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HD현대중공업이 차기 호위함 5·6번함에 관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한 방위사업청 결정을 놓고 다방면으로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방사청을 대상으로 호위함 5·6번함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며 이에 앞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 HD현대중공업은 14일 서울중앙지법에 방사청을 대상으로 호위함 5·6번함과 관련한 ‘우선협상대상자 지위 확인 등을 위한 가처분신청’을 제기했으며 앞서 11일 국민권익위원회에 고충민원도 신청했다고 밝혔다. 사진은 HD현대중공업이 건조한 필리핀 해군의 최신예 호위함인 ‘호세 리잘함’이 정기 창정비를 위해 울산 본사 함정건조 도크에 입항하는 모습. < HD현대중공업 >
앞서 방사청은 11일 호위함 5·6번함 건조를 위한 우선협상대상자로 한화오션을 선정했다. 현재 해군은 차세대 호위함 전력화를 위해 6척의 신형 호위함 건조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1번함(충남함)을 성공적으로 건조했을 뿐 아니라 기술점수에서도 경쟁사를 크게 앞섰음에도 불구하고 보안사고 감점으로 수주에 실패했다”며 “이에 방사청에 ‘기술경쟁에 근간을 둔 보안사고 감점규정에 대한 재검토’를 요청하며 이의제기를 신청했으나 9일 ‘제안서 평가결과 이상없음’이란 답변을 받았다”고 밝혔다.
보안사고 감점이 신설된 것은 2014년 9월이다. 다만 국민권익위원회와 민관합동 규제개선추진단은 2018년 3월 ‘감점기준이 지나치게 큰 비중을 차지해 기술 중심의 제안서평가 원칙에 어긋난다’는 취지로 방사청에 제도개선을 권고한 바 있다.
방사청은 이런 권고를 받아들여 2019년 9월 보안사고 감점 축소, 평가 대상기간 완화 등을 뼈대로 ‘무기체계제안서 평가업무 지침’을 개정했다.
당시 국민권익위원회에 감점 규정의 문제점을 제기한 회사는 7개사로 한화오션(당시 대우조선해양), 한화, 한화시스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당시 한화지상방산), 대한항공, 퍼스텍, HD현대중공업 등이다.
HD현대중공업은 “방사청이 이런 건의를 받아들이며 개정이 이뤄졌고 이에 따라 진입장벽이 낮아지면서 경쟁력 있는 업체들이 방사청 입찰에 참여할 수 있게 됐다”며 “하지만 이후 관련 지침이 불과 2년 사이 3차례나 개정되며 진입장벽이 높아졌고 ‘기술 중심의 제안서평가’라는 원칙이 크게 후퇴하게 됐다”고 밝혔다.
HD현대중공업 측은 불합리한 보안사고 감점제도 탓에 특정업체의 입찰 참여를 배제하는 효과가 발생하며 국내 함정사업은 독점 형태로 재편될 가능성이 크다고 주장하고 있다.
HD현대중공업은 “국내 함정 시장은 건조 역량의 저하, 가격 상승과 혈세 낭비, 함정 수출을 위한 팀십(Team Ship) 경쟁력 약화 등의 부정적 결과가 초래될 것으로 예상된다”며 “우리나라 안보 상황을 고려해 다수의 함정 건조 사업자를 유지해 온 국내 함정사업의 전략적 기반도 흔들릴 수 있으며 함정 건조 사업의 특정기업 쏠림 현상은 방산 수출에도 지대한 영향을 줄 것”이라고 주장했다.류근영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