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여승주 한화생명 대표의 부회장 승진으로
김동원 한화생명 최고글로벌책임자(CGO) 사장의 역할에도 변화가 생길 것으로 예상된다.
김동원 사장은
김승연 한화그룹 회장의 둘째 아들로 한화그룹 금융계열사를 이끌 후계자 1순위로 꼽힌다.
▲ 한화생명이 부회장 체제로 전환하면서 김동원 최고글로벌책임자 사장의 역할도 바뀔 것으로 전망된다. |
여 부회장이 오래 기간
김동원 사장의 멘토 역할을 맡아 온 만큼 이번 승진으로 김 사장의 승계 작업에도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보인다.
4일 보험업계에 따르면
여승주 사장이 1일 부회장으로 승진하면서 한화생명 내 사장 직급은 2명에서
김동원 사장 1명으로 줄었다.
한화생명은 올해 2월 김 사장의 승진으로 사장 직급 인사가 애초 1명에서 2명으로 늘었는데 반 년 만에 다시 1명이 된 것이다.
김 사장이 유일한 사장인 만큼 한화생명이 향후 김 사장을 대표이사로 올려 대표체제에 다시 한 번 변화를 꾀할 가능성이 나온다.
한화생명은 2012년 대한생명에서 이름을 바꿔 새 출발한 뒤에는 각자대표체제와 단독대표체제를 번갈아 채택하며 경영 효율성을 높이는 전략을 쓰고 있다.
이 과정에서 각자대표체제일 때는 언제나 부회장과 사장이 짝을 이뤄 회사를 이끌었다.
여 부회장은 2019년 2월 단독대표를 맡기 전 차남규 전 부회장과 각자대표를 맡았다. 차 전 부회장 역시 사장 시절 신은철 전 부회장, 김연배 전 부회장 등과 각자대표체제를 구축했다.
한화생명에서 부회장이 대표이사로 경영에 참여하는 것은 2019년 차남규 전 부회장 이후 약 4년 만이다.
한화생명은 2019년 말 여 부회장 단독대표체제로 바뀐 뒤 지금까지 같은 체제를 유지하고 있다.
여 부회장은 재계에서 김 사장의 멘토로 평가된다. 여 부회장과 김 사장은 그만큼 오랜 기간을 함께했다.
김 사장은 여 부회장이 한화그룹 경영기획실 전략팀장으로 일하던 2014년 한화그룹에 입사해 경영기획실 디지털팀장으로 경영수업을 시작했다.
두 사람은 여 부회장이 한화투자증권 대표에 오르고 김 사장이 한화생명 전사혁신실로 이동한 2016년 전까지 약 2년 동안 경영기획실에 함께 몸담았다.
이후 여 부회장이 2017년 7월 한화투자증권 대표에서 물러나 한화생명으로 옮겨오면서 다시 한 둥지에 자리잡았고 지금까지 6년 넘게 한화생명에서 한솥밥을 먹고 있다.
김 사장이 향후 여 부회장과 짝을 이뤄 각자대표체제로 한화생명을 이끌 가능성은 충분한 셈인데 이르면 올해 말 인사에서 대표이사에 오를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김 사장이 이끄는 한화생명 해외사업은 올해 들어 코로나19 팬데믹 종료와 금융당국의 해외사업 확대 기조에 힘입어 빠르게 성장하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김 사장은 올해 초 한화생명 해외사업을 총괄하는 최고글로벌책임자에 올랐는데 가시적 성과를 내고 있는 셈이다.
한화생명은 1일 여 부회장의 승진 소식을 알리는 보도자료에서도 “해외시장에서는 베트남법인이 진출 15년만의 누적 흑자를 달성하고 인도네시아, 중국 등 시장에서도 안정적 성과를 유지하고 있다”며 해외사업을 올해 주된 성과로 꼽았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순이익도 크게 개선됐다. 한화생명은 상반기 연결기준 순이익 7038억 원을 올렸다. 지난해 상반기보다 69% 증가했다.
한화그룹에 몸 담은 기간을 봐도 대표에 오르는 데 큰 부담은 없어 보인다.
김 사장은 1985년생으로 2014년 3월 한화그룹에 입사해 내년이면 입사 10주년을 맞는다.
김 사장의 형인
김동관 부회장은 1983년생으로 2010년 1월 한화그룹에 입사해 10년 뒤인 2020년 한화솔루션 전략부문 대표에 올랐다.
김동관 부회장이 한화그룹 계열사 대표에 오른 것은 이때가 처음이다.
김동원 사장이 대표를 맡기 전 한화생명 사내이사에 먼저 오를 가능성도 있다.
김동관 부회장도 2020년 초 한화솔루션 사내이사에 먼저 오른 뒤 그해 하반기 한화솔루션 대표에 선임됐다.
사내이사는 이사회의 구성원으로 일반 집행임원과 달리 법인의 민형사상 책임을 지고 보수를 공개하는 등 책임경영의 상징으로 여겨진다.
한화생명은 현재 여 부회장과 함께 김중원 컴플라이언스실장 전무, 신충호 보험부문장 겸 상품전략실장 전무 등 3명이 사내이사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한화생명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상황에서
김동원 사장의 역할 변경과 관련한 계획이 없다”고 말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