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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데스크리포트 7월] 올해 휴가철에는 일본여행 대신 ‘엔테크’라는데

조태진 기자 tjjoso@businesspost.co.kr 2023-07-07 08:3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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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역대급 ‘엔저 현상’이 7월 금융투자시장에서 화두가 되고 있다. 설마했던 ‘900원 고지’가 무너지면서다. 5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897.29원을 기록했다.

마감 시간인 오후 3시30분 기준으로 800원대에 머무른 것은 2015년 6월 이후 처음이다. 엔화는 서울에서 직접 거래되지 않는 탓에 달러화를 이용해 간접적으로 계산한다.
 
[데스크리포트 7월] 올해 휴가철에는 일본여행 대신 ‘엔테크’라는데
▲ 엔화가 역대급 약세를 기록하며 향후 향방에 대해 금융투자업계의 관심이 쏠린다.

6일에는 차익실현 매물이 나오면서 905원 전후를 오가다 전날보다 4.52원 오른 906.28원을 기록했지만, 일본의 통화 완화정책 기조가 당분간 유지될 것이라는 전망이 잦아들지 않고 있다.

일본은행은 단기금리를 마이너스 0.1%로 동결하면서 장기금리 지표인 10년물 국채 금리를 0%로 유지하는 극단적 금융완화 정책을 고수하고 있다.

경기침체를 막기 위해 돈을 풀고 있는 것인데 국민성 자체가 지출과 거리를 두는데다 코로나 팬데믹 기간 얼어붙은 소비심리가 드라마틱하게 풀리는 신호가 약해 정책효과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거시경제 대응과 함께 기축통화 지위 유지에 신경을 곤두세우며 통화긴축에 나선 미국에서는 불편한 심기(?)를 담은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월스트리트저널(WSJ)는 최근 “엔화가치의 큰 변동성(하락)은 세계 주요 나라와 상반되는 일본은행의 통화정책 때문”이라며 “달러당 145엔에 육박하고 있는 엔화는 일본은행 통화정책에 대한 경고로 받아들여야 한다”고 보도했다.

이런 흐름에 동조하는 전문가들은 기록적인 약세를 보이고 있는 엔화가 7월 이후 강세로 돌아설 것이란 전망을 내놓고 있다.

기대에 못미치는 정책 효과, 나홀로 통화완화에 따른 유동성 부메랑 우려로 일본은행의 ‘마이너스 금리’ 정책을 중단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위원은 보고서를 통해 “일본이 서서히 디플레이션 국면에 벗어나는 모습을 보이고 있어 이르면 올해 3분기 말 또는 4분기 초에 완화적 통화정책을 뒤로 하고 출구 전략을 모색할 것으로 보인다”며 “한국도 저성장 국면에 놓여 있는 만큼 일본의 통화정책 변화 자체로 원/엔 환율은 연말 950대까지 회복할 것이다”고 봤다.

이 때문에 금융투자업계에는 엔화를 근거로 한 재테크 열기가 불을 뿜고 있다.

실제 4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 엔화예금 잔액은 6월 15일 기준 약 8109억7400만 엔으로 5월 말(6978억6천만 엔)과 비교해 약 보름 만에 16% 증가했다. 지난해 6월 말 잔액(5862억3천만 엔)보다 38% 급증한 수치다.

이 가운데 엔화를 싸게 샀다가 원/엔 환율이 올랐을 때 되파는 환차익에 유동성이 몰리고 있다.

4대 은행의 5월 기준 엔화 매도액은 301억6700만 엔으로 전월보다 32%나 증가했고, 전년 같은 기간과 비교해서는 무려 5배나 늘었다. 환차익 수요 때문에 엔화잔고가 늘었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시중은행 엔화예금 상품은 일반 예금상품처럼 은행 창구뿐 아니라 각 은행의 앱과 웹페이지에 마련된 외화예적금 카테고리를 통해 지점 방문없이 가입이 가능하다.

상장지수펀드(ETF)를 통해 환차익을 노릴 수 있는 엔화 ETF는 환전, 통장개설이 귀찮은 투자자들에게 인기가 높다.

미래에셋자산운용의 ‘TIGER 일본엔 선물 ETF’는 직접 엔화에 투자할 수 있는 국내에서 하나뿐인 ETF인데 6월 말 현재 순자산이 630억 원에 달했다.

엔화로 일본 주식에 직접 투자하는 방법도 있다. 최근 일본 증시에는 주주 수익률을 높이기 위한 기업의 노력, 일본의 경제 재개, 중앙은행의 완화적 통화정책에 힘입어 자금이 유입되고 있다.

한국예탁결제원에 따르면 국내투자자의 일본 주식 보유액은 6월말 현재 4조1600억 원을 기록했다. 집계가 시작된 2011년 이후 최대 규모다.
 
[데스크리포트 7월] 올해 휴가철에는 일본여행 대신 ‘엔테크’라는데
▲ 우에다 가즈오 총재가 취임하며 일본 통화완화 정책 변화에 대한 기대감이 당초 커졌으나 우에다 총재는 통화완화정책을 여전히 고수하고 있다. 사진은 도쿄에 위치한 일본 중앙은행(BoJ). <일본은행>

물론 무조건적인 낙관은 위험하다는 지적이 나온다. 엔화투자 기회가 왔다는 이야기는 지난해 세계 유수 투자은행을 중심으로 흘러나왔다.

10년 동안 일본은행을 이끌었던 구로다 하루히코 총재가 4월 물러나면서 일본통화 정책이 바뀔 것이라는 전망과 함께 엔화 투자가 불을 뿜었다.

하지만 우에다 가즈오 일본은행 신임 총재가 시장 기대와 달리 완화적 통화정책을 고수하면서 ‘너무 빠른’ 투자의 대가를 톡톡히 치른 바 있다. 조태진 금융증권부장/부국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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