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OK저축은행이 자산규모 1위 SBI저축은행과 차이를 1조 원 이내로 좁혔다.
두 저축은행의 자산규모 차이가 1조 원 이내로 줄어든 것은 2021년 이후 처음이다. 다만 OK저축은행의 높은 연체율은 정길호 대표이사의 하반기 경영에 부담요인으로 남아 있다.
▲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가 자산규모로 SBI저축은행을 맹추격하고 있다. |
4일 저축은행업계에 따르면 OK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4조 5768억 원으로 업계 1위 SBI저축은행(15조5743억)을 1조 원 이내까지 추격했다. 둘의 자산규모가 1조 원 이내로 줄어든 것은 2021년 12월 말 이후 처음이다.
둘 사이 자산규모 액수 차이는 2021년 12월 말에 9천억 원대까지 줄었지만 그 뒤 차이가 다시 벌어진 상태였다.
총 자산규모는 순이익만큼이나 금융권에서 중요한 지표로 여겨진다. 특히나 은행이나 저축은행과 같은 예금기관에서는 얼마나 많은 예금을 받았고 얼마나 대출을 해줬느냐와 같은 영업규모와 직접적으로 연관돼 있기 때문이다.
둘 사이 차이가 줄어든 데는 OK저축은행이 계열사 대부업체 아프로파이낸셜대부 대출자산 4천억 원 가량을 인수한 효과가 있었던 것으로 파악된다.
OK저축은행은 OK금융그룹의 대부업 철수에 따라 아프로파이낸셜대부의 대출채권 4079억9백만 원어치를 인수했다고 6월30일 공시했다.
예금도 자산차이를 좁히는 데 한 몫 했던 것으로 파악된다. 소비자가 돈을 맡기면 예금기관에서는 이를 예수부채 항목으로 잡아두는데 이 예수부채 흐름이 엇갈렸다.
두 저축은행은 모두 1분기보다 예수부채를 늘렸다. 하지만 지난해 2분기와 비교하면 SBI저축은행의 2분기 말 예수부채는 2.3% 가량 줄어들었지만 OK저축은행은 이를 11.6% 늘렸다.
OK저축은행의 2분기 성과는 순이익 측면에서도 드러났다. OK저축은행의 순이익 규모는 5개 주요 저축은행(SBI·OK·웰컴·한투·페퍼) 가운데 가장 컸다.
OK저축은행 2분기 순이익으로 159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같은 시기보다 60.3% 줄어든 것이었지만 저축은행 가운데서는 순이익이 가장 많았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이자비용 및 대손비용 증가 영향으로 지난해보다 줄어든 순이익을 기록했다”며 “다만 상반기 대출채권 매각에 따른 대손충당금 일부가 환입되며 추가적 순이익 하락을 방어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정길호 OK저축은행 대표이사 관점에서는 긴장의 끈을 늦출 수 없는 상황이다. 부실채권 비율이 낮아지고는 있지만 절대적 수준 자체는 높은 편으로 여겨져서다.
▲ 5개 주요 저축은행 고정이하 여신비율 추이. |
OK저축은행 6월 말 기준 고정이하여신비율은 6.97%로 3월 말(7.30%)보다 낮아졌고 5개 저축은행 가운데 해당 비율을 낮춘 것도 OK저축은행이 유일했다.
다만 다른 저축은행과 비교하면 6월 말 기준 5개 주요 저축은행 고정이하여신비율 평균은 6.184%였다. 금융감독원이 최근 저축은행 실적을 내놓으며 발표한 전체 평균도 5.61%였다.
OK저축은행 관계자는 “자산건전성 관리 기준을 정교화하고 위험관리 정책의 효율적 이행을 위한 관리체계를 강화하는 등 질적 성장을 위한 경영내실화에 역량을 집중할 것이다”고 말했다.
정 대표는 2016년 7월에 취임한 뒤 OK저축은행 자산규모를 5배 수준으로 키운 인물이다.
6월 말 기준 자산 14조1762억 원은 정 대표가 취임하기 직전인 2016년 6월 말 3조518억 원의 5배 수준이다.
정 대표는 뿐만 아니라 순이익 측면에서도 괄목할만한 성과를 거둬 지난해 6월 4연임에 성공했다. 임기는 내년 7월3일까지다. 김환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