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부산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을 수주할 가능성이 높아졌다.
DL이앤씨는 일찌감치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에 적극적 관심을 보였다. 강력한 경쟁자인 GS건설이 빠진 데다 수주전이 하이엔드 브랜드 경쟁으로 흘러갈 것으로 보여 DL이앤씨 아크로(ARCO)의 브랜드 가치가 부각될 것으로 전망된다.
▲ 마창민 DL이앤씨 대표이사가 부산 중동5구역 재개발 수주전 승리에 다가서고 있다. |
12일 도시정비업계에 따르면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을 두고 신·구 하이엔드 브랜드 수주전이 펼쳐질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이 사업은 부산 해운대구 중동 785-8번지 일원 7만607㎡ 부지를 재개발해 공동주택 1149세대 및 부대복리시설을 짓는 것이다. 조합은 26일 입찰을 마감하고 7월에 시공사를 선정한다는 계획을 세워뒀다.
지난 2일 열린 현장설명회에 DL이앤씨, 롯데건설, SK에코플랜트 아이에스동서, 동원개발이 참여했다.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에 관심을 나타냈던 GS건설은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현장설명회에 참여해야 입찰을 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지는 점을 고려하면 GS건설이 사실상 수주전에서 빠진 것이다. 이는 중동5구역 재개발 조합이 하이엔드 브랜드를 원했기 때문이란 말이 나온다.
정미경 조합장은 최근 언론매체 인터뷰를 통해 “우리 구역이 지닌 시장성과 상징성을 고려하면 ‘하이엔드 브랜드’가 있는 경우 제안을 해달라는 내용을 입찰지침서에 담았다”며 “이는 아파트 미래가치와 조합원 이익 극대화 등을 위해 조합장으로서 해야 할 책무다”고 말했다.
입찰공고에는 일반 브랜드와 하이엔드 브랜드를 보유한 건설사는 하이엔드 브랜드를 사용하도록 하는 내용이 포함됐다. GS건설은 아파트브랜드 자이가 높은 브랜드가치를 인정받고 있으나 별도의 하이엔드 브랜드는 보유하지 않고 있다.
실제 현장설명회에 참여한 건설사들은 하이엔드 브랜드를 각각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보면 DL이앤씨 ‘아크로’, 롯데건설 ‘르엘’, SK에코플랜트 ‘드파인’, 아이에스동서 ‘더블유’, 동원개발 '비스타' 등이다.
이 가운데 DL이앤씨의 아크로 브랜드 가치가 가장 높은 것으로 여겨진다. 아크로는 부동산 정보 플랫폼 다방이 지난해 9월 10~50대 1만5429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하이엔드 아파트 브랜드 선호도 조사 결과 1위를 차지했다.
응답자의 42.8%가 가장 살고 싶은 아파트 브랜드로 아크로를 꼽았고 이어 디에이치(현대건설) 34.1%, 푸르지오써밋(대우건설) 12.0%, 르엘(롯데건설) 11.2% 등 순서로 집계됐다.
DL이앤씨는 높은 주택 브랜드 가치를 보유했을뿐 아니라 다른 경쟁사들보다 일찌감치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에 공을 들여왔다. DL이앤씨가 중동5구역을 수주할 가능성이 크다고 도시정비업계가 내다보는 이유다.
건설사들은 적극적으로 사업을 검토하고 있는 곳의 도시정비사업에 일찌감치 관심을 드러내며 구애에 나선다. 실제 DL이앤씨는 중동5구역 조합이 설립되기 전부터 관심을 드러냈다. 입지가 뛰어난 해운대구 마지막 재개발 사업장으로 매력이 높기 때문으로 보인다.
중동5구역이 위치한 곳은 주변에 비수도권 최초이자 유일한 100층 이상 마천루인 엘시티를 비롯해 해운대 롯데캐슬비치, 해운대힐스테이트위브, 래미안 해운대 등의 브랜드 가치가 높은 아파트 단지들이 있다.
도시정비업계 관계자는 “건설사가 일찌감치 관심을 드러낸 사업장에 다른 경쟁사가 들어와 수주를 성공하는 사례는 쉽게 찾아보기 어렵다”며 “시공사 선정은 조합원들의 표에 결정되는 만큼 조합원들의 마음을 잡기 위한 의사소통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DL이앤씨가 부산 수영구 민락동에 주택전시관을 보유하고 있는 것도 유리한 점으로 꼽힌다. DL이앤씨는 지난 2021년 ‘e편한세상’ 브랜드를 리뉴얼한 뒤 드림하우스(주택전시관)를 부산에 열었다.
중동5구역 조합은 초고속으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그만큼 사업추진에 관한 조합원의 열망이 강하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2020년 주민들이 추진위원회를 구성했고 같은 해 10월 사전타당성 심의를 통과했다. 이후 2022년 5월 정비구역 지정 고시가 됐고 2022년 8월 재개발사업 추진위원회를 허가받았다. 이어 사업을 추진하기로 한 뒤 3년 만인 지난 3월 조합설립인가를 획득했다.
중동5구역 공사비는 아직 구체적으로 나오지는 않았다. 다만 구역면적 17만8634㎡에 3545세대를 조성하는 부산 촉진3구역 재개발사업 공사비(약 1조6천억 원)를 고려하면 중동5구역 공사비는 6천억 원 안팎이 될 것으로 추산된다.
사업 규모가 작지 않은데다 중동5구역 재개발사업의 매력이 큰 만큼 경쟁수주가 성립될 가능성이 높은데 마 대표가 자신감을 지닐 수 있는 부분은 또 있다.
최근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불안이 이어지면서 조합원들이 건설사의 재무구조도 중요하게 여기는 추세가 뚜렷한데 DL이앤씨는 건설업계 최고 수준의 재무안정성도 갖추고 있기 때문이다.
DL이앤씨의 2022년 말 우발채무는 1600억 원 수준이고 부채비율은 91.3%로 건설업계 최저 수준이며 신용등급(AA-)으로 최상위권에 위치해 있다.
DL이앤씨 관계자는 “최근 조합들이 주택 브랜드 가치와 시공사 재무건전성을 중요하게 보며 시공사 선정에 나서고 있다”며 “DL이앤씨는 모든 강점을 갖추고 있는 만큼 도시정비사업 수주에 힘을 기울이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