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양호 한진그룹 회장이 한진해운을 흑자로 돌려놓는 데 성공했다. 조 회장은 흑자전환까지 연봉을 받지 않겠다고 배수진을 친 뒤 강하게 구조조정을 추진해 왔는데 이런 의지가 통했다.
|
|
|
▲ 조양호 한진그룹 회장 |
한진해운은 2분기에 200억 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했다는 잠정실적을 18일 발표했다. 7분기 만에 흑자로 전환한 것이다.
한진해운 관계자는 "노후선박을 매각하고 항로를 조정하는 등 비용을 줄이기 위한 노력이 효과를 봤다"고 말했다.
한진해운은 2012년 4분기부터 지난 1분기까지 계속 영업손실을 기록했다. 손실규모는 2013년 4분기의 1059억 원이 가장 컸다. 지난해 622억 원의 영업순손실을 기록했다.
조 회장은 지난 4월 28일 임시주주총회에서 한진해운 대표이사로 선임된 뒤 경영개선에 몰두했다.
조 회장은 일주일에 두 번씩 한진해운에 들러 한진해운 정상화에 힘을 쏟았다. 그는 지난 11일 ‘컨테이너선 영업전략회의’를 열어 비용절감, 영업력 강화방안 등을 논의했다.
조 회장은 그동안 노후선박을 매각하고 노선을 조정하는 등 경영정상화를 위해 노력해 왔다. 지난 6월 벌크선사업부를 사모펀드회사인 한인앤컴퍼니에 1조6천억 원에 매각했다.
금융권 한 관계자는 “조 회장이 사업조정과 경비절감 등을 통해 해운업에서 영업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하지만 한진해운이 지속적으로 흑자기조를 유지할 지에 대해서 전망이 엇갈린다.
무엇보다 한진해운의 주력사업인 컨테이너부문의 운임하락이 발목을 잡을 것으로 본다.
세계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며 지난 해 컨테이너 수송량이 6% 늘었지만 운임단가는 오히려 떨어졌다. 한진해운은 지난 1분기에 컨테이너부문에서 수송량이 전년동기보다 0.7% 증가했지만 운임단가가 2% 떨어지는 바람에 358억 원의 영업손실을 봤다.
해운업계의 치열한 경쟁도 극복해야 할 과제다.
영국 해운분석기관 클락슨은 세계 컨테이너 물동량이 2008년부터 지난 해까지 19% 늘었지만 같은 기간 세계 컨테이너선도 늘어 초과공급상태가 지속되고 있다고 분석했다.
그러다보니 세계적 해운사들이 동맹을 맺어 해운업황의 위기를 극복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최근 해운업계 1위인 머스크(덴마크)와 2위인 MSC(스위스)가 M2라는 이름으로 동맹체제를 결성했다.
이런 움직임은 조 회장에게 위협적이다.
조 회장은 한진해운의 주력사업으로 컨테이너선사업을 꼽고 있다. 하반기에 컨테이너선 운임을 올려 수익성을 개선하겠다는 계획도 세워놓았다. 해운업계의 동맹은 이런 조 회장의 계획에 차질을 빚게 할 가능성이 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