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이 세 번째 베트남 손해보험사 인수를 추진하며 베트남보험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정 사장은 국내 보험시장의 성장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글로벌로 눈을 돌리고 있는데 보험 성장동력이 풍부한 베트남을 발판삼아 동남아시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정종표 DB손해보험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보험 성장동력이 풍부한 베트남을 발판삼아 동남아시아시장을 적극적으로 공략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 DB손해보험>
16일 DB손해보험에 따르면 최근 베트남 손해보험사 사이공하노이보험(BSH)을 인수하는 계약을 맺고 인수절차를 진행하고 있다.
BSH는 베트남 하노이에 위치한 손해보험사다. 2022년 기준으로 베트남 손해보험시장에서 4.5%의 점유율을 확보한 9위권 업체다.
DB손해보험 관계자는 “국내외 인허가 등 인수절차를 조기에 마무리하고 베트남 손해보험사 PTI를 성장시킨 경험을 바탕으로 안정적 경영체계 구축과 사업경쟁력 강화를 본격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DB손해보험이 베트남에서 손해보험사를 인수한 것은 이번이 세 번째다.
DB손해보험은 2011년 베트남 호치민에 사무소를 설치하며 베트남에 첫 발을 디딘 후 2015년 5위권 업체인 국영보험사 PTI를 인수했다. 올해 2월에도 10위권 업체인 VNI를 인수했다.
정 사장은 규모의 경제 실현하기 위해 향후 DB손해보험에서 인수한 베트남 손해보험사의 통합도 추진할 것으로 전망된다.
현재 베트남보험시장에는 32곳의 손해보험사들이 경쟁을 벌이고 있는데 이 가운데 국영보험사인 바오비엣(Bao Viet)이 점유율 15% 정도를 차지하며 시장을 선도하고 있다.
DB손해보험에서 지분을 인수한 PTI는 10%의 점유율을 보이고 있는데 BSH와 VNI의 점유율까지 더하면 바오비엣과 어깨를 나란히하게 된다.
DB손해보험도 현지화 전략을 기반으로 한 PMI(인수합병 후 통합)를 추진하겠다는 방침을 세워놓고 있다.
정 사장이 베트남시장에 주력하고 있는 것은 국내 보험시장의 한계를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동남아시아에서 넘으려는 국내 보험회사들의 분위기와 관련돼 있다.
국내 보험회사들은 저출산과 고령화로 국내 보험시장이 정체되자 젊은 인구가 풍부한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베트남에 주목하고 있다.
특히 베트남은 9885만 명의 인구에도 보험침투율이 약 2.5%에 불과해 보험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풍부한 것으로 평가된다.
게다가 베트남 중산층이 2030년까지 5600만 명으로 빠르게 증가할 것으로도 예상돼 각종 보험상품에 대한 관심과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정지영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코트라) 호치민무역관은 지난해 보고서를 통해 “최근 코로나19 사태는 개인의 측면에서는 건강에 대한 인식의 변화를 불러왔고 기업의 측면에서는 유통·물류에 대한 불가항력적 사태에 대응하기 위한 수단으로 수요가 높아지고 있기에 향후 베트남 보험시장의 성장 동력은 충분할 것으로 예측된다”고 평가하기도 했다.
정 사장은 이러한 베트남을 동남아시아의 거점으로 삼아 인도차이나반도의 주변국가로의 진출도 확대해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DB손해보험이 이번에 인수한 BSH는 라오스에도 자회사를 두고 있어 DB손해보험이 미개척지인 라오스로 진출하기 위한 교두보로 활용할 수 있다.
DB손해보험은 현재 동남아시아 국가 가운데 인도네시아와 미얀마에 각각 사무소를 운영하고 있는데 베트남 손해보험사 운영 경험을 바탕으로 이들 국가에서도 사업을 확장할 가능성도 있다.
▲ DB손해보험은 베트남 손해보험사 BSH의 인수를 추진하며 베트남보험시장에서 공격적으로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 BSH 홈페이지 갈무리>
정 사장은 올해 신년사에서 “글로벌 경쟁력 강화를 위해 해외 신흥시장 진출과 함께 기존 진출지역 사업 강화를 통해 해외사업을 본격 확대하겠다”고 말했다.
정 사장은 30년 넘게 보험 분야에서 몸담아 온 보험 전문가다.
정 사장은 1962년 태어나 계성고등학교와 연세대학교 법학과를 졸업했다.
1987년 동부화재(현 DB손해보험)에 입사해 인사지원팀 상무, 법인1사업본부장(상무), 법인사업부문장(부사장), 개인사업부문장(부사장) 등을 지낸 뒤 2022년 대표이사에 올랐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