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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채널Who] 현대차도 우주 모빌리티로 간다, 정의선이 우주를 바라보는 까닭

윤휘종 기자 yhj@businesspost.co.kr 2023-08-24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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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채널Who] 우리나라에서 ‘우주’를 꿈꾸는 기업이라고 하면 아마 한화, KAI, LIG넥스원같은 방산기업을 떠올리는 사람들이 많다. SK텔레콤, KT같은 통신 기업 역시 대표적으로 우주 산업에 눈독을 들이는 기업으로 많이 언급된다.

우주 산업에 관심을 보이고 있는 기업 가운데 현대자동차가 있다는 사실을 떠올리는 사람은 많지 않다. 하지만 현대차는 구체적 로드맵까지 세우고 우주 사업에 진출하려는 꿈을 꾸고 있는 기업 가운데 하나다.

현대차는 자신들이 가장 잘하는 사업, ‘모빌리티’를 통해 우주에 진출하려는 시도를 하고 있다. 

현재 현대차가 주목하고 있는 무대는 바로 달의 표면이다. 달 표면에서 자유롭게 움직일 수 있는 모빌리티를 구현하는 것이 현재 현대차의 우주사업이 맞이한 당면 과제다.

현대차는 2027년까지 무게 70kg의 탐사 장비를 달의 표면에서 운반할 수 있는 달 탐사장비(로버)를 개발하고 있다. 정부출연기관인 한국천문연구원 한국전자통신연구원 한국건설기술연구원 한국항공우주연구원 한국원자력연구원 한국자동차연구원 등과 함께 연구개발을 수행하고 있다.

현대차는 우주사업 진출을 위해 인력을 충원하고 있기도 하다. 2022년 8월에 처음으로 달 탐사 모빌리티 관련 인력을 채용한 데 이어 2023년 6월에도 관련 인력을 채용하면서 우주 관련 사업을 확대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그렇다면 과연 이 사업에서 현대차는 어떤 장점이 있을까? 그리고 또 현대차는 이 사업을 통해 무엇을 얻을 수 있을까?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수석부회장 시절 현대차의 미래 포트폴리오를 두고 완성차 50%, AMM(항공 모빌리티) 30%, 로보틱스 20%라고 언급했다.

이 가운데 완성차와 AMM 사업의 고도화를 위해 현대차가 의욕적으로 경쟁력으로 높여가고 있는 분야는 수소에너지와 자율주행이다. 

우주 산업이 로보틱스, 수소에너지, 자율주행 모두와 결과적으로 맞닿아있는 산업이라는 것을 살피면 현대차의 모든 경쟁력이 우주 사업에 도움이 되고, 또 반대로 우주 사업이 현대차의 모든 부문의 경쟁력을 높일 수 있는 매우 좋은 실험장이 된다고 볼 수 있다.

현대차가 현재 주력하고 있는 달 탐사로봇에 어떤 기술이 필요한지 살피면 그 점이 조금 더 명확하게 드러난다.

달에는 대기가 없기 때문에 운석 등이 대기와 마찰로 사라지지 않고 그대로 표면에 충돌하고, 그리고 당연히 풍화작용도 일어나지 않으니 한 번 충돌로 생긴 크레이터가 사실상 영원히 남아있게 된다. 지표면이 매우 거칠다는 뜻이다.

거기다가 온도는 영상 130도와 영하 170도를 오가는, 극한의 환경을 보여주는 곳이 바로 달 표면이다.

이런 곳에서 달 탐사 로봇이 자유롭게 움직이기 위해서는 당연히 엄청난 온도 변화에도 끄떡없는 소재 기술력, 산재한 크레이터를 누비며 탐사장비를 운송하는 기동력, 주변 상황을 살피고 적절한 진로를 결정하는 자율주행 인공지능 등이 필요하다.

현대차가 그동안 갈고닦아온 모든 기술력을 아낌없이 자랑할 수 있는 최고의 실험장인 셈이다.

수소 에너지는 지구에서보다 우주에서 더욱 유용한 에너지원으로 꼽힌다.

수소는 현재까지 인간이 발견한 원소 가운데 우주 전체로 봤을 때 가장 흔한 원소다. 우주 전체에서 흔하게 찾아볼 수 있는 수소들을 포집할 수 있는 기술만 있다면, 수소 발전에 필요한 산소의 양이 허락하는 한 사실상 에너지를 무한정으로 수급할 수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현재 주로 우주개발에 쓰이고 있는 핵연료전지와 비교해 안정성이 훨씬 높다는 것 역시 수소연료전지의 장점이다.

이런 이유로 우주개발은 현대차 뿐 아니라 세계의 수많은 완성차 업체들이 뛰어들고 있는 시장이기도 하다. 

대표적으로 미국의 제너럴모터스는 록히드마틴과 손잡고 미항공우주국의 유인 달 착륙 프로젝트, ‘아르테미스’에 쓰일 달탐사로봇을 만들고 있다. 옆나라 일본의 토요타 역시 일본우주항공연구개발기구(JAXA)와 4인승 달 탐사 전용 모빌리티를 개발하고 있다.

특히 토요타는 또 전 세계 완성차기업 가운데 거의 유일하게 수소차 분야에서 현대차와 경쟁하고 있는 기업이라는 것을 살피면 토요타 역시 수소에너지 경쟁력을 우주 산업에서 활용하려 할 수 있다.

정의선 회장은 지난해 CES2022에서 “로보틱스를 기반으로 미래 모빌리티 솔루션을 ‘메타모빌리티’로 확장할 것이며 이를 위해 한계 없는 도전을 이어가겠다”며 “현대차의 로보틱스 비전이 인류의 무한한 이동과 진보를 가능하게 할 것”이라고 말했다.

직접적으로 우주 이야기를 하지는 않았지만, 인류의 진보를 위한 모빌리티라는 개념에서 '우주'가 빠질 수는 없다. 실제로 정의선 회장은 우주 산업과 관련해 커다란 관심을 갖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의 로봇들이 수소 에너지로 무장하고 자율주행 기능을 탑재해 달, 그리고 달을 넘어 화성까지 누비고 다니는 날을 기대해 본다. 윤휘종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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