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는 “다만 제 개인의 잘못에 대한 비난의 화살은 오로지 저에게만 겨눠 주셨으면 한다”며 “어려운 환경에서도 묵묵히 회사의 발전을 위해 헌신해온 우리 임직원들에게 질책의 시선이 돌아가지 않도록 주주 여러분께 부디 너그러운 마음으로 회사를 바라봐 주실 것을 간곡히 부탁드린다”고 말했다.
서 회장은 혼외자 문제에 대해서는 직접적으로 언급하지 않았다. 이미 법률대리인을 통해 언론에 관련 내용을 해명한 데다 법적 대응이 이뤄지고 있는 만큼 신중한 태도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앞서 2일 저녁 KBS는 서 회장이 내연녀 A씨와 사이에 두 딸을 뒀고 이들을 지난해 친자로 입적시켰다고 보도했다. A씨는 보도를 통해 서 회장이 딸들을 제대로 만나지 않는 등 아버지 역할을 하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난데없는 혼외자 파문은 셀트리온 기업가치에 일시적으로 상당한 영향을 미쳤다. 앞서 16만 원 초반대에 머무르던 셀트리온 주가는 보도가 나온 다음날인 3일 초 15만 원 중반대로 내려갔다. 최근 경영에 복귀한 서 회장의 행보가 혼외자 논란으로 인해 제약을 받을 가능성 등이 투자심리를 얼어붙게 한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후 서 회장이 법률대리인을 통해 A씨 주장과 다른 입장을 전하면서 주가는 다시 회복됐다.
3일부터 비즈니스포스트 등과 만난 서 회장 법률대리인은 서 회장이 2019년 6월 딸들을 친자로 받아들이겠다고 요구했으나 A씨가 거부했다고 반박했다. 또 A씨가 서 회장에게서 가져간 돈 288억 원 중 공갈협박의 증거가 있는 금액이 143억 원에 이른다고 설명했다.
이런 내용은 2일 서 회장 측이 경찰에 A씨를 상대로 낸 고발장에 담겼다.
다만 A씨 주장의 사실 여부와 별개로 서 회장의 혼외자 이슈는 부정할 수 없는 도덕적 일탈이다. 개인 사생활 문제로만 여기기도 어렵다. 주가 하락 현상만 봐도 서 회장의 이미지는 셀트리온그룹 기업가치와 긴밀히 연결돼 있다. 또 서 회장이 가진 막대한 주식 재산에 대한 상속권이 혼외자에게 추가로 부여됐다는 점도 향후 그룹 경영에 영향을 미칠 여지가 있다.
서 회장은 “주주님들께서 제게 부여해 주신 소임을 끝까지 수행해 회사의 가치가 훼손되지 않도록 최선을 다하고 남은 인생은 늘 낮은 자세로 깊이 성찰하며 살겠다”며 “제 개인의 부끄러운 모습으로 심려를 끼쳐 드린 주주 여러분께 다시 한 번 정중히 고개 숙여 사죄드린다”고 글을 매듭지었다. 임한솔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