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전자가 미국 로봇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노동력 공백 현상이 기회라고 판단한다. |
[비즈니스포스트] LG전자가 서빙로봇 클로이를 앞세워 미국 로봇시장을 공략하고 있다.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은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이후 서비스업을 중심으로 북미에서 나타나고 있는 노동력 공백 현상이 로봇사업 진출을 위한 기회라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15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미국 고용시장에서 코로나19 기간 베이비붐 세대의 조기 은퇴 분위기가 확산하면서 다양한 산업분야에서 노동력 부족 현상이 벌어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특히 서비스 산업분야에서 이런 현상이 두드러지게 나타나고 있다. 위스콘신주가 최근 주류 서빙 연령을 18세에서 14세로 하향하는 방안을 검토했던 것도 이런 분위기를 고려한 대표적 사례로 꼽힌다.
김동그라미 대한무역투자진흥공사(KOTRA) 뉴욕 무역관은 보고서를 통해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뒤 경제의 활성화 국면에서 소비가 폭발적으로 늘어 서비스·제조·물류 등 광범위한 분야에서 인력수요가 급증했다”며 “하지만 경제활동 참여율 회복속도가 이를 따라잡지 못하고 임금인상이 가파르게 진행되면서 기업들이 로봇도입 결정에 속도를 더하고 있다”고 분석했다.
LG전자는 최근 LG 클로이 서브봇 3세대 제품을 미국에 선보였다. 조 사장은 미국의 인력 부족이 두드러지는 상황 속에서 서빙로봇의 시장 확대를 노린 것으로 분석된다.
LG 클로이 서브봇은 서빙로봇으로 식당이나 호텔 등의 상업공간에서 위험하거나 단순 반복적 일을 돕는데 활용될 수 있다.
특히 LG전자의 3세대 클로이 서브봇은 독립적 완충장치(서스펜션)를 갖춰 국물이 있는 음식과 음료를 옮길 때 급정거 상황이 벌어져도 넘침현상을 최소화할 수 있다.
또한 라이다 센서와 3D카메라가 탑재돼 자동문도 통과할 수 있어 주행영역이 확대된 것으로 평가받는다.
노규찬 LG전자 로봇사업담당 상무는 3세대 클로이 서브봇을 선보이면서 “LG 클로이 서브봇은 국내외 호텔과 프랜차이즈 등 다양한 유통매장에서 활약하고 있다”며 “LG전자만의 차별화된 로봇 솔루션 개발과 적용을 통해 고객들의 새로운 경험과 가치 제공에 힘쓰겠다"고 말했다.
LG전자의 서빙로봇 클로이 서브봇은 글로벌 매체 타임이 꼽은 2022년 최고의 발명품 200개 안에 들어가는 등 미국시장에서 좋은 평가를 받고 있어 앞으로 입지를 넓히는 데 어려움이 없을 것으로 보인다.
조 사장은 미국에 3세대 클로이 로봇을 출시하기 위해 엄격한 안전검증 인증절차에도 신경을 썼다.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안전규격 개발 인증기관인 UL솔루션즈에 로봇 안전표준규격인 ‘UL3300’ 인증을 받은 바 있다.
또한 지난해 3월 세계적 로봇과학자 데니스 홍 미국 로스앤젤레스 캘리포니아 대학교 교수를 자문역으로 영입하면서 로봇 관련 인재영입에도 힘을 쏟았다.
▲ 조주완 LG전자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코로나19 대유행 종식 이후 미국 시장에서 나타나고 있는 로봇 수요 증가에 올라타 서빙로봇 사업을 키우기 위해 고삐를 죄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
조 사장이 이처럼 로봇사업에 고삐를 죄는 것은 로봇시장의 가파른 성장세를 염두에 둔 전략으로 보인다.
한국수출입은행이 2022년 말 발간한 ‘로봇산업 동향 및 성장전략’에 따르면 전세계 로봇산업은 2020년 약 250억 달러(약 32조 원)에서 2030년 1600억 달러(약 205조 원) 규모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미국의 경우 중국과 패권 경쟁을 진행하면서 해외에 진출한 자국 제조기업을 국내로 돌아오도록 장려하는 정책(리쇼어링)을 펼치고 있다. 이 과정에서 공업단지와 서비스단지가 활성화돼 로봇사업의 성장세가 가장 두드러질 것이라는 분석이 많다.
증권업계에서는 LG전자가 3만 여건의 글로벌 통신특허를 통해 로봇의 하드웨어뿐만 아니라 로봇과 인공지능 기반의 스마트팩토리 사업 등과 시너지를 높여갈 수 있을 것으로 바라보고 있다.
김태현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LG전자 등 많은 대기업들이 로봇 시장 진출을 밝히면서 국내 기업들이 미래 먹거리로 로봇을 지목했다”며 “로봇 기업의 주가가 오르는 근본적 이유는 산업의 성장성이 높아 계속 몸집을 키워나가고 있기 때문이다”고 말했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