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에쿼티타워(Equity Tower)에 있는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 본사 모습. <비즈니스포스트> |
[자카르타=비즈니스포스트] 신한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다른 한국계 증권사와 다른 길을 가고 있다는 평가를 받는다.
브로커리지(주식 위탁매매) 중심의 리테일에 힘을 주는 다른 한국계 증권사와 달리 IB(투자은행)에 전력을 다하고 있기 때문이다.
12일 인도네시아 자카르타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 본사에서 만난 김규민 이사는 “신한투자증권은 인도네시아에서 선진 글로벌 IB의 전략을 쓰고 있다”며 “외국계 증권사들이 한국에서 리테일을 하지 않듯 신한투자증권 역시 선진화한 모델로 인도네시아시장에 접근하고 있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은 2016년 12월 인도네시아 증권사인 마킨타증권의 지분 99%를 인수하며 출범했다.
마킨타증권은 애초부터 IB에 힘을 주는 증권사였는데 신한투자증권은 이를 바탕으로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증권사 가운데 IB시장 최초의 길을 다수 열었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2017년 한국계 증권사 최초로 현지 업체 기업공개(IPO) 주관업무를 맡아 성공적으로 인도네시아거래소(IDX) 상장을 이끌었다.
2018년에는 마찬가지로 한국계 증권사 최초로 인도네시아업체를 대상으로 한국에서 외화로 투자금을 모집하는 김치본드(역내 외화공모사채) 발행에 성공했다.
2019년에는 인도네시아 내 한국기업의 현지 상장을 진행하며 한국에서 처음으로 투자금도 유치했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 하반기에는 현지 기업의 채권 발행 자금을 싱가포르에서 모집할 계획을 세워두고 있다. 현지 기업의 채권 투자자를 싱가포르에서 모집하는 것도 인도네시아에 진출한 한국계 증권사 가운데 신한투자증권이 처음이다.
김 이사는 “한국계 증권사 가운데 처음으로 IB 길을 열다보니 송금, 주식 이관 프로세스, 결제시스템 등과 관련해 다소 모호할 수 있는 현지 법률과 규정을 이해하고 파악하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며 “하지만 업무를 성공적으로 마쳤을 때는 새로운 길을 냈다는 점에서 기억에도 많이 남는다”고 말했다.
IB에 힘을 준 결과 신한투자증권은 지난해 17건, 3억4016만 달러 규모의 회사채를 발행해 인도네시아 DCM(채권발행시장)리그테이블 11위에 올랐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본격적으로 채권발행시장에 진입한 첫 해인 2021년 16위에 올랐는데 한 해 만에 순위를 크게 끌어올렸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향후 DCM리그테이블 톱5를 목표로 하고 있다. 현재 인도네시아 DCM리그테이블 5위 증권사는 모두 현지 증권사다. 외국계 증권사는 한 곳도 없다.
김 이사는 올해 기업공개 사업에 대한 기대감도 크다고 귀띔했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올해 대략 15건 가량의 기업공개를 진행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이를 모두 진행한다면 신한투증권은 올해 인도네시아에서 IPO와 관련해 건수 기준 1등 증권사에 오르게 된다.
김 이사는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은 진출 시점부터 집중했던 크로스보더 비즈니스 확대를 계속 추진하고 있으며 아세안지역에서 네트워크를 지속 확장할 준비를 하고 있다”며 “자체 수익성 강화를 위해 로컬사업도 확대해 현지 자본시장에서 경쟁력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신한투자증권 인도네시아법인에는 현재 김 이사를 포함해 4명의 주재원이 일하고 있다. 현지 직원수는 52명에 이른다. 설립 당시 20명에서 약 7년 사이 2배 넘게 늘었다. 이한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