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일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하반기까지 이어질 긴축 속에 과감한 확장보다 안정적 운영을 더 우선하기로 했다.
2022년 벌어진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 때문에 전 세계적으로 물가가 상승하며 이를 잡기 위한 금리 인상이 이어지고 있다.
금리 인상으로 부동산 경기와 증시가 모두 위축돼 증권사 실적도 하락세를 피하지 못했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상반기 영업이익 4431억 원, 순이익 3613억 원을 거뒀다. 지난해 상반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23%, 순이익은 18% 줄었다.
메리츠증권은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위축으로 새로운 거래가 감소하며 1분기 실적이 크게 감소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이에 최 부회장은 2분기 기업금융 강화와 안정적 이익창출에 무게를 뒀다.
메리츠증권 2023년 2분기 실적만 보면 영업이익은 2035억 원, 순이익 1615억 원을 냈다. 2022년 2분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은 2.3%, 순이익은 1.9% 증가했다.
메리츠증권은 2분기 실적을 두고 “기업금융(IB)에서 수수료 및 이자수익이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며 “차액결제거래(CFD)에 관한 선제적 한도 관리로 손실을 최소화했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에 따르면 올해 2분기 말 기준으로 자기자본 6조1666억 원을 기록해 성장을 이어가고 있다.
자기자본이익률(ROE)은 12.2%로 2014년부터 10년 연속 2자릿수를 나타냈다.
자기자본이익률은 기업이 자기자본(주주지분)을 활용해 1년 동안 얼마를 벌었는지를 나타내는 지표다. 경영효율성을 나타낸다.
메리츠증권은 앞서 6월21일 1조3천억 원 규모의 프로젝트파이낸싱인 용산 유엔사 부지 개발에 금융주관사로 참여했다. 이태원동 유엔사부지에 아파트(420세대), 오피스텔(723실) 및 복합시설(호텔, 오피스, 판매시설 등)을 개발하는 사업이다. 일레븐건설이 시행사, 현대건설이 시공사로 참여했다.
메리츠증권은 브릿대출 단계부터 금융주관사로 참여해 2천억 원을 투자하기도 했다.
▲ 메리츠증권이 하반기 위험요인을 점검하고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는 등 안정 운영을 중시할 계획을 세웠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이 위축된 가운데도 대규모 투자를 성공적으로 마친 셈이다.
메리츠증권은 “올해 하반기 투자 결정 초기 단계부터 사후관리에 이르는 모든 영역의 위험요인을 다시 점검하겠다”며 “보수적 기준을 엄격히 적용해 안정적 수익 구조를 구축하기 위한 노력을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메리츠증권이 대규모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을 통해 실적 하락세를 막았음에도 안정성을 중시하는 이유로 하반기에도 긴축이 이어질 수 있기 때문으로 여겨진다.
최근 발표된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7월 의사록에 따르면 아직 물가 상승 위험에 주목하며 추가 금리 인상 여지를 남겼다. 금리 0.25%포인트 추가 인상을 논의했다.
전 세계 경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치는 미국이 금리를 올해 계속 인상하게 된다면 국내 금리에도 영향을 미치며 증권업황이 계속 위축될 수 있다.
중국에서의 위치도 갑작스럽게 부상하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NBS)은 9일 소비자물가지수(CPI)가 -0.3%를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올해 1월(2.1%)부터 점차 감소세를 보였지만 마이너스로 내려간 것은 처음으로 알려졌다. 생산자물가지수(PPI) 상승률도 -4.4%로 나타났다.
중국도 세계의 공장으로 불리며 국내 경제에도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최 부회장은 올해 하반기 다가올 수 있을 위기에 대비하기 위해 하반기 위험요인 점검과 안정적 수익 구조 구축을 강조한 것으로 여겨진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