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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루시드모터스 희비 엇갈려, 테슬라와 경쟁 방식이 차이 가른다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5-14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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리비안 루시드모터스 희비 엇갈려, 테슬라와 경쟁 방식이 차이 가른다
▲ 부진한 실적을 낸 루시드모터스와 달리 리비안이 시장 전망을 웃도는 실적을 발표했다. 리비안은 과감하게 원가를 줄이고 테슬라와 직접 경쟁을 피하는 전략으로 성과를 거뒀다. 사진은 미국 일리노이주 노말에 위치한 리비안 생산공장에서 리비안 'R1S' 모델을 만들어내고 있는 모습. < Rivian >  
[비즈니스포스트] ‘제2의 테슬라’로 불리던 미국 전기차 스타트업 리비안과 루시드모터스의 실적 및 중장기 사업 전망을 두고 엇갈린 평가가 나오고 있다.

리비안은 성장잠재력이 재평가되고 있는 반면, 루시드는 여전히 '테슬라발 가격경쟁'에서 밀릴 것이란 전망을 얻는다. 

전기차 가격 전쟁을 주도해 경쟁사들을 시장에서 밀어내려 하는 테슬라에 맞서는 두 기업이 서로 다른 전략을 선택하면서 이러한 차이를 만들어낸 것으로 분석된다.

14일 주요 외신을 종합하면 리비안이 루시드보다 우수한 1분기 실적을 거둔 요인으로 과감한 원가 절감 전략, 그리고 테슬라와 직접 경쟁을 피하는 전략이 주목을 받고 있다. 

리비안은 경쟁사로 꼽히는 루시드와 함께 ‘제2의 테슬라’ 자리를 두고 치열하게 대결하고 있다.

그러나 최근 성과를 두고 보면 희비가 크게 엇갈렸다.

올해 1분기 리비안은 6억6100만 달러(약 8744억 원)의 매출을 기록했다. 증권가 예상치인 6억6030만 달러를 소폭 상회하는 수준이며 순손실 규모도 작년 동기와 비교해 15% 줄어들었다.

반면 루시드는 1분기 매출이 시장 전망치를 29% 하회하는 1억4940만 달러(약 1981억 원)에 그쳤고 순손실 규모는 지난해 1분기보다 10배 가까이 커졌다.

최근 1분기 실적을 발표한 전 세계 자동차기업의 전기차 사업 성적표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변수는 테슬라가 촉발한 전기차 가격 전쟁으로 꼽힌다.

테슬라가 미국과 같은 주요 시장에서 지난해 말부터 여러 차례에 걸쳐 공격적으로 가격을 인하하는 전략을 쓰며 글로벌 경쟁사의 판매가격 책정에 큰 고민을 안겼기 때문이다.

리비안과 루시드의 엇갈린 성과도 결국 테슬라가 촉발한 가격경쟁에 두 기업이 서로 다른 방식으로 대응하면서 나타난 결과로 보인다.

루시드는 럭셔리 전기차를 지향하는 기업이다. 주력 차종인 고급 세단 ‘루시드 에어’는 테슬라의 ‘모델 S’와 수요가 겹친다는 평가다.

테슬라가 연이어 가격을 내리자 루시드도 가격인하 정책으로 맞섰지만 손실만 늘어나 역효과를 봤다. 

반면 리비안은 루시드와 비교해 테슬라와의 경쟁에서 상대적으로 자유롭다. 주력 차종이 픽업트럭이라 테슬라와 수요층이 덜 겹치기 때문이다. 

덕분에 전기차 시장에서 맏형 격인 테슬라와 직접 경쟁을 피할 수 있었다. 이는 리비안이 루시드보다 높은 성과를 얻은 비결로 주목받는다. 

앞으로도 리비안은 테슬라와의 직접 경쟁을 피하는 전략을 고수할 것으로 보인다. 

북미 자동차 전문매체 오토모티브뉴스에 따르면 로버트 스카린지 리비안 최고경영자(CEO)는 실적발표 자리에서 “전기차 시장에서 본격화된 가격인하 출혈경쟁에 뛰어들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렇게 되면 세단과 SUV 중심인 테슬라 라인업의 가격이 떨어져도 픽업트럭 중심인 리비안의 경쟁력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적일 수 있다. 

리비안은 전기차 원가 절감 면에서는 테슬라의 전략을 어느 정도 참조했다는 평가도 받는다.

테슬라가 전기차 생산 단가를 낮추려는 목적으로 중국업체의 리튬인산철(LFP) 배터리 적용을 확대하려는 계획을 세우고 있는 상황에서 리비안이 더욱 적극적으로 이런 방식을 채용했기 때문이다.

리비안은 미국 최대 이커머스 기업인 아마존에 납품하는 전기 배달밴(EDV) 배터리를 하이니켈 배터리에서 상대적으로 저가인 리튬인산철(LFP) 배터리로 교체해 생산비용을 25% 절감했다. 

앞으로는 리비안의 주력 차량인 전기픽업트럭에도 LFP 배터리가 탑재될 예정이라 생산비용은 더 낮아질 가능성이 높다. 

전기차로 변화가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됐던 픽업트럭 시장에서도 전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점을 충분히 보여줬다는 면에서 리비안의 성과는 의미가 가진다.

전기 픽업트럭과 같은 틈새시장을 선제적으로 공략한 덕분에 리비안은 '제2의 테슬라'라는 명성을 이어갈 성장 잠재력을 입증하고 있는 셈이다. 

전기 픽업트럭은 특성상 많은 무게를 실어야 하고 기존 내연기관 모델에 충성고객이 많다는 특징 때문에 진입 장벽이 높다는 평가였다.

전기차 시장 선도자인 테슬라도 이르면 2023년 9월부터 전기 픽업트럭인 ‘사이버트럭’ 인도를 예고해 시장성이 충분하다는 점을 방증했다. 

이 때문에 일각에선 픽업트럭 시장에 테슬라가 진입하면 리비안에 부담이 될 것이라는 우려도 나온다.

그러나 잠재고객들이 테슬라의 사이버트럭을 기존 픽업트럭과는 다른 차량으로 간주하고 있다는 점은 리비안이 테슬라와의 경쟁에서 계속 벗어날 수 있을 것이라는 가능성을 열어준다. 

픽업트럭 전문매체 아메리칸트럭스가 실시한 여론조사에서 사이버트럭이 기존 트럭차량과 같느냐는 물음에 응답자의 56%가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

과반수의 잠재고객들이 테슬라 사이버트럭은 시장에 아예 나오지 않거나 나온다고 해도 기존 픽업트럭과는 완전히 다른 제품군으로 여긴다는 셈이다. 

이는 테슬라를 직접적으로 겨냥한 여러 자동차기업들이 난립하는 전기차 시장에서 리비안이 긍정적 전망을 받는 이유이기도 하다.

반면 루시드는 지속적으로 테슬라와의 가격경쟁에 노출될 수밖에 없다. 모건스탠리와 번스타인 등 주요 증권사들은 당분간 테슬라 가격 인하 추세가 이어질 것이라는 데에 의견의 일치를 보이고 있다. 

이에 따라 전기차 시장에서 리비안과 루시드의 위상은 갈수록 벌어질 가능성이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 캔어코드 제뉴이티는 “리비안의 전략이 효과를 내며 앞으로 더 많은 리비안 차량이 전기차 시장에서 선전할 것”이라며 “리비안 주가는 10일 종가인 14.11달러에서 3배 가까이 성장한 40달러까지 다다를 수도 있다”고 미국 CNBC를 통해 의견을 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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