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구글이 항공기에서 배출하는 비행운을 줄일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비행운은 비행기 엔진에서 배출된 미세입자와 얼음 결정이 섞여 만들어진 구름으로 지구온난화와 환경오염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은 보잉777기에서 배출되는 비행운. <위키미디아 커먼스> |
[비즈니스포스트] 구글이 인공지능(AI) 기술을 이용해 항공기 운항 과정에서 발생하는 환경오염을 줄이는 기술을 개발했다.
9일(현지시각) 가디언은 구글이 항공기에서 나오는 비행운을 최소화할 수 있는 인공지능 시스템을 개발했다고 보도했다.
비행운은 항공기의 엔진이 등유를 태울 때 유입된 수증기가 급격하게 냉각하면서 발생한다. 이때 발생한 비행운은 엔진에서 배출된 미세입자와 얼어붙은 결정들로 이뤄지는데 지구 온난화에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알려졌다.
구글의 인공지능 기술 개발에는 마이크로소프트 창립자 빌 게이츠가 설립한 친환경 기술 기업 브레이크스루에너지도 참여했다.
두 회사가 합작으로 개발한 인공지능 시스템은 위성데이터와 기상정보 등을 종합해 비행운을 최소화할 수 있는 항공기 경로와 고도를 계산하는 기능을 갖췄다.
구글은 자사 블로그를 통해 "아메리칸항공에서 제공한 항공기 항법 체계에 해당 인공지능을 적용하자 항공기에서 발생하는 비행운이 54% 줄었다"고 발표했다.
다만 이를 위해서는 항공기가 고도를 여러 차례 변경하기 때문에 연료 소모량은 약 2% 늘어나는 것으로 집계됐다.
구글은 비행운이 모든 비행기에서 발생하지는 않기 때문에 해당 기술 적용에 따른 항공업계 전체 연료 소모량 증가율은 0.3%를 밑돌 것이라고 설명했다.
또 이 방법을 통해 비행운을 줄이면 5~25달러로 이산화탄소 1톤을 감축하는 효과를 누릴 수 있어 다른 이산화탄소 감축 수단과 비교해 경제적이라고 덧붙였다.
국제통계기관 '아워월드인데이터'에 따르면 항공업계에서 배출하는 이산화탄소가 2022년 지구온난화에 미친 영향은 2.5%의 비중을 차지한 것으로 추정된다.
비행운을 비롯한 다른 요소들까지 모두 더하면 항공업계 전체가 지구온난화에 미치는 영향은 3.5% 비중을 차지하는데 비행운이 이산화탄소 배출에 이어 두 번째로 큰 원인에 해당하는 것으로 분석된다.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간 협의체(IPCC)는 2022년 보고서를 통해 비행운을 줄이는 기술이 앞으로 수십 년은 더 있어야 현실화될 수 있을 것으로 예측했다.
그러나 구글에서 발표한 인공지능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기간이 이보다 단축될 수 있다. 손영호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