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애플이 디즈니에서 ESPN을 인수하는 데 거금을 들일 가능성이 있다는 증권사 전망이 나온다. 애플TV 앱에서 제공하는 스포츠 콘텐츠 화면. <애플> |
[비즈니스포스트] 애플이 디즈니의 스포츠 전문채널 ESPN을 인수하는 데 500억 달러(약 67조 원) 안팎의 거액을 투자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ESPN이 보유하고 있는 1억 명 가량의 구독자 기반을 확보한다면 애플이 콘텐츠 및 서비스사업에서 강력한 시너지를 기대할 수 있다.
경제전문지 포천은 18일 댄 아이브스 웨드부시 연구원의 분석을 인용해 “애플이 ESPN을 사들이는 것은 전략적으로 매우 적합한 선택지”라고 보도했다.
아이브스는 포천을 통해 “애플이 ESPN을 통해 전 세계 스포츠 시장으로 발을 넓히면서 애플TV 관련 서비스에 활용할 수 있는 값진 콘텐츠 기반을 확보할 수 있다”고 전했다.
애플이 ESPN을 인수하기 위해 들이는 비용이 500억 달러에 이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왔다. 그렇게 된다면 이는 애플이 지금까지 인수합병에 활용한 금액 가운데 최대 규모다.
하지만 애플이 이를 통해 얻을 수 있는 기회는 비용 대비 충분한 가치를 지닐 것이라는 분석이 이어졌다.
포천에 따르면 ESPN은 현재 7400만 명에 이르는 케이블TV 가입자와 2400만 명의 스트리밍 서비스 유료 구독자를 확보하고 있다.
애플이 ESPN을 사들이면 단숨에 1억 명 가까운 동영상 콘텐츠 고객 기반을 확보하게 되는 만큼 동영상 서비스 시장에서 넷플릭스와 아마존 등 상위 기업을 추격할 강력한 동력을 얻을 수 있다.
ESPN 구독 서비스를 애플의 다른 동영상이나 게임, 클라우드 등 서비스 요금제와 묶어 판매할 수도 있고 이러한 콘텐츠에 최적화된 하드웨어 판매를 늘리는 계기를 확보할 가능성도 충분하다.
애플은 이미 동영상 플랫폼 경쟁력을 높이기 위해 야구와 축구를 비롯한 다양한 스포츠 경기 중계권을 구매하는 등 투자를 확대하고 있다.
ESPN 인수는 이러한 콘텐츠 기반 강화 전략을 완성하는 데 핵심이 되는 계기로 꼽힌다.
아이브스는 “밥 아이거 디즈니 CEO는 외부 업체와 전략적 협력에 열린 태도를 보이고 있다”며 “ESPN을 스트리밍 중심으로 바꿔낼 수 있는 협력사가 필요한 시점”이라고 말했다.
다만 애플이 2014년 비츠를 30억 달러(약 4조 원)에 인수한 뒤 대규모 인수합병 사례가 없었다는 점, 각국 독점규제당국의 심사를 통과하기 어려울 수 있다는 점은 변수로 꼽힌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