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허민회 CJCGV 대표이사가 CJCGV의 신용등급 전망 상향을 이뤄냈다.
CJCGV의 신용등급 전망이 상향되면서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에 대응해야 할 허 대표의 어깨도 한층 가벼워졌다.
▲ CJCGV가 신용등급 전망 반등에 성공했다. 허민회 대표이사는 올해 만기가 도래하는 부채에 대응해야 하는 데 어깨가 한층 가벼워졌다. |
9일 허 대표의 재무전략과 수익성 방어 전략으로 CJCGV가 어려운 시기를 넘겼다는 평가가 나온다.
나이스신용평가사는 8일 CJCGV의 신용등급 ‘A-’를 유지하고 등급 전망을 ‘부정적’에서 ‘안정적’으로 상향했다.
문아영 나이스신용평가 연구원은 “국내외 사업환경의 영업중단 등 코로나19에 따른 외부적 제약요인이 해소됐다”며 “관람수요 회복 등에 기반해 영업실적 회복세를 지속하겠다”고 말했다.
문 연구원은 “과거 대비 자본적지출(CAPEX) 부담이 줄어들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운전자본 부담이 크지 않은 업종의 특성 상 영업으로부터 창출되는 현금이 계속 늘어나겠다”고 전망했다.
허 대표로서도 신용등급 전망에서 ‘부정적’이라는 꼬리표를 떼 낸 것은 반가운 소식이다.
신용등급 자체가 상향되지 않았지만 그동안 신용등급의 하향 우려가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향후 자금조달 과정에서 숨통이 트이게 된 셈이다.
CJCGV는 코로나19로 힘겨운 시기를 지나는 동안 ‘A+’였던 신용등급이 2차례나 신용등급이 하향되면서 자금조달이 쉽지 않았다. 지난해 7월 전환사채 4천억 원을 발행했는데 일반공모의 청약률이 4.14%에 그쳤다는 점이 이를 방증한다.
허 대표는 이자부담을 최대한 경감할 수 있는 자금조달 전략을 수립하고 있다.
CJCGV는 올해 채권담보부증권(P-CBO) 1500억 원, 공모 회사채 2천억 원의 만기가 도래한다. 신종자본증권 1800억 원도 사실상 만기라고 여겨지는 금리가산(스텝업) 시기가 올해 12월이다.
2023년 1분기 기준 CJCGV의 현금및현금성자산은 3669억 원, 영업활동을 통한 현금유입은 335억 원으로 현금만으로 부채를 상환할 가능성은 낮아보인다.
CJCGV 관계자는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만기까지는 시간이 남아있는 편이다"며 "극장 산업 회복 추이를 살펴보며 대응전략을 수립하고 있다"고 말했다.
앞서 CJCGV는 코로나19 확산으로 경영이 어려워지자 2020년부터 모두 1조8천억 원의 자금을 조달했다.
허 대표는 채권담보부증권, 신종자본증권, 영구전환사채 발행 각종 재무적 수단을 동원해 CJCGV의 운영자금을 충당해왔다. 회계상 자본으로 분류가 되는 신종자본증권 및 영구 전환사채는 CJCGV의 재무건전성 지표를 개선하는 효과를 가져오기도 했다.
고금리 시대가 열리면서 올해 CJCGV의 재무전략 수립은 그 어느 때보다 중요해졌다.
한국신용평가는 올해 2월 발간한 보고서에서 “CJCGV는 신종자본증권의 만기가 순차적으로 도래하고 있고 고금리 기조에 따라 금융비용 역시 높은 수준으로 발생하고 있다”며 “CJCGV의 잉여 현금창출 및 차입금 상환을 저해하고 있다”고 봤다.
물론 CJCGV의 본업이 회복하고 있다는 점은 반가운 대목이다.
특히 범죄도시3가 개봉 1주일 만에 600만 관객을 넘기면서 흥행하자 CJCGV의 2분기 실적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이환욱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범죄도시를 시작으로 관람객 수가 본격적으로 회복할 것으로 기대한다”며 “미션임파서블7, 1947보스턴, 노량:죽음의바다, 보고타 등이 있는데 이 가운데 전작이 관객 1천만 명 달성한 시리즈물이 2편이다”고 봤다.
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지난달 15일 발간한 보고서에서 “2023년은 풍부한 개봉작 효과로 CJCGV가 4년 만에 흑자로 돌아설 수 있을 것이다”고 전망했다.
다만 실적을 회복하더라도 재무건전성 지표의 빠른 회복은 개선은 어렵다. 신종자본증권과 영구 전환사채 상환 시 회계상 자본은 오히려 줄어들기 때문이다.
CJCGV는 올해 1분기 연결기준으로 부채비율 911.9%, 순차입금 비율 99.6%를 기록했다. 지난해 말과 비교해 부채비율은 95.8%포인트, 순차입금비율은 18.7%포인트 각각 늘어난 것이다.
허 대표는 2020년 12월 대표이사 선임 이후 수익성 방어 전략을 펼쳤다.
허 대표는 부진했던 매장을 철수하거나 영업을 일시 중단시켰다. 영화관 운영 인력을 감축하기 위해 키오스크를 도입하고 이와 함께 매년 영화관 티켓가격을 인상하며 버티기에 들어갔다.
그 결과 올해 1분기 기준 CJCGV의 관객 1인당 평균 티켓 가격은 1만1894원으로 1년전보다 1652원 올랐으며 1인당 매점매출 역시 3428원으로 1년 사이 2배 가까이 올랐다.
CJCGV 관계자는 "코로나19 확산 시기 시행했던 체질개선 작업을 통해 CJCGV는 안정적으로 수익을 내는 구조로 탈바꿈하고 있다"고 말했다.
허 대표는 1962년 부산 출생으로 CJ그룹의 대표적인 재무전문가로 꼽히는 인물이다. 대학에서 회계학을 전공한 뒤 CJ제일제당 자금팀에서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CJ그룹이 제일투자증권을 매각하고 대한통운(현 CJ대한통운)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중책을 맡아 존재감을 키웠고, 이후 계열사의 위기 때마다 구원투수로 등장했다. 신재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