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취임 1년을 맞는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기회소득 추진에 성과를 거뒀지만 도의회와의 협치가 과제로 남아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6월8일 경기도 인공지능(AI)시대 대응 회의에서 발언하고 있다. <김동연 페이스북 갈무리> |
[비즈니스포스트] '변화의 중심, 기회의 경기'를 슬로건으로 출범한
김동연 경기지사가 취임 1년을 맞는다.
김 지사는 자신의 대표 브랜드 정책인 '기회소득' 시리즈를 내놓고 대규모 외자유치에 성공하며 대선후보급 지자체장으로서 존재감을 나타냈다.
그러나 김 지사가 경기도의회와 원활한 소통에는 성공하지 못했다는 시각이 적지 않다.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 중요 정책을 실현하기 위해 남은 임기 '협치'라는 과제를 풀어야할 것으로 전망된다.
29일 정치권에서는 오는 7월1일 취임 1년을 맞는
김동연 경기도지사가 경기도를 '기회수도'로 만드는 데 일정 부분 성과를 냈다는 평가가 나온다.
김 지사는 취임한 직후부터 자신의 대표 정책으로 '기회소득'을 도입하기 위해 노력을 기울였다. ‘기회소득’은 사회에서 가치를 창출하지만 정당한 보상을 받지 못하는 대상에게 더 많은 기회를 제공하기 위해 일정 기간 소득을 보전해 주는 사업이다.
김 지사는 취임 100일을 맞은 2022년 10월6일 △경기 기회소득 △경기 기회사다리 △경기 기회안전망 △경기 기회발전소 △경기 기회터전 등 ‘5대 기회’를 발표하며 정책의 구체적 실현에 돌입했다.
이 가운데 '예술인 기회소득 지급 조례안', '경기도 장애인 기회소득 지원 조례안'이 28일 경기도의회를 통과해 7월부터 본격적으로 시행된다.
예술인 기회소득은 경기도에 거주하는 예술활동증명 유효자 가운데 개인소득이 중위소득 120% 수준 이하인 예술인에게 연 150만 원을 2회에 걸쳐 지급한다. 또 장애인 기회소득은 경기도민 가운데 '정도가 심한 장애인' 2천 명을 선발해 월 5만원씩 6개월간 30만 원을 제공한다.
김 지사가 기회의 평등을 높여야 한다며 추진한 '기회사다리'는 높은 인기를 끌었다.
선발된 청년들에게 해외 대학연수 경험을 통해 진로 개척과 새로운 도전기회를 제공하는 '경기청년 사다리 프로그램'은 지난 4월5일부터 24일까지 신청을 받았는데 31대1의 경쟁률을 기록했다.
경제부총리를 지냈던 이력을 증명하듯 김 지사는 경기도 경제 활성화에도 적극적으로 나섰다.
특히 김 지사는 자신의 임기 안에 100조 원 이상의 투자유치를 달성하겠다는 목표 아래 1년 동안 해외자본 유치에 많은 공을 들였다.
김 지사는 21일 판교 창조경제혁신센터에서 ‘투자유치 100조 플러스 전략회의’를 열고 “투자 빙하기 속에서도 민선 8기 임기 내 100조 이상 투자유치를 위해서 열심히 노력했고 지난 1년 괄목할 만한 성과를 거뒀다”고 자평하기도 했다.
김 지사는 세계 4대 반도체 장비기업 (어플라이드머티어리얼즈·에이에스엠엘·램리서치·도쿄일렉트론)들의 미래기술 연구소를 모두 유치했다. 또 반도체 공급망 안정을 위해 세계2위 전기차용 전력반도체 기업 온세미, 세계 최대 산업용 가스업체 린데 등도 유치해 경기도 안에 반도체 메가 벨트 구축을 위한 기반을 닦았다.
올해 4월 부임 뒤 첫 해외출장에서는 미국 5개 지역과 일본 2개 지역을 방문해 글로벌 물류부동산 투자사인 ESR켄달스퀘어로부터 경기도에 친환경 복합물류센터 조성하는데 7년 동안 3조 원 투자를 이끌어냈다. 또 산업용 가스업체 에어프로덕츠사와도 5천억 원 규모의 투자협약을 맺는 등 6개 해외기업으로부터 4조3천억 원 규모의 투자유치를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이에 더해 김 지사는 경제부총리 시절 구축한 자신의 글로벌 네트워크를 적극적으로 활용해 외국 주요 인물들을 직접 만나 경기도와 국제사회의 경제교류 협력을 강화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김 지사는 지난 4월 26일 미국 공화당의 유력한 대선 경선 주자인 론 디샌티스 플로리다주지사와 만나 지역 사이 경제협력을 논의했다. 디샌티스 주지사가 방한 일정에서 만난 고위급 인사는 한덕수 국무총리와 김 지사 2명뿐이었다.
지난해 7월에는 콜린 크룩스 주한 영국대사를 도청 집무실에서 접견하고 경기도와 영국 간 기후변화와 탄소중립 등 교류 확대를 논의하기도 했다.
이 외에도 김 지사는 미하엘 라이펜슈툴 주한 독일대사, 보리스 타디치 세르비아 전 대통령, 챕 피터슨 미국 버지니아주 상원의원, 아리스 비간츠 주한 라트비아 대사, 타마라 모휘니 주한캐나다 대사대리, 나이젤 토핑 유엔기후변화협약(COP26) 기후대응 대사 등 다양한 인사들을 만났다.
경제 분야에서 글로벌 소통을 넓힌 것과 달리 경기도의회와 '협치'는 김 지사가 아직 풀지 못한 과제로 남아있다. 국민의힘과 더불어민주당은 경기도의회에서 각각 78석, 77석을 차지하고 있다.
김 지사가 제안해 지난해 11월부터 본격 가동된 경기도 여야정협의체는 ‘
김동연식 협치 모델’의 신호로 여겨지며 기대를 모았다. 하지만 최근 곽미숙 국민의힘 대표 도의원이 예산 집행 문제로 직접 지사실에 항의방문하고 연좌시위를 벌이는 등 갈등의 골이 깊어지고 있다.
도 의회와 갈등을 겪으면서 김 지사의 핵심 공약인 경기국제공항 유치나 경기북부특별자치도 설치 등 사업도 제동이 걸린 것으로 파악된다.
경기도의회는 16일 경기국제공항 유치 조례안 심사를 보류했으며 이에 따라 경기도의 사업 용역도 미뤄졌다. 또 경기북부특별자치도를 논의하기 위한 도의회 특별위원회 구성 역시 미뤄졌다.
여기에 민주당 경기도의원 출신인 민경선 경기교통공사 사장 지명과 김 지사의 모교인 덕수상고 출신들 대거 임용 논란 등 인사문제로도 국민의힘과 갈등을 겪고 있다.
경기도의회 국민의힘 대변인단은 지난 3월 논평을 내고 "
김동연 경기도지사 취임 후 도 산하 공공기관은 더불어민주당 출신 전직 도의원들과 김 지사 모교인 덕수상고 출신 인사들의 ‘재취업 장’으로 변질됐다”고 비판했다.
김 지사는 도민 지지를 바탕으로 계속 사업을 추진해나가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그는 26일 연합뉴스와 인터뷰에서 “경기국제공항의 경우 최근 도의회에서 조례안 심사가 보류되는 등 장애도 있지만 도민 의견을 충분히 듣고 공론화 과정을 거친다면 충분히 추진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며 “차근차근 제대로 준비해 나가겠다”고 말했다. 김대철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