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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메모리반도체 전쟁' 개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형 리스크 직면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6-16 11:08: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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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중국 '메모리반도체 전쟁' 개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형 리스크 직면
▲ 마이크론을 겨냥한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가 세계 반도체시장의 흐름 변화를 예고한다는 분석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반도체가 미국과 중국 사이 무역갈등에 중심으로 떠오르면서 이를 주력으로 하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 등 한국 반도체기업들이 미중 반도체 전쟁의 직접적인 영향권 안에 들게 됐다.

미국과 중국이 이를 계기로 자국 메모리반도체 산업 육성 정책에 힘을 실으면서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설 자리가 더욱 좁아지게 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16일 경제전문지 포브스에 따르면 미국과 중국의 ‘메모리 전쟁’이 본격적으로 막을 올리기 시작했다는 분석이 나왔다.

포브스는 미국 재무부와 의회에서 활동한 이력이 있는 경제학자 아이크 브래넌의 기고문을 전했다. 그는 미국 컨설팅업체 등에서 근무한 뒤 정책 비평가로 활동하고 있다.

브래넌은 중국이 최근 미국 마이크론을 상대로 일부 반도체 판매를 금지하는 조치를 내린 일이 두 국가의 관계를 보여주는 중요한 사건이라고 바라봤다.

미국은 트럼프 정부 시절부터 중국 반도체산업을 향한 규제 등 압박을 이어왔는데 중국이 이번에 본격적으로 무역 보복조치에 나선 것으로 해석되기 때문이다.

브래넌은 중국의 대응이 단순히 ‘눈에는 눈’ 수준의 단기 조치에 그치지 않고 반도체 공급망 내재화를 추진하는 장기 전략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메모리반도체의 중요성이 갈수록 커지는 현재 반도체 시장 상황에서 중국의 움직임을 주의 깊게 살펴봐야 할 필요성이 크다고 전했다.

인공지능(AI)과 같은 첨단 산업에서 메모리반도체 성능이 핵심으로 자리잡고 있는 만큼 중국의 전략은 미국의 안보와 경제에 모두 리스크로 자리잡을 수 있다는 것이다.

브래넌은 결국 미국 정부도 반도체 지원법과 같은 정책을 자국의 메모리반도체 산업 육성에 활용해 자급체제를 강화하는 일이 중요할 것이라고 바라봤다.

마이크론은 이미 앞으로 20년에 걸쳐 뉴욕주 등에 1천억 달러(약 127조 원)을 들이는 대규모 메모리반도체 생산단지를 구축하겠다는 계획을 발표했다.

씨티그룹은 중국의 무역보복 조치를 계기로 미국 정부가 마이크론의 공장 투자와 연구개발을 돕는 보조금 지원을 더욱 확대할 것이라는 전망도 최근 보고서에서 내놓았다.

중국은 D램 전문기업 푸젠진화(JHICC), 낸드플래시 업체 YMTC를 국가 차원의 ‘챔피언 기업’으로 선정하고 연구개발 및 생산 투자에 지원을 아끼지 않고 있다.

미국과 중국의 반도체 갈등이 메모리반도체에 집중되기 시작하면서 결국 두 국가 모두 자국의 메모리산업 육성에 힘을 싣는 결과로 이어지고 있는 셈이다.
 
미국 중국 '메모리반도체 전쟁' 개막, 삼성전자 SK하이닉스 대형 리스크 직면
▲ 마이크론의 미국 뉴욕 반도체공장 예상 조감도. <마이크론>
이러한 흐름은 자연히 한국에 큰 영향을 줄 수밖에 없다.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메모리는 한국의 핵심 수출품목이자 삼성전자 및 SK하이닉스 실적에 가장 큰 비중을 차지하는 제품이다.

특히 미국과 중국 고객사의 수요가 대부분을 차지한다. 미국은 대형 IT기업들의 서버 투자, 중국은 전자제품 제조사들의 생산공장 운영이 각각 집중되는 지역이기 때문이다.

자연히 두 국가에서 잇따라 자국 기업을 통한 메모리반도체 공급망 구축에 속도를 내는 일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의 주요 고객이 사라질 수 있음을 의미한다.

미국이 반도체뿐 아니라 에너지와 전기차 등 주요 산업에서 모두 중국과 공급망을 단절하는 ‘디커플링’을 시도하며 두 국가의 무역 관계는 갈수록 악화할 것으로 전망된다.

자연히 서로를 겨냥해 강도 높은 무역규제와 보복조치가 반복되며 갈등이 확대재생산될 공산이 크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반도체사업에서 리스크를 안게 된 상황이 한국의 자동차와 배터리, 에너지기업 등으로 퍼질 가능성도 높아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미 미국 정부는 한국 반도체기업의 중국 시설투자 등을 제한하는 조치를 꺼내들며 미중 갈등에 한국을 직접적인 영향권에 놓이도록 하고 있다.

미국 내 전기차와 배터리 생산공장 건설 및 중국산 소재 사용 축소를 추진하는 인플레이션 감축법(IRA) 정책도 현대자동차와 같은 기업에 단기적으로 악영향을 미치고 있다.

브래넌은 포브스를 통해 “중국의 마이크론 규제는 이러한 갈등이 전 세계 경제의 미래를 좌우할 수 있다는 중요한 시사점을 남긴다”고 바라봤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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