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대만 TSMC 반도체공장 내부에서 엔지니어들이 메모지를 찾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는 제보가 나왔다. TSMC 반도체 생산공장 내부 사진. |
[비즈니스포스트] 대만 반도체기업 TSMC 엔지니어들이 공장 내부에서 ‘폭탄’이라는 단어가 쓰인 숨겨진 메모지를 찾는 미션을 수행하고 있다는 보도가 나왔다.
반도체 생산 장비를 꼼꼼하게 점검하도록 유도하기 위한 목적인데 이러한 방식이 근로자들에게 지나친 스트레스를 안겨주고 있다는 비판도 고개를 든다.
23일 대만 경제매체 UDN에 따르면 TSMC에서 근무하는 엔지니어는 최근 페이스북을 통해 반도체공장 클린룸 내부에서 폭탄을 찾는 ‘게임’이 진행되고 있다고 전했다.
관리자가 공장 안 곳곳에 숨겨놓은 폭탄이라는 글씨가 쓰인 메모지를 모두 찾아내는 활동이다.
그러나 이는 게임이 아닌 벌칙에 가깝다. 한 엔지니어는 메모지를 모두 찾지 못하면 평가에서 불이익을 받게 된다는 점을 언급했다.
UDN에 따르면 이러한 메모지를 숨겨놓는 것은 엔지니어들이 반도체 생산 장비를 비롯한 설비를 꼼꼼하게 점검하도록 하려는 목적에서 이뤄지고 있다.
메모지를 찾는 과정에서 누수나 화학약품 누출 등이 발생하지 않는지 살피도록 유도하기 위해 엔지니어들에게 미션을 던져주었다는 것이다.
UDN은 이런 활동이 대만 군대에서 훈련을 할 때 활용되는 방식이라고 전했다. TSMC 공장 내부에서 군대식 훈련과 비슷한 활동이 이뤄지고 있다는 의미다.
페이스북 이용자들은 이런 내용이 알려지자 TSMC를 향해 비판을 내놓고 있다. 반도체 산업 현장에서 군대식 문화를 도입하는 것은 이해할 수 없다는 것이다.
무능한 관리자들이 직원들을 신뢰하지 못해 발생하는 문제라는 비판도 나왔다.
반면 이러한 활동이 이뤄지는 이유는 반도체 생산 설비를 확실하게 점검하기 위한 것이기 때문에 충분히 이해할 수 있다는 반론도 나오고 있다.
TSMC의 ‘폭탄 찾기’ 활동은 모든 반도체공장에서 이뤄지고 있지는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이를 경험했다고 전한 엔지니어들은 대만 타이난에 위치한 제14공장에서 근무한 경험이 있거나 재직중이라고 언급했다. 김용원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