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6-18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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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3사가 도심항공교통(UAM) 상용화 경쟁을 벌이고 있다. < 비즈니스포스트 >
[비즈니스포스트] SK텔레콤과 KT, LG유플러스 이동통신3사가 2025년 도심항공교통(UAM) 통신망 상용화라는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시작했다.
이통3사는 이미 포화상태인 기존 휴대전화 기반 무선시장에서 벗어나 UAM이라는 모빌리티 분야에서 새로운 먹거리를 찾고 있다.
18일 통신업계에 따르면 국회 국토교통위원회가 13일 교통법안소위를 열어 ‘UAM 활용 촉진 및 지원에 관한 특별법 제정안(UAM 특별법)’을 통과시키면서 2025년까지 도심항공교통(UAM)을 상용화한다는 정부와 기업들의 발걸음에 속도가 붙게 됐다.
UAM은 항공택시나 배달드론 등을 활용해 사람과 화물을 운송하는 도시교통체계를 말한다. 항공기 기체뿐만 아니라 항공관제, 이착륙 시설, 교통서비스 플랫폼 등이 모두 포함된 개념으로 도심에서 하늘을 이용해 이동효율성을 극대화한 차세대 모빌리티 솔루션으로 부각되고 있다.
UAM 특별법에는 UAM 관련 시설의 운영·운항기반 조성 등에 필요한 행정적·재정적 지원 근거가 마련돼 있다. UAM 시범운용지역에서의 규제신속확인 제도를 신설하는 내용도 담겨 있어 법이 제정되면 UAM 상용화가 가속화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KT는 2022년 10월 국내 통신사 가운데 최초로 UAM 전용 5G 항공망을 구축하며 관련 사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UAM 전용 5G 항공망에는 KT가 개발한 3차원 커버리지 최적 설계 기술과 네트워크 슬라이스 기술 등이 적용돼 UAM의 운항 고도인 300~600m에서 안정적인 5G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다.
KT는 현대자동차, 현대건설과 컨소시엄을 구성해 국토부가 주관하는 한국형 UAM 실증 사업에도 참여했다. 올해 1단계 실증사업을 통과하면 실제 수도권 도심 환경에서 비행을 실증하는 2단계 사업을 2023년 하반기부터 2024년 상반기까지 진행하게 된다.
SK텔레콤은 KT보다 UAM에 더 적극적인 것으로 보인다.
SK텔레콤은 2022년 유영상 대표이사 사장 직속으로 UAM 사업추진 태스크포스(TF)를 설치했는데 이는 유 사장이 UAM 상용화에 얼마나 적극적으로 접근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대목이다.
SK텔레콤의 UAM 기술은 올해 2월 스페인에서 열린 ‘MWC 2023’에서도 확인할 수 있었다. UAM 기체 선도기업인 ‘조비 에비에이션’의 기체를 기반으로 제작한 실물 사이즈의 UAM 모형을 부스에 전시했는데 방문객들의 높은 관심을 이끌어내는 데 성공했다.
LG유플러스도 카카오모빌리티, GS칼텍스, 제주항공 등과 손잡고 UAM 생태계를 구축하는 방안을 마련하고 있다.
이처럼 통신사들이 UAM에 눈을 돌리는 것은 기존 무선시장에서는 더이상 성장동력을 찾기 어렵기 때문이다.
국내 무선시장 가입자 규모는 이미 전체 인구수를 넘어섰고 5G 가입자 수 증가세도 완만해지기 시작했다. 5G 가입자가 증가함에 따른 가입자당평균매출(ARPU) 상승도 기대하기 점점 힘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2월 MWC 2023에서 “고객의 시공간을 더욱 의미 있게 확대함으로써 모바일 오퍼레이터에서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확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 유영상 SK텔레콤 사장은 올해 2월 MWC 2023에서 “고객의 시공간을 더욱 의미 있게 확대함으로써 모바일 오퍼레이터에서 모빌리티 오퍼레이터로 확장하겠다”고 말하기도 했다.
반면 UAM은 성장가능성이 높은 시장이다.
국토교통부는 세계 UAM 시장 규모가 2025년 13조 원에서 2040년 741조 원까지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을 내놓았다. 연평균 성장률이 31%에 이르는 것으로 국내 UAM 시장 규모도 2040년 약 13조 원까지 커질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UAM에는 통신망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통신망을 통해 기체의 모든 움직임을 관찰하고 통제함으로써 기체 사이의 충돌이나 장애물 추돌을 막을 수 있기 때문이다.
통신사는 UAM에 필요한 통신망과 교통관리시스템을 제공함으로써 기업간거래(B2B)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게다가 시간이 더 흐르면 기업과소비자거래(B2C) 방식으로 수익구조를 확장해 각 UAM 기체마다 요금을 따로 받을 가능성도 있다.
통신사들은 최근 커넥티드카 요금제를 출시하며 모빌리티분야의 수익구조를 점차 B2B에서 B2C로 전환하려는 움직임을 이미 보이고 있다.
일각에서는 높은 기체 가격, 운임료 등이 UAM 상용화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면 비용 문제는 자연스럽게 해결될 수 있다는 분석도 만만치 않다.
김영록 신라대학교 항공운항과 교수는 6월9일 국회에서 열린 ‘B(부산)-UAM 상용화 비전 및 서비스 전략 포럼’에서 “UAM 기체 가격은 초기의 15억 원에서 12억5천만 원을 거쳐 7억5천만 원까지 내릴 수 있을 것”이라며 “km당 1인 기준의 운임료도 초기 3천 원에서 2천 원으로 낮췄다가 성숙기에는 1300원까지 낮출 수 있다”고 말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