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이 부산롯데타워 건설로 그룹 랜드마크 사업에 다시 한 번 핵심 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박 부회장은 앞서 롯데그룹의 30년 숙원사업이었던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 총괄본부장을 맡아 성공적 준공을 이끌었는데 그 경험을 살려 이번에는 롯데건설 대표로서 부산롯데타워 시공을 진두지휘한다.
▲ 박현철 롯데건설 대표이사 부회장(사진)이 부산롯데타워 건설로 그룹 랜드마크 사업에 다시 한 번 핵심역할을 담당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19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롯데타워는 최근 설계변경 관련 절차를 마무리하면서 하반기 착공이 가시화되고 있다.
부산시는 18일 부산롯데타워 도시계획사업 실시계획을 변경하고 설계변경을 허가했다. 부산롯데타워는 후속 심의와 승인 등을 받아 빠르면 8월 중순 착공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에 따라 부산롯데타워 시공을 담당할 롯데건설도 사업을 주도하는 롯데쇼핑과 공사비 협의부터 실질적 준비단계를 진행할 것으로 예상된다.
부산롯데타워는 서울 잠실 롯데월드타워와 같이 그룹을 상징하는 랜드마크다. 부산시 중구 중앙동 옛 부산시청 자리에 높이 340m, 67층 초고층빌딩으로 들어선다.
롯데건설 안팎에 따르면 사업비 규모는 아직 정해지지 않았다.
롯데그룹은 앞서 2019년 사업성 확보 등 이유로 부산롯데타워를 기존 107층 건물에서 67층 규모의 전망타워(높이 340m)로 변경하면서 사업비가 4500억 원 수준이 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다.
업계는 최근 공사비 상승 등 상황을 고려하면 부산롯데타워 사업비가 최소 조 단위로 증액될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박 부회장은 롯데그룹이 자금 4조 원을 투입한 롯데월드타워 프로젝트 총괄을 맡아 성공적으로 마무리한 주역으로 꼽힌다.
이번 부산롯데타워는 사업 주체가 롯데쇼핑인 만큼 롯데건설 대표인 박 부회장의 역할은 당시와 다르다. 다만 그룹의 첫 번째 초고층빌딩 건설 프로젝트를 이끌어본 경험을 바탕으로 사업 추진에 힘을 보탤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박 부회장은 2015년 롯데월드타워 건설과정에서 안정성 문제가 계속 불거지자 그룹 컨트롤타워인 롯데정책본부에서 롯데물산으로 자리를 옮겨 사업총괄본부장을 맡았다.
박 부회장은 당시 제2롯데월드 안전관리위원회 안전상황실 부실장을 겸임하면서 현장 안전문제 등을 진두지휘했다.
제2롯데월드 건설현장 야간 특별점검, 층별 담당제 등 시공관리 전반적 부분에 직접 아이디어를 내고 관리한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월드타워는 2016년 준공됐고 2017년 2월 서울시로부터 사용승인을 받았다.
박 부회장은 그 뒤 2017년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의 ‘뉴롯데’ 출범과 함께 롯데물산 대표에 선임돼 롯데월드타워 개장과 정착을 이끌었다.
롯데건설도 초고층빌딩 건설부분에서 기술적 역량을 확보하고 있어 부산롯데타워를 차질없이 지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롯데건설은 잠실 롯데월드타워(555m, 123층), 베트남 롯데센터하노이(272m, 65층) 등 초고층빌딩을 시공한 경험이 있다. 최근에는 청량리에서 232m, 65층 높이 초고층 주상복합아파트도 준공해 분양했다.
▲ 부산롯데타워 조감도. <롯데쇼핑>
롯데그룹은 1년 전인 2022년 6월 부산시와 부산롯데타워 건립사업 추진을 위한 업무협약을 맺으면서 준공기한을 애초 계획(2026년)보다 앞당긴 2025년으로 제시했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지난해 7월 부산시청에서 박형준 부산시장을 직접 만나 “부산롯데타워를 차질 없이 건립하겠다”며 사업 추진에 속도를 내겠다는 의지를 보였다.
롯데그룹은 2000년 부산 중구 구도심지역의 옛 시청 자리와 매립지를 포함한 4만 여㎡ 부지에 107층(428n) 높이 부산롯데타워를 짓기로 하고 건축허가를 받았다. 그러나 사업성 확보 문제로 사업이 표류하면서 20여 년을 끌어왔다.
롯데그룹은 2019년에는 당초 계획에서 호텔, 주거시설 등을 빼고 300m 높이 공중수목원을 갖춘 빌딩으로 계획을 변경했다. 그러다 지난해 부산롯데타워 높이를 340m로 높이고 배가 달릴 때 뱃머리에 이는 파도 모양으로 빌딩 디자인을 바꿔 경관심의와 건축심의를 잇따라 통과하면서 사업에 다시 시동을 걸었다.
다만 부산롯데타워 건설사업을 두고 자금조달 문제 등에 관한 우려의 시선은 여전하다. 부산롯데타워 사업을 주도하고 있는 롯데쇼핑은 지난해 연결기준으로 순손실 3190억 원을 내면서 6년 연속 적자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한국신용평가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쇼핑은 2023년 3월 말 연결기준 현금성자산 및 단기금융상품이 약 3조 원에 연간 영업창출현금 규모가 1조5천억 원 수준이다. 다만 1년 이내 만기가 도래하는 단기성차입금, 배당금 및 이자비용, 설비투자 금액이 6조1천억 원으로 집계돼 들어갈 돈이 더 많은 것으로 분석되고 있다.
부산롯데타워는 신격호 전 명예회장부터 신동빈 회장에 이어져온 ‘부산 롯데타운’사업의 핵심 프로젝트 가운데 하나다.
부산은 롯데그룹 한국사업의 ‘연고지’로 불린다.
신동빈 회장의 아버지이자 롯데그룹 창업주인 신격호 전 명예회장은 1966년 일본에서 한국으로 건너와 1967년 부산에 롯데제과를 세우면서 한국사업을 본격화했다. 그 뒤로도 신격호 전 명예회장은 부산을 그룹 사업의 제2의 거점으로 키우겠다는 의지를 보여왔다. 롯데그룹의 프로야구 구단 롯데자이언츠 연고지도 부산이다.
롯데그룹은 부산 기장군 일대 366만2725㎡(약 110만 평) 부지에 사업비 약 6조 원을 들여 소핑, 엔터테인먼트, 숙박, 식당 등이 모인 ‘오시리아 관광단지’를 조성했다.
오시리아 관광단지에는 롯데프리미엄아울렛, 롯데마트, 롯데시네마에 이어 2022년 테마파크인 롯데월드 어드벤처 부산도 개장했다. 롯데그룹은 이밖에도 부산 기장군에 한방병원, 헬스타운, 근린생활시설 등 의료와 거주 기능을 연계한 리조트형 대형 실버타운을 개발하고 있다.
롯데그룹이 부산롯데타워를 차질없이 준공하면 ‘부산 롯데타운’ 구상이 완결짓게 된다. 박혜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