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미국 거대 간편결제서비스 회사 페이팔이 자체 가상화폐를 출시한 것을 두고 미국 금융당국의 가상화폐 규제가 완화할 수 있을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13일 가상화폐업계에 따르면 페이팔의 가상화폐 발행을 시작으로 가상화폐를 향한 투자심리가 살아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 미국 간편결제 회사 페이팔이 자체 스테이블코인을 출시해 가상화폐 결제와 구매를 지원한다. <페이팔 홈페이지> |
미국 캘리포니아 산호세에 본사를 둔 핀테크업체 페이팔은 7일(현지시각) 미국 핀테크업계 최초로 스테이블코인인 페이팔USD(PYUSD)를 내놨다.
페이팔은 에스크로(구매자와 판매자의 중간에서 중계를 하는 서비스) 및 간편 결제 서비스를 하는 기업이다.
구매자가 페이팔로 결재한 뒤 낸 돈을 판매자에게 지불하는 형식으로 거래를 중계한다.
페이팔USD는 달러화를 기반으로 하는데 페이팔은 페이팔USD를 통해 달러는 물론 비트코인, 이더리움 등 다른 가상화폐를 바꿔주는 환전소 역할도 하게 된다.
애초 페이팔은 올해 초 가상화폐의 한 종류인 스테이블코인을 통한 결제 서비스를 선보일 계획을 세웠지만 2월 출시를 연기했다.
페이팔과 스테이블코인을 함께 개발하던 코인 개발 협력사 팍소스가 뉴욕 금융당국으로부터 조사를 받게 됐기 때문이다.
팍소스는 세계 최대 가상화폐 거래소 바이낸스의 스테이블코인인 바이낸스코인의 발행을 맡기도 했다.
페이팔은 당시 “지금은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탐색하는 단계에 불과하다”며 “사업을 더 진행하면 관련 금융기관들과 긴밀히 협력하겠다”고 발표하기도 했다.
가상화폐업계에서는 페이팔이 스테이블코인 발행을 취소한 이유를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압력 때문으로 바라봤다.
미국 증권거래위원회(SEC) 등은 미국 가상화폐거래소와 발행사 등을 상대로 가상화폐를 증권으로 등록하지 않고 거래하거나 거래를 중개했다는 혐의를 두며 소송을 제기해 왔다.
페이팔은 이에 부담을 느껴 2월 스테이블코인 발행 계획을 취소하며 금융기관과 협력을 언급했던 것으로 여겨진다.
그런 페이팔이 최근 스테이블코인을 발행한 만큼 향후 미국 금융당국의 규제 완화를 기대해 볼 수도 있다는 것이다.
더군다나 미국에서는 실제 최근 들어 가상화폐업계를 향한 규제가 조금씩 완화하는 움직임도 나타나고 있다.
조 바이든 미국 대통령은 재선 캠페인에 가상화폐업계를 옹호하는 이미지를 넣었다.
바이든이 가상화폐업계에 부정적이라는 유권자들의 시선을 의식한 행동으로 풀이됐다.
미국 검찰이 증권법 위반과 자금세탁 등의 혐의로 기소를 검토하던 바이낸스를 향한 압박을 완화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 미국 검찰이 바이낸스를 자금세탁 혐의로 기소하는 대신 벌금이나 유예 등의 대안을 찾고 있다는 보도가 나온다. 사진은 창펑 자오 바이낸스 최고경영자(CEO). <창펑 자오 사회관계망서비스> |
가상화폐 전문매체 코인데스크는 3일(현지시각) 미국 검찰이 뱅크런 위험 발생을 우려해 바이낸스에 벌금, 유예, 불기소 합의 등의 대안을 찾고 있다고 보도했다.
바이낸스가 미국 가상화폐업계에서 차지하는 영향력이 큰 만큼 검찰은 바이낸스 기소가 가상화폐시장을 넘어 미국 경제 전반에 부정적 영향을 줄 가능성을 우려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페이팔은 페이팔USD를 내놓으며 “페이팔USD는 웹3.0 및 디지털 환경에서 결제서비스를 혁신하기 위해 설계됐다”며 “비트코인과 이더리움은 물론이고 미국 달러도 상환할 수 있다”고 말했다.
페이팔은 고객들이 페이팔USD를 통해 외부 가상화폐 지갑으로 송금, 상품과 서비스 결제, 다른 가상화폐 환전 등을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페이팔의 스테이블코인 출시 소식에 7일(현지시각) 비트코인 가격도 기존 3800만 원대에 벗어나 3900만 원대로 올라서는 등 반등의 기미를 보이기도 했다.
페이팔을 통한 가상화폐 쓰임새 확대에 이어 향후 미국 증권거래위원회로부터 비트코인 현물 상장지수펀드(ETF) 상장이 승인되면 가상화폐시장이 다시 한 번 투자 활황을 맞이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조윤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