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병현 기자 naforce@businesspost.co.kr2023-06-05 08:54: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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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인공지능(AI)서버 확산이 메모리반도체 수요 관점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AI서버의 확산이 메모리 수요 관점에서 완전한 긍정 요인으로 작용하려면 AI서버 투자 확대가 일반 서버 수요를 위축시키는 형태가 아니어야 한다”며 “하지만 아직 빅테크 기업들의 서버 투자가 공격적으로 확대될 수 있는 거시경제 환경이 아님을 경계할 필요가 있다”고 분석했다.
▲ 김광진 한화투자증권 연구원은 5일 인공지능서버 확산이 메모리 수요 관점에서 양날의 검이 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사진은 SK하이닉스가 개발한 HBM3(고대역폭메모리) 반도체. < SK하이닉스 뉴스룸 >
최근 챗GPT 등 생성형AI로 인해 AI서버 시장의 성장 잠재력이 부각되고 있다.
AI서버는 고성능 연산(학습/추론 등)의 필요성으로 인해 중앙처리장치(CPU)와 함께 그래픽처리장치(GPU)가 활용되는 것이 일반 서버와의 차이점이다. 데이터 처리량 및 속도의 증가로 인해 메모리반도체 채용량도 비약적으로 증가한다.
엔비디아의 DGX H100 시스템은 D램(CPU DIMM+GPU HBM)과 낸드플래시 모두 일반 서버 대비 약 4~5배 증가한다.
다만 AI서버에 소요되는 높은 투자비용은 걸림돌이 될 수 있다.
AI서버는 비용의 70% 이상을 차지하는 GPU로 인해 일반 서버 대비 약 12~27배 높은 투자비용이 소요되는 것으로 파악된다. 이로 인해 올해 AI서버 시장은 118만 대(2022년 대비 +38%) 수준으로 고성장하는 대신 일반 서버 시장은 전년대비 위축될 것으로 전망(2022년 대비 -3%)된다.
일반 서버 시장의 축소가 AI서버 증가로 인한 메모리 수요 증가 효과를 상쇄할 수 있는 셈이다.
실제 주요 빅테크 기업들은 올해 제한된 설비투자 계획 내에서 일반 서버 투자를 줄이고 AI서버 투자를 확대해 나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2024년 AI서버 시장 규모는 약 150만 대(올해 대비 +27%) 수준을 형성할 것으로 예상되는데 전체 서버 시장 규모가 올해와 유사한 수준을 유지한다면 일반 서버 수요는 역성장이 불가피하다. 이렇게 되면 전체 서버용 메모리 수요는 오히려 감소할 수도 있다.
지난 2주 동안 국내 반도체 업종 주가는 평균 14.4% 상승(삼성전자, SK하이닉스, 넥스틴, HPSP, 유진테크, 피에스케이, 원익QnC)하며 AI서버 시장 성장에 대한 기대감을 빠르게 반영했다.
AI서버가 중장기적으로 메모리 수요 관점에서 중요한 성장 변수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현재 시점에서의 낮은 침투율(올해 기준 10% 미만)과 일반 서버 시장의 잠식 효과를 감안할 때 과도한 기대감이 주가에 반영되는 것은 경계할 필요가 있는 것으로 분석됐다.
다만 메모리반도체 기업들의 감산 정책으로 업황은 바닥을 찍고 반등할 것으로 예상됐다.
김 연구원은 “반도체 산업에 대한 업황 바텀 아웃 관점에서의 긍정적 시각은 유지한다”며 “기대에 못 미치는 수요 성장에도 감산을 통한 공급 축소 효과 본격화됨에 따라 수급 균형이 회복될 수 있으며 제한적인 설비투자 집행으로 인해 내년에도 공급 환경은 타이트할 수밖에 없음을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전망했다.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