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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 |
이웅열 코오롱그룹 회장이 코오롱인더스트리의 투명폴리이미드(CPI)사업에 더욱 힘을 쏟는다.
미국 화학기업 듀폰과 아라미드 섬유를 놓고 6년 동안 벌인 소송을 마무리하고 아라미드사업의 성장을 기대했지만 그 성과는 만족할 정도가 아니다.
이런 상황에서 이 회장은 투명폴리이미드에 더욱 공격적으로 투자하고 있다.
◆투명폴리이미드사업 투자확대
3일 업계에 따르면 코오롱인더스트리가 투명폴리이미드사업을 적극 확대하고 있다.
강충석 코오롱인더스트리 CPI사업담당 상무는 2일 열린 기업설명회에서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폴리이미드 부문에서 국내외 경쟁기업보다 3~4년 앞선 기술력을 갖추고 있다”며 “경쟁기업의 추격을 막기 위해 빠른 속도로 양산시설 투자를 진행할 것”이라고 밝혔다.
투명폴리이미드 필름은 차세대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로 꼽힌다. 유리처럼 투명하고 강도는 세면서도 얇고 깨지지 않는 특징을 지니고 있다. 특히 필름을 수십만 번 접어도 접힌 자국이나 긁힌 자국이 남지 않아 구부릴 수 있는(플렉서블) 디스플레이의 핵심소재로 떠오른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3분기부터 경북 구미공장에 투명폴리이미드 필름 양산설비를 구축하기로 했다. 2018년 상반기에 양산하는 것을 목표로 하며 모두 882억 원이 투자된다.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지난해 투명폴리이미드(CPI) 등을 제조·판매하는 산업자재부문에서 분기 평균 영업이익 360억 원을 냈던 점을 고려하면 대규모 투자라고 할 수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투명폴리이미드 생산공장이 준공되면 2020년까지 연평균 매출 2천억 원을 낼 것으로 기대한다.
투명폴리이미드가 사용되는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시장은 가파르게 성장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IHS에 따르면 플렉서블 디스플레이 패널시장은 2022년에 19조 원에 이를 것으로 전망된다. 이는 지난해 시장규모보다 4배 가까이 급성장하는 것이다.
강 상무는 “일본 미쓰비시가스화학과 스미토모케미칼이 투명폴리이미드 사업의 대표적인 경쟁사로 꼽히고 중국정부도 막대한 예산을 쏟아붓고 있다”며 “투자확대에 속도를 내 일본과 기술격차를 벌리고 막대한 투자지원으로 성장하고 있는 중국과 경쟁에서 지속성장할 수 있는 원동력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 투명폴리이미드사업이 성장동력
이웅열 회장은 코오롱인더스트리의 성장동력을 확보하기 위해 투명폴리이미드사업에 공을 들이고 있다.
이 회장은 지난해 미국의 화학기업 듀폰과 6년 동안 이어온 소송을 마무리하며 아라미드섬유사업에서 성장동력을 얻을 것으로 기대했다. 아라미드시장은 현재 연간 2조 원 정도에서 2020년 5조 원대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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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오롱인더스트리가 개발한 투명폴리이미드(CPI). |
하지만 아라미드시장은 선두주자인 듀폰과 일본 데이진이 이미 글로벌에서 점유율 80% 이상을 차지하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글로벌 점유율 8%대로 선두주자를 추격하고 있지만 점유율을 확대하는데 애를 먹고 있다.
코오롱인더스트리는 지난해 듀폰과의 소송이 끝난 3분기에 아라미드사업을 하는 산업자재부문에서 매출 4280억 원을 냈다. 그 뒤 4분기와 올해 1분기에 각각 4595억 원과 4526억 원의 매출을 내며 성장세를 나타내지 못하고 있다.
이런 점을 놓고 볼 때 투명폴리이미드사업의 확대는 코오롱인더스트리가 신기술을 통해 차세대 디스플레이시장을 조기에 선점하고 주도해 가겠다는 이 회장의 의지가 담긴 것으로 풀이된다.
이 회장은 2005년부터 시장을 선도할 수 있는 차세대 제품을 발굴하는데 주력해 2006년부터 투명폴리이미드 독자개발을 추진했다.
2008년 투명폴리이미드 시제품을 생산할 수 있는 설비에 투자를 시작한 뒤 2009년에 둘둘 말 수 있는 롤필름을 제조하는 데 성공했다.
투명폴리이미드 응용 분야를 확대하기 위해 2010년부터 세계일류소재개발(WPM) 국책과제로 플렉서블 디스플레이용 기판 소재를 개발하고 있다.
이후 2015년 투명폴리이미드 시제품을 개조했고 연구개발을 시작한지 10년 만인 7월에 투명폴리이미드 개발에 성공했다.
투명폴리이미드가 본격적으로 생산되면 코닝과 아사히글라스 등 외국기업으로부터 100% 수입하고 있는 유리를 코오롱인더스트리가 대체할 수 있을 것으로 업계는 바라본다. 코닝은 스마트폰 강화유리로만 연매출 1조 원을 넘기고 있다. [비즈니스포스트 남희헌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