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멕시코 정부가 인공강우 프로젝트인 '구름 씨 뿌리기(cloud seeding)'을 강화하고 있는 가운데 과학계에서는 실제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는 비판이 나오고 있다. 사진은 멕시코의 한 산지가 메말라 있는 모습. < Pixabay > |
[비즈니스포스트] 멕시코 정부가 인공강우 프로젝트를 강화하고 있다. 그러나 멕시코 과학계에서는 이를 놓고 실제 효과가 증명되지 않았다고 비판했다.
23일(현지시각) 가디언은 멕시코 정부가 최근 강우량을 늘리기 위한 ‘구름 씨 뿌리기(cloud seeding)’ 프로젝트의 새로운 단계를 7월부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구름 씨 뿌리기'란 요오드화은(sliver iodide) 입자 등 촉매제(구름씨)를 대기에 뿌려 이 촉매제가 대기의 수분과 결합하는 방식으로 강우량을 늘리는 것을 말한다.
2020년부터 구름 씨 뿌리기 프로젝트를 시행하고 있는 멕시코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가뭄을 극복하고 대수층(지하수를 함유한 지층)을 충전하는 데 기여하고 있다고 평가했다.
멕시코 정부는 이 프로젝트가 ‘98%의 효과’를 보고 있다고 주장하고 있다. 2021년까지 72회 구름 씨를 뿌린 결과, 71회의 비가 내렸다는 것이다.
다만 가디언에 따르면 멕시코의 구름 물리학자들은 정부의 구름 씨 뿌리기의 실효성에 상당한 의문을 제기하고 있다. 구름물리학은 물리기상학의 한 분야로 대기에서 관측되는 구름을 다루는 학문이다.
멕시코 국립자치대학교 소속 구름 물리학자인 페르난도 가르시아와 기예르모 몬테로 마르티네스는 가디언과 인터뷰에서 “구름 씨 뿌리기 기술이 중요한 경제 구역에 강우량을 늘린다는 증거는 없다”고 말했다.
이들은 강우예보가 매우 구름 씨 뿌리기와 강우량 증가를 일관되게 연결 짓는 증거는 없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구름 씨 뿌리기는 수자원 관리를 위한 여러 전략의 한 요소로만 간주돼야 한다”고 덧붙였다.
농업 관련 협회와 다른 과학자들도 구름 씨 뿌리기보다는 수자원 관리를 위한 인프라 구축이 더욱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멕시코 지역 농민 협회 회장인 알바로 부르스 카브레라는 “우리는 정부가 관개 시설에 관한 투자를 늘려 효율성을 높이고 물을 절약하는 것을 선호한다”고 말했다.
멕시코 연구기관 콜프(Colef)의 도시 연구 및 환경 교수인 알폰소 코르테즈 라라는 “기후위기가 심화하고 가뭄이 지속됨에도 물을 보존하기 위한 가장 기본적 전략이 간과되고 있다”며 “관개 및 물 공급 시스템의 효율성을 5%까지 개선할 수 있다면 엄청난 양의 물을 회수할 수 있다”고 말했다.
가디언에 따르면 멕시코는 올해 6월 강수량이 평년보다 60% 낮게 기록되는 등 1941년 이후 가장 건조한 날들을 보내고 있다. 멕시코의 가뭄은 인근 파나마운하 수위를 낮춰 해상 운송시장을 위협하는 등 한국 산업에도 간접적 영향을 준다. 장상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