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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지소재사업 확장, 김연섭 그룹 사업다각화 선봉에

류근영 기자 rky@businesspost.co.kr 2023-07-18 15:50: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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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이사가 기존 주력제품인 동박 외에도 2차전지 소재사업을 확장하기 위해 차세대 기술 확보를 본격화할 채비를 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롯데그룹이 화학사업을 2차전지 소재 쪽으로 다변화하는 데 핵심적 역할을 수행하는 계열사로 꼽히는 만큼 김 대표가 준비하는 구상은 그룹 차원에서도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지소재사업 확장, 김연섭 그룹 사업다각화 선봉에
▲ 김연섭 롯데에어니머티리얼즈 대표가 지난 4일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사업비전 및 성장전략’을 설명하는 기자간담회에서 회사 성장전략을 설명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18일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에 따르면 김 대표는 7월 초 공개했던 핵심 성장전략 가운데 하나인 차세대 전지소재 개발 계획을 구체화하기 위한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가장 먼저 실행에 옮긴 분야는 차세대 음극재 개발이다. 

김 대표는 배터리용 실리콘 음극재 기술을 지닌 프랑스 스타트업 앤와이어즈(Enwires)에 지분투자를 통해 실리콘 복합물질(Si-C계열) 공동 개발을 진행한 뒤 고성능 실리콘 음극재 양산체제를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실리콘 음극재는 기존 흑연계 음극재를 대체할 차세대 소재로 주목받고 있다. 실리콘 음극재는 단위 무게당 용량이 흑연계 음극재보다 10배 가량 높아 전기차 주행거리를 대폭 늘리고 충전시간을 단축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닌다. 

실리콘 음극재 규모는 2020년 6천 톤에 불과했지만 2027년 약 32만 톤까지 늘어나며 전체 음극재 시장에서 10.1%의 비중을 차지할 것으로 전망된다. 연평균 성장률 76.6%의 고성장세를 보이는 것이다.  

게다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주력사업인 동박은 2차전지 음극집전체로 쓰이는 만큼 실리콘 음극재와 시너지를 낼 여지도 많은 것으로 분석된다. 동박이 얇을수록 많은 음극재를 채울 수 있기 때문에 두 소재의 기술개발이 병행되면 유리한 측면이 많다.

김연섭 대표는 14일 서울 강남구 롯데벤처스 본사에서 앤와이어즈와 지분투자계약을 체결하는 자리에서 "차세대 음극재 기술을 보유하고 있는 기업에 투자함으로써 배터리 소재 신사업을 확대하고 나아가 하이엔드(High-End) 동박 사업과의 시너지 효과도 기대한다"고 말했다. 

김 대표는 "향후 음극재 시장 진출을 위해 글로벌 배터리사와의 업무 협업 및 미래 사업을 위한 다양한 연구개발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덧붙였다.

롯데머티리얼즈는 실리콤 음극재 외에도 리튬인산철(LFP) 양극재로도 사업을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현재 배터리 셀·소재업계 안팎에서는 2025년 전후로 리튬인산철 배터리가 탑재된 보급형 전기차가 대량 출시될 것이란 관측이 우세하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도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보급 확대를 염두에 두고 리튬인산철 배터리의 에너지 밀도 개선을 위해 필요한 고품질 동박 제품을 준비하면서 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업에도 진출한다는 계획을 세웠다. 

김 대표는 2024년 리튬인산철 양극재 양산 체제를 구축한다는 목표를 정해 놓았다. 

현재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리튬망간산화물(LMO) 양극재 양산 공장을 확보하고 있는데 이를 리튬인산철 양극재 생산 공장으로 개조하는 방안도 추진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리튬망간산화물 양극재와 리튬인산철 양극재 사이에 유사성이 많은 만큼 비교적 용이하게 리튬인산철 양극재 쪽으로 사업을 확장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했다. 

이밖에 수분안정형 황화물계 고체전해질의 파일럿(시제품) 양산 라인을 2024년까지 구축한다는 계획을 세우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차세대 전해질로도 영역을 넓힐 준비를 하고 있다. 

이렇게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차세대 소재 진출에 속도를 내는 배경에는 사업 다각화를 통해 수익 구조를 보다 단단히 해야 한다는 필요성이 깔려 있는 것으로 보인다. 

주력 사업인 동박은 전기차 보급 확대와 함께 높은 성장세를 보일 것으로 예상되는 시장이지만 현재 단기적으로는 부침을 겪고 있기도 하다. 일시적 수요 급감과 비용 증가 등이 겹치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해 4분기부터 실적이 둔화되는 모습을 보였다. 

차세대 음극재나 리튬인산철 양극재 등 새로 진출하게 되는 사업이 어느 정도 궤도에 오르면 한 분야의 부진을 다른 분야가 상쇄하며 시장 변화에 버틸 여력이 커질 수 있다. 

롯데그룹 차원에서 화학사업 다각화를 추진하는 큰 그림에서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소재 확장 계획은 중요한 의미를 지닌 것으로 분석된다. 

롯데그룹은 화학사업을 하는 주요 대기업 가운데 가장 변화에 뒤처졌다는 평가를 받는다. 

LG화학은 일찌감치 배터리 쪽으로 사업을 다변화하며 자회사 LG에너지솔루션을 세계 선두권 셀 제조사로 키워냈고 자체적으로 양극재와 중간소재 등을 만드는 사업도 활발히 진행하고 있다. 

한화솔루션은 태양광을 비롯한 친환경에너지 분야에서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둔 것으로 평가된다. 

애초 롯데그룹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당시 일진머티리얼즈) 인수에 투자금융업계가 산정한 적정 기업가치를 다소 웃도는 인수 금액(2조7천억 원 규모)을 제시한 배경에는 화학사업에서 미래 먹거리를 발굴해 변신을 꾀해야 한다는 절박함이 깔려 있었던 것으로 풀이된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전지소재사업 확장, 김연섭 그룹 사업다각화 선봉에
▲  (사진 왼쪽부터) 전영민 롯데벤처스 대표, 올가 부르착(Olga Burchak) 엔와이어즈 대표, 김연섭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대표가 14일 서울 강남구 롯데벤처스 본사에서 지분투자 계약을 체결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롯데케미칼이 이끄는 롯데그룹 화학군은 2차전지 밸류체인상에서 알루미늄박(양극집전체), 동박(음극집전체), 분리막 소재, 전해액 유기용매 등 4대 소재 포트폴리오를 구축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다만 이 가운데 현재 실적으로 의미 있는 성과를 거두고 있는 분야는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동박 사업이 거의 유일하다. 

그룹 차원에서도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가 2차전지 소재사업의 현금창출원(캐시카우)이자 새 먹거리 발굴을 주도할 핵심 계열사라 볼 수 있는 셈이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 역시 핵심 성장전략의 하나로 롯데그룹 화학군과 시너지를 앞세우고 있다. 

롯데그룹 화학군과 롯데머티리얼즈는 2차전지 소재 개발에 필요한 장비 공유와 박사급 인력 교류 등을 진행하며 일정 수준의 연구 성과를 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김연섭 대표는 4일 잠실 롯데호텔월드에서 열린 ‘사업비전 및 성장전략’ 관련 기자간담회에서 “롯데 화학군이 보유한 2차전지 및 소재 분야의 다양한 제품 포트폴리오와 연계해 고객사에 토털 소재 솔루션을 제공하고자 한다”며 “롯데 화학군과 연구개발(R&D), 마케팅 협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류근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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