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 총괄프로듀서는 `버닝썬 게이트`와 `보복협박 혐의`로 모든 직책에서 물러난 지 3년 반 만인 지난해 말 회사에 복귀했다. 그는 복귀하자마자 신인 걸그룹 베이비몬스터의 선발과정을 담당했다.
YG엔터테인먼트는 베이비몬스터 멤버 선발 과정을 담은 프로그램을 3월10일부터 공식 유튜브 채널을 통해 공개했다.
양 총괄프로듀서는 4월28일 YG엔터테인먼트 공식블로그에 올라온 영상을 통해 “베이비몬스터는 기획 초기 단계부터 5명으로 생각했다”며 “최종멤버는 5월12일 0시 공개적으로 발표하겠다”고 밝혔다.
그는 이보다 앞선 3월31일에도 연습생들을 향해 “멤버 수는 7명이 절대 아니고 탈락자가 분명히 존재한다”며 “멤버 결정 직전에 진행하는 평가를 통해 최고의 정예 멤버를 뽑을 생각이다”고 말했다.
베이비몬스터 멤버 수는 결국 7명으로 확정됐으니 양 총괄프로듀서의 엄포는 연습생들의 실력을 높이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유도한 것으로 풀이됐다.
YG엔터테인먼트가 서바이벌 프로그램을 통해 베이비몬스터 데뷔 멤버를 결정한 것은 실력 향상과 함께 미리 팬덤을 확보하려는 전략으로 볼 수 있다.
게다가 YG엔터테인먼트에는 베이비몬스터의 성공에 목 매달 수밖에 없는 절박한 이유도 있다.
현재 YG엔터테인먼트에서 왕성히 활동하고 있는 아티스트는 블랙핑크와 트레져 정도를 꼽을 수 있다. 이 가운데 블랙핑크의 영향력이 압도적이다.
현대차증권이 분석한 바에 따르면 YG엔터테인먼트의 2023년 영업이익에서 블랙핑크의 기여도는 85% 이상으로 예상된다. YG엔터테인먼트가 올해 개최하는 공연 티켓판매의 75%, 음반 판매량의 63%도 블랙핑크에서 발생할 것으로 전망됐다.
블랙핑크 역시 양현석 총괄프로듀서가 직접 키워낸 그룹이지만 이들과 계약은 올해 8월까지다.
YG엔터테인먼트와 블랙핑크 멤버들 사이에 재계약 관련 논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알려진 가운데 12일 한 언론보도를 통해 태국인 멤버 리사와의 재계약은 불확실하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 블랙핑크 멤버들. <블랙핑크 인스타그램 갈무리>
블랙핑크의 중국 에이전시가 리사와 일정을 협의하는 과정에서 8월 이후로는 일정을 잡지 못하고 있다고 밝힌 점을 들어 리사가 재계약하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 것이다.
YG엔터테인먼트는 관련 보도가 나온 지 15분 만에 재계약이 아닌 블랙핑크의 투어 공연과 리사 개인 일정 때문에 생긴 일이라고 해명했다. 하지만 YG엔터테인먼트 주가는 전날 장중 한 때 7%대까지 빠졌고 결국 5.83% 내린 가격에 거래를 마감했다.
YG엔터테인먼트의 이같은 빠른 대응은 그만큼 블랙핑크가 갖는 절대적 위상을 보여준다.
이화정 NH투자증권 연구원은 “YG엔터테인먼트가 타 아티스트 관련 사례에서는 비교적 느리게 대응했다”며 “블랙핑크와 순조로운 계약에 대해 여느 때보다 강한 의지를 가지고 있음을 보여준다”고 분석했다.
블랙핑크가 세계적 스타로 성장한 것은 곧 YG엔터테인먼트의 성과지만 블랙핑크의 활동에 지장이 생기거나 계약에 문제가 발생하면 기업가치도 크게 하락할 수도 있다는 의미가 된다.
YG엔터테인먼트 입장에서는 블랙핑크의 뒤를 이을 새로운 스타의 탄생이 절실할 수밖에 없는 셈이다.
하이브도 과거 방탄소년단(BTS) 하나에 의존하던 매출구조에 변화를 주기 위해 멀티레이블 체제를 도입했고 그 결과 2022년 기준 BTS의 매출 기여도는 50%대 중반까지 떨어졌다.
YG엔터테인먼트에 다행인 점은 아직 데뷔도 하기 전인 베이비몬스터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이다.
13일 기준 베이비몬스터 유튜브 채널 구독자수는 298만 명에 이르고 콘텐츠 누적 조회수도 4억 회를 넘어섰다.
미국 음악전문매체 빌보드는 4월25일 `주목해야할 K팝 아티스트`에 베이비몬스터를 선정했다. 빌보드는 베이비몬스터에 대해 “아직 앨범 발매조차 하지 않았지만 분명히 K팝 장 르에 새로운 물결을 일으킬 것이다”며 “팬들은 이들이 정식데뷔하면 누구보다 뜨겁게 호응할 것이다”고 전망했다. 임민규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