 교환을 이어갔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