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삼성전자가 중저가 스마트폰 ‘갤럭시A24’를 동남아시아 등 신흥 국가에 연달아 출시하고 있다. 갤럭시A24는 저렴한 가격과 준수한 성능을 겸비한, '가성비' 높은 제품으로 평가받는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시장에서 갤럭시A24의 판매 성과는 노태문 삼성전자 MX사업부장 사장이 올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 1위를 수성하느냐 여부의 가늠자가 될 것으로 보인다.

14일 전자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갤럭시A24를 4월 베트남에서 출시한데 이어 5월 인도네시아에 출시했다.

갤럭시A24는 조만간 인도에서도 출시될 것으로 전망된다. 삼성전자 인도 공식 홈페이지는 ‘SM-A245F/DS’라는 모델의 지원 서비스 페이지를 개설했는데 SM-A245F/DS는 갤럭시A24를 일컫는 것으로 전해졌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은 규모가 커 삼성전자가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을 지키기 위해 반드시 공략해야 하는 곳으로 여겨진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에 따르면 동남아시아의 스마트폰 출하량은 2022년 3분기 기준 2350만 대였다. 다른 시장조사기관 카운터포인트 리서치는 같은 기간 인도의 스마트폰 출하량을 4500만 대로, 글로벌 스마트폰 출하량을 3억100만 대로 집계했다.

동남아시아와 인도 스마트폰 시장이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0%가 넘는 셈이다. 노 사장으로서는 동남아시아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 힘을 줄 수밖에 없을 것으로 보인다.

노 사장은 2월1일(현지시각) 미국 샌프란시스코에서 열린 ‘갤럭시언팩’ 기자간담회에서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삼성이 1위에 오르는 것이 첫 번째 목표”라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 뒤 노 사장은 2월 둘째주 말레이시아에서 동남아 전략회의를 주재했다. 노 사장은 인도네시아와 베트남 등 주요 동남아 국가 법인장들과 만나 영업전략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갤럭시A24를 비롯한 갤럭시A시리즈는 보급형 제품군이지만 판매량이 많아 삼성전자가 출하량 기준 글로벌 시장점유율을 유지하는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2021년 기준 글로벌 시장에서 가장 많이 팔린 스마트폰 단일모델은 갤럭시A시리즈 가운데 하나인 ‘갤럭시A12’로 총 5180만 대가 팔렸다. 

갤럭시A24는 베트남에서 한화로 약 36만5천 원부터 시작하고 인도네시아에서는 약 31만 원부터 시작하는 저렴한 모델이다. 가격은 램(RAM) 용량 선택에 따라 달라진다. 

갤럭시A24는 보급형 스마트폰임에도 만만찮은 성능을 가지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전자기기 전문매체인 스펙스에라는 “갤럭시A24는 인상적인 디스플레이, 강력한 성능, 뛰어난 카메라 시스템과 유용한 기능을 갖춘 균형 잡힌 스마트폰”이라며 “비용을 들이지 않고 프리미엄 스마트폰 경험을 원하는 사람들에게 탁월한 선택”으로 바라봤다.

갤럭시A24의 주요 경쟁제품은 중국 제품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중국업체들의 스마트폰 역시 가성비를 앞세우고 있다. 갤럭시A24의 흥행여부는 동남아와 인도 시장에서 중국제품과의 경쟁에서 승리하는 것이 첫 관문으로 보인다.

갤럭시A24의 대표적 중국 경쟁모델로 샤오미의 ‘레드미노트12’가 꼽힌다. 레드미노트12는 14일 현재 전자상거래 사이트 '아마존 인도'에서 약 29만 원 가격대(램 6GB, 저장용량 128GB 기준)를 형성하고 있다. 

샤오미에서 설명하는 레드미노트12의 성능은 갤럭시A24와 비슷한 수준으로 보인다. 레드미노트12는 스펙상 카메라 성능과 디스플레이 성능에서 갤럭시A24와 큰 차이를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

다만 레드미노트12를 실제로 사용해보면 성능이 표기된 스펙에 미치지 못한다는 지적이 만만치 않다. 전자기기 전문매체 가젯바이트는 “레드미노트12는 120헤르츠(Hz)의 고주사율을 내세우고 있지만 앱을 전환할 땐 화면이 부드럽게 바뀌지 않는다”고 말했다.

가젯바이트는 레드미노트12와 스펙상 유사한 카메라 성능을 갖춘 ‘갤럭시A14’와 비교하면서 “갤럭시A14의 사진은 칙칙한 레드미노트12의 사진보다 더 생동감 있다”며 “레드미노트12로 인물 사진을 찍으면 부자연스러운 보정이 피부색을 이상하게 보이게 만든다”고 덧붙였다. 갤럭시A14는 갤럭시A24보다 성능이 낮은 제품이다. 

갤럭시A24는 향후 동남아시아와 인도 스마트폰 시장에서 애플의 보급형 제품과 경쟁하게 될 수도 있다.

블룸버그는 “애플이 인도 등 신흥시장에서 아이폰SE 구형버전을 중저가 라인업으로 선보이면서 가격을 199달러(한화 약 26만 원) 수준으로 낮출 가능성이 있다”고 보도했다.

갤럭시A24가 아이폰SE 구형버전과 비슷한 가격대에 있는 만큼 경쟁관계에 놓일 수 있는 것이다.

아이폰SE 구형버전이 정확히 어떤 제품을 짚는지는 알기 어려우나 가장 최근 아이폰SE시리즈 모델인 ‘아이폰SE 3세대’는 평가가 좋지 않았다. 

전자기기 전문매체 맥월드는 “아이폰SE 3세대는 단일 카메라, 작은 화면, 짧은 배터리 수명을 가지고 있고 야간에 끔찍한 사진을 찍는다”고 혹평했다.

이전 아이폰SE 모델인 ‘아이폰SE 2세대’는 2020년에 출시됐다. 아이폰SE 2세대는 출시연도가 오래된 만큼 갤럭시A24와 성능이 많이 떨어져 경쟁이 어려울 것으로 예상된다.

시장조사기관 카날리스 집계를 보면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부터 올해 1분기까지 2개 분기 연속으로 인도시장에서 스마트폰 판매 점유율 1위를 차지했다.

올해 1분기 인도시장 점유율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삼성전자가 21%, 중국 오포와 비보가 각각 18%로 뒤를 이었고 샤오미는 16%, 애플은 6%의 점유율을 나타내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동남아시아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지난해 3분기 기준으로 삼성전자가 시장점유율 25%로 1위였다. 애플은 순위에 없었다.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점유율에서는 2023년 1분기 삼성전자가 22%로 1위였지만 애플(21%)과는 불과 1%포인트 차이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에 스마트폰업계에서는 갤럭시A24의 동남아와 인도 시장에서 흥행 여부가 삼성전자와 애플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 경쟁에서 중요한 변수가 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김바램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