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LG디스플레이가 주력으로 하는 올레드를 비롯해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TV용 대형 올레드를 앞세워 실적 부진 터널의 끝을 볼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정호영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 사장은 LG디스플레이의 주력 상품인 대형 TV용 올레드 패널의 반등세에 힘입어 실적 반등을 노릴 것으로 보인다.
9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와 LG전자는 최근 글로벌 시장에서 대형 올레드 TV 라인업을 강화하며 늘어날 수요에 대비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8일부터 이날까지 중국 베이징에서 열린 '2023 중국 테크 세미나'에서 대형 올레드(OLED)TV 신제품을 소개했다. LG전자도 97인치 TV인 ‘LG 시그니처 올레드M’을 하반기에 글로벌 시장에 출시할 것으로 전해졌다.
증권업계에서는 삼성전자와 LG전자의 대형 올레드TV 판매 실적이 하반기에 개선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김지산 키움증권 연구원은 “올해와 내년에 TV 교체 사이클이 전개될 수 있고 이는 주로 55인치 이상 대화면 수요에 집중될 가능성이 높다”며 삼성전자와 LG전자의 TV판매도 회복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와 LG전자에 대형 TV용 올레드 디스플레이를 납품하고 있어 실적 회복 가능성이 커지는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삼성전자는 올해 LG디스플레이의 고객사로 새로 편입돼 실적 회복에 힘을 보탤 것으로 보인다.
로이터의 최근 보도에 따르면 LG디스플레이는 2분기부터 삼성전자에 TV용 올레드를 납품하는 것으로 전해졌다. LG디스플레이가 삼성전자에 납품하는 규모는 연간 15억 달러(약 2조120억 원) 이상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김동원 KB증권 연구원은 “올해 3분기부터 LG디스플레이는 삼성전자에 77, 83인치 대형 올레드 공급을 시작할 것으로 예상돼 대형 올레드 생산라인 가동률은 4분기로 갈수록 상승할 것”으로 내다봤다.
올레드를 비롯한 전체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상황도 좋은 흐름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디스플레이 업계에서는 TV용 디스플레이 시장이 회복세에 접어들어 갔다는 관측이 나온다.
대만 매체 타이페이타임스에 따르면 디스플레이 제조업체 AUO의 펑솽랑 회장은 6월5일 대만 기후 연구소 창립식에 참여해 “디스플레이 수요가 분기별로 증가하고 있다”며 “이 가운데 TV용 디스플레이는 상대적으로 구매가 더욱 활발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말했다.
펑 회장은 “각 용도별 디스플레이 가운데 TV용 디스플레이가 지난해부터 가장 먼저 재고 조정을 겪었기 때문에 수요도 크게 개선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TV용 LCD 가격이 오름세를 나타내고 있다는 점도 LG디스플레이의 TV용 올레드 수요를 촉진할 것으로 기대된다.
김현수 하나증권 연구원은 “TV용 LCD 가격은 전 인치대에 걸쳐 4개월 연속 상승세가 지속됐다”며 “6월, 7월 각각 중국 618 행사, 미국 아마존 프라임데이를 앞두고 완제품 제조업체들이 재고를 축적하는 과정에서 당분간 TV용 LCD 가격 상승세가 지속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상대적으로 제조원가가 높은 TV용 올레드 패널은 LCD 가격이 오르게 되면 상대적으로 품질이 좋기 때문에 가격경쟁력이 살아나게 된다. 반대로 LCD 패널 가격이 떨어지게 되면 경쟁력을 잃게되는 구조를 띄고 있다.
이에 증권업계에서는 LG디스플레이가 4분기 1천억 원가량의 영업이익을 내며 분기 기준 흑자 전환한 뒤 2024년에는 6천억 원 안팎의 영업이익을 올려 연간 기준으로도 흑자전환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 LG전자 TV사업 경영진들이 3월8일 LG 시그니처 올레드 M을 소개하고 있다. < LG전자 >
정 사장은 디스플레이 업황 악화로 인해 지난해 2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을 봤고 올해 1분기에도 1조 원이 넘는 영업손실이 발생하는 등 실적 부진의 터널을 지나가고 있는데 그 끝이 보이고 있는 셈이다.
특히 TV업황이 회복되면서 정 사장은 2020년 3월 LG디스플레이 대표이사가 오른 뒤 지속해서 강조해온 '올레드 대세화'에도 힘이 붙게 됐다.
정 사장은 2020년 7월23일 중국 광저우시 8.5세대 올레드 디스플레이 공장에서 열린 출하식에서 “대형 올레드는 LG디스플레이 미래 성장의 핵심 축”이라고 말했다.
정 사장은 LCD 업황 악화에 따른 실적 부진에서 벗어나기 위해 지난해 12월31일 7세대 LCD 패널 생산 공장의 가동을 중단하는 등 TV용 LCD 비중을 크게 축소하기도 했다.
이와 함께 스마트폰 등에 들어가는 IT용 올레드와 차량용 올레드 사업 확대에도 힘주고 있다.
정 사장은 1월5일 LG디스플레이가 LG전자와 공동으로 개최한 올레드 10주년 기념행사에서 “우리는 지난 10년의 여정을 넘어 올레드를 통한 혁신과 성장의 역사를 끊임없이 만들어 갈 것”이라며 “최근 매크로 상황과 시황의 어려움은 앞으로 더 큰 도약을 위한 소중한 밑거름이 될 것이라 믿는다”고 말했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