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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볼프강 뒤르하이머 벤틀리 회장이 2015년 9월 프랑크푸르트모터쇼에서 벤틀리 최초의 SUV '벤테이가'를 공개하고 있다. |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스포츠유틸리티차량)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고 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은 물론 수입차회사들도 다양한 SUV를 속속 국내에 출시하며 소비자들의 욕구를 만족하는 데 주력하고 있다.
SUV 인기는 일시적 현상일까? 장기적 흐름일까?
◆ 식을 줄 모르는 SUV 인기
31일 자동차업계에 따르면 국내 자동차시장에서 SUV는 여전한 성장세를 이어가고 있다.
국내 자동차회사들이 올해 1월부터 6월까지 내수에서 판매한 SUV는 모두 23만8천여 대다. 지난해 상반기 누적 판매량인 21만5천여 대보다 11% 가까이 늘었다.
SUV는 1월에 3만1400여 대, 2월에 3만300여 대, 3월에 4만300여 대, 4월에 4만2900여 대, 5월에 4만4천여 대, 6월에 4만8천여 대 팔리며 올해 들어서도 판매량이 꾸준히 증가하고 있다.
SUV의 인기가 식을 줄 모르는 이유로 레저활동의 증가, 저유가 기조의 확산, 실용성을 선호하는 소비자 증가 등이 꼽힌다.
통계청에 따르면 우리나라 캠핑 인구는 2010년 60만 명 수준에 그쳤지만 지난해 400만 명까지 늘어난 것으로 분석됐다.
대부분의 전문가들은 SUV의 인기가 당분간 식지 않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득이 증가할수록 여가생활을 즐기는 건 자연스러운 흐름이라는 것이다.
이에 발맞춰 세단에 비해 단조로웠던 SUV 라인업이 점차 확대되고 있는 점도 SUV의 인기에 날개를 달아줄 것으로 보인다.
소형 SUV부터 대형SUV, 디젤엔진과 가솔린엔진, 하이브리드 등 친환경차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SUV들이 속속 등장하고 있다. 마세라티나 벤틀리 등 초고가 브랜드들이 최초로 내놓은 SUV도 국내에 곧 들어온다.
◆ SUV 인기, 언제까지 이어질까
SUV 대세론에 대한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국내를 비롯한 세계 각국에서 부는 SUV 열풍에 과장된 측면이 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내의 경우 특히 SUV의 인기가 그리 오래 가지 않을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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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한우(오른쪽) 기아차 사장과 김창식 기아차 부사장이 3월29일 서울 W호텔에서 열린 니로 신차발표회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
미국이나 유럽과 달리 땅이 좁은 데다 많은 짐을 실을 일이 거의 없는 국내에서 출퇴근용으로 SUV를 타기가 부담스럽다는 것이다.
국내 도로의 여건이 상대적으로 좋아 굳이 여가활동을 즐기기 위해 SUV를 구매할 필요가 없다는 얘기도 있다.
SUV의 가격이 동급 세단에 비해 비싼 편이라는 점도 단점으로 꼽힌다.
차체가 큰 데가 무게가 무거워 연비도 좋지 않다. SUV 대부분이 디젤차이기 때문에 동급의 가솔린 세단보다는 연비가 높지만 동급의 디젤 세단보다는 연비가 낮다. 저유가 기조가 사라지면 SUV의 인기도 자연스럽게 사그라질 가능성도 일각에서 제기된다.
자동차회사들이 수익성이 높은 SUV 판매량을 올리기 위해 SUV 열풍을 부채질하고 있다는 시각도 있다.
독일의 자동차전문매체 아우토빌트는 2014년 SUV가 많이 팔리는 이유 가운데 하나로 자동차회사들의 마케팅을 꼽았다.
SUV가 많이 팔릴수록 자동차회사에 이득이 되기 때문에 막대한 돈을 들여 SUV 열풍을 조장하고 이 흐름에 소비자들이 동참할 것을 유혹하고 있다는 것이다.
아우토빌트는 “비록 요즘 SUV가 유행이라고는 하지만 과연 이 무거운 차들이 언제까지 성공할지 그 미래는 알 수 없다”고 지적했다. [비즈니스포스트 조은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