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원/달러 환율이 뛰어오르며 1340원대에 육박하고 있다.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에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한다.
▲ 외환 전문가들은 달러화 강세와 위안화 약세에 영향을 받아 단기적으로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을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한다. |
다만 물가가 안정화되고 중앙은행들의 기준금리 동결 흐름이 지속된다면 원/달러 환율이 올해 하반기부터는 안정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전망된다.
16일 금융업계 안팎에 따르면 원/달러 환율이 5거래일 연속으로 상승하다 이날 1330원 중반대로 내려섰으나 조만간 1350원을 넘길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원/달러 환율이 연고점을 넘길 가능성은 열려 있다”고 내다봤다.
박 연구원은 “미국의 부채 한도 협상과 관련된 리스크과 현실화된다든지 국내 대중국 무역수지와 반도체 업황 개선이 지연된다면 1350원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설명했다.
하건형 신한투자증권 연구원도 비즈니스포스트와 통화에서 “현재 분위기로는 1350원을 한번은 넘길 수 있을 것”이라고 바라봤다.
다만 하 연구원은 “1350원대가 추세적으로 유지되기보다 다시 그 이후에 상단에서 막혀서 내려오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최근 원/달러 환율의 상승은 달러화 강세와 더불어 위안화 약세 현상에 영향을 받은 탓으로 분석된다.
4월 미국 소비자물가지수가 둔화세를 보였으나 미래 물가상승률 예상치인 5월 미국 기대인플레이션이 시장 예상치를 웃돌면서 달러 강세로 이어지고 있다.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인사들의 매파적 발언과 미국 연방정부와 의회의 부채 한도 협상 지연에 따른 불확실성도 강달러 현상을 부채질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연준이 5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발표한 성명에서 통화긴축 정책의 전환 가능성을 열어두었으나 연준 인사들은 금리 인상이 필요하다는 발언을 내놓고 있다.
라파엘 보스틱 미국 애틀랜타 연방준비제도 총재는 15일 언론과 인터뷰에서 “현재 시점에서는 금리 인상 가능성이 더 높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미국은 법률을 통해 연방정부에서 빌릴 수 있는 돈의 상한을 제안하고 있는데 정부와 의회의 협상이 지연되면서 연방정부의 디폴프(채무불이행)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
중국의 경제활동 재개(리오프닝)에도 경제 회복에 대한 우려가 커지면서 위안화가 약세를 보이고 있는 점도 원화 가치 하락에 영향을 주고 있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시장에서 기대한 것보다 약한 것으로 나타나 중국 경제 회복에 따라 반등을 예상했던 글로벌 경기도 회복이 지연될 수 있다는 우려가 커지고 있다.
중국 국가통계국이 16일 발표한 4월 중국 산업생산과 소매판매는 지난해 같은 기간과 비교해 5.6%, 18.4% 각각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으나 시장 전망치를 밑돌았다.
박상현 연구원은 “5월 들어 중국 경기 정상화에 대한 우려감이 제기되고 있어 중국 4월 경제지표 호조만으로 위안화 강세를 기대하기는 쉽지 않다”며 “지표가 예상치를 하회할 경우에는 위안화 추가 약세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고 분석했다.
일각에서는 원/달러 환율이 1350원선을 돌파한 뒤 1400원대까지 뛰어오를 수 있다는 의견이 제기되고 있으나 전문가들은 그 가능성을 낮다고 바라본다.
금융시장을 흔들 수 있는 새로운 위험이 시장에 등장하지 않는 이상 급격한 환율 상승은 나타나기 어렵다는 것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국내에서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문제나 미국에서 상업용 부동산과 관련된 신용 리스크가 불거지지 않는 이상 1400원까지는 가지 않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원/달러 환율은 하반기부터 안정화될 가능성이 클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 경제의 회복세가 올해 하반기부터 본격화되면 국내 무역수지 등이 개선되면서 원화 가치가 상승할 수 있다는 것이다.
박상현 연구원은 “원/달러 환율이 연말에는 1250원 언저리까지 떨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바라봤다.
하건형 연구원도 “원/달러 환율이 4분기 정도에 제조업 경기 회복에 대한 믿음에 힘입어 1200원대에 진입할 것으로 본다”고 전망했다.
하 연구원은 “지금 나타나고 있는 물가 안정 추세가 확인되고 중앙은행의 기준금리 동결이 기정사실화된다면 6월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전후로 해서 원/달러 환율이 안정화되는 구간이 한번 더 있지 않을까 한다”고 덧붙였다. 조승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