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원석 기자 stoneh@businesspost.co.kr2023-06-05 16:19: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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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KG모빌리티가 국내 판매를 이끄는 대표 모델 토레스의 수출을 본격화하고 있다.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은 취임 뒤 내수보다 수출에 집중하겠다는 방침을 세웠는데 중동 및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틈새 시장 공략이 완전한 경영정상화의 기반 다지는 데 관건이 될 것으로 보인다.
▲ 곽재선 KG모빌리티 대표이사 회장(사진)은 글로벌 곳곳의 틈새시장을 공략하며 KG모빌리티의 판매 시장 외연을 넓혀 완전한 경영정상화의 기반을 다져나갈 것으로 전망된다.
5일 KG모빌리티 5월 판매실적 자료를 보면 1년 전보다 19.1% 증가한 5051대를 수출해 국내보다 해외에서 더 많은 자동차를 판매한 것으로 파악된다.
5월 전체 판매(9860대)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51.2%를 보였다. 올해 1~4월 KG모빌리티 누적 판매량에서 수출이 차지하는 비중은 36.9%였다.
토레스는 5월 한달 동안 벨기에와 헝가리 등으로 1432대가 팔려나가 KG모빌리티 라인업에서 가장 많은 수출실적을 올렸다. 전달인 4월(81대)과 비교해 토레스 수출 물량은 17배가 넘게 뛰었다.
KG모빌리티는 내수 판매실적을 이끌어 온 토레스를 글로벌 곳곳에서 판매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미 아랍에미리트(UAE)의 종합상사 NGT 고위 임원진이 지난 2월 KG모빌리티 평택공장 조립 1라인과 섀시 라인을 둘러보고 토레스 시승을 진행한 바 있다.
이에 앞서 KG모빌리티는 지난해 11월 토레스 차명의 기원인 칠레 토레스 국립공원에서 중남미와 중동, 아프리카 기자단 및 지역 대리점 관계자들을 초청해 시승행사를 갖고 글로벌 시장 판매 확대에 시동을 걸었다.
토레스 수출 확대는 글로벌 시장 공략에 박차를 가하고 있는 곽 회장이 KG모빌리티를 완전한 경영정상화 궤도에 올려놓는데 큰 힘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KG모빌리티는 올해 1분기 토레스 국내 판매 호조에 힘입어 매출 1조850억 원, 영업이익 94억 원을 내면서 25개 분기 만에 연결기준 분기 단위 흑자를 달성했다.
곽 회장은 지난해 8월 법원의 회생계획안 인가 결정으로 쌍용자동차(현 KG모빌리티)를 인수한 뒤 9월 쌍용차 대표이사로 직접 지휘봉을 잡았다. 그 해 11월 기업회생절차를 마쳤고, 토레스의 안정적 생산을 뒷받침하며 4분기 별도기준 흑자 전환을 이끌었다.
곽 회장은 '글로벌 틈새 시장'을 공략해 기존 내수에만 머물렀던 한계를 넘어 생산능력과 수요를 함께 늘리는 수출 확대 전략을 펼치고 있다.
KG모빌리티는 2022년 전년 대비 60% 증가한 4만5294대를 수출해 6년 만에 최대 실적을 올렸지만 아직도 내수 의존도가 크게 높다.
현대자동차과 한국GM 등 국내 완성차 업체는 지난해 전체 자동차 판매량 가운데 80% 이상을 해외에서 채웠지만 같은 기간 KG모빌리티의 수출 비중은 39.7%로 절반에도 못미친다.
곽 회장은 지난 4월 KG모빌리티 '비전테크데이'에서 "자동차 시장에서 유럽과 같은 큰 시장도 있지만 아프리카와 남미 같은 작은 시장도 있다"며 "KG모빌리티의 능력에 맞게 해외 현지에 맞는 다변화된 방법으로 글로벌 시장을 공략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3월 곽 회장은 2023 서울모빌리티쇼 언론공개 행사에서 앞으로 내수보다 수출 위주로 전략을 펴겠다는 계획을 밝히기도 했다.
KG모빌리티 분기보고서를 보면 올해 1분기 지역별 수출 실적은 유럽 6837대, 중동·아프리카 1022대, 중남미 1796대, 아시아·태평양 2519대를 보였다. 전체 수출물량은 1만2174대로 유럽이 절반 이상(56.1%)을 차지했다.
올해부터 KG모빌리티는 중동과 동남아지역으로 판매 시장을 확장하며 수출을 크게 늘릴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곽 회장은 3월 말 베트남 푸타그룹 아래 킴롱모터와 현지 조립생산(KD) 및 생산설비 일체 공급 계약을 맺었다. 킴롱모터는 현재 베트남 중부 다낭 인근 산업단지에 KG모빌리티 전용 KD 공장을 건설하고 있는데 이는 KG모빌리티의 동남아지역 첫 생산 거점이다.
▲ KG모빌리티가 주력 모델 토레스로 국내 시장 판매에서 인기몰이를 한 데 이어 중동과 동남아시아를 중심으로 수출도 본격적으로 확대해 나갈 것으로 예상된다.
KG모빌리티는 현지공장 완공 뒤 내년에 티볼리와 코란도, 토레스 등 연간 1만5천 대를 수출할 계획을 세웠다. 이는 지난해 호주와 뉴질랜드를 중심으로 아시아태평양 권역에서 1년 동안 수출한 7562대의 2배에 달하는 물량이다.
앞서 1월에는 UAE의 NGT와 수출 계약을 맺고 올해 7천 대를 시작으로 앞으로 1만 대 수준까지 수출 물량을 확대하기로 했다. 올해 NGT와 계약 물량인 7천 대 역시 지난해 사우디아라비아와 이라크, 이스라엘을 중심으로 한 중동지역 수출실적 3819대의 2배 가까운 수치다.
올해 9월부터는 사우디아라비아 협력사인 SNAM와 KD 협력사업 관련 선적이 시작된다. KG모빌리티는 지난해 1월 SNAM과 현지 부품 공급 계약을 맺었고, 이에 따라 SNAM은 사우디 주베일 산업단지에 현지 최초의 자동차공장을 착공했다.
KG모빌리티는 SNAM을 통해 앞으로 7년 동안 뉴 렉스턴 스포츠(칸) 9만 대, 렉스턴 7만9천 대 등 모두 16만9천 대를 조립생산할 계획을 세웠다.
KG모빌리티 관계자는 "5월 토레스 선적 물량 증가 등 수출이 7개월 만에 5천 대를 넘어서며 전체적 판매 상승세를 이끌었다"며 "글로벌 시장 공략 강화를 통해 판매실적을 더욱 높일 것"이라고 말했다. 허원석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