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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늘Who] 금호석유화학 1분기 실적 선방, 후계자 박준경 소재사업 서둘러

장상유 기자 jsyblack@businesspost.co.kr 2023-05-02 14:5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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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의 자남인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사장이 전기자동차 관련 소재 등 신사업을 구체화하는 데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2021년 6월 박 회장이 대표이사에서 물러난 뒤 전문 경영인 체제로 전환을 선언했지만 1년 뒤인 2022년 7월 박 사장(당시 부사장)이 사내이사에 오르면서 오너3세 경영 체제를 준비하고 있다.
 
[오늘Who] 금호석유화학 1분기 실적 선방, 후계자 박준경 소재사업 서둘러
▲ 금호석유화학이 2일 1분기 실적을 발표하면서 비교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오너3세로서 금호석유화학을 이끌 박준경 금호석유화학 영업본부장 사장(사진)은 우수한 기초체력을 바탕으로 신사업 육성이라는 과제를 푸는 데 더욱 속도를 낼 것으로 예상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비교적 실적 선방에 성공했다는 평가를 얻고 있다. 재무안정성도 차근차근 높이고 있다. 이를 기반으로 박 사장은 오너3세로써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데 힘쓸 것으로 보인다.

2일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1분기 연결기준 매출 1조7213억 원, 영업이익 1302억 원을 거둔 것으로 잠정집계됐다고 발표했다. 지난해 1분기보다 매출은 21.7%, 영업이익은 71.0%나 감소한 것이다.

그러나 대부분이 화학사업으로 구성된 금호석유화학의 1분기 실적은 부진한 업황 속에서도 선방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국내 주요 석유화학기업들의 화학사업과 비교해보면 금호석유화학은 상대적으로 나은 수익성을 확보한 것으로 보인다. 발표된 1분기 실적은 당초 시장 기대치(컨센서스)인 영업이익 1128억 원보다 15.4% 웃돌았다.

반면 올해 1분기 LG화학은 석유화학 부문에서 508억 원의 손실을 기록하며 1년 전과 비교해 적자로 돌아섰다. 한화솔루션 케미칼 부문은 영업이익 337억 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86.9% 감소했고 아직 실적을 발표하지 않은 롯데케미칼은 적자전환한 것으로 추정된다.

이런 흐름은 지난해 4분기에 이어 지속되는 것이다. 지난해 4분기 LG화학, 한화솔루션, 롯데케미칼은 화학사업에서 모두 영업손실을 냈다.  

LG화학과 롯데케미칼의 손실은 석유화학제품 수요가 살아나지 못하고 있는 상황에서 고유가가 지속돼 에틸렌 스프레드(에틸렌 가격에서 나프타 가격을 뺀 것)가 1년 넘게 손익분기점(톤당 300달러)을 넘지 못하고 있기 때문이다. 

이에 비해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4분기에도 영업이익이 1139억 원을 기록했다. 사업구조상 유가 변화에 따른 원료 가격 상승 등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받지 않아 상대적으로 실적방어가 가능했던 것이다.

이는 원유를 정체해 추출된 나프타를 원료로 석유화학의 기초유분인 에틸렌, 프로필렌 등을 생산하는 나프타분해설비(NCC)를 운영하지 않고 기초유분을 구매해 합성고무와 합성수지 등을 생산하는 금호석유화학의 사업구조에 기인한 것으로 분석된다.

이동욱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 분기 실적발표 이전 분석 보고서에서 기존 시장 기대치를 놓고 “최근 석유화학사업 전반의 원가 상승 우려에도 금호석유화학의 올해 1분기 영업이익은 견고한 수준”이라며 “이는 회사가 지닌 사업 포트폴리오가 그 원인으로 분석된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1분기 금호석유화학은 전분기에 이어 국내 주요 화학업체 가운데 가장 높은 수익성을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덧붙였다.

금호석유화학이 안정적인 이익을 창출할수록 박준경 사장의 ‘오너3세’ 경영에는 더욱 힘이 실릴 것으로 예상된다.

최근 금호석유화학은 꾸준한 이익창출 능력을 인정받아 신용등급전망이 상승했다.

나이스신용평가는 4월26일 금호석유화학의 신용등급을 A+로 유지하면서 등급전망은 안정적(Stable)에서 긍정적(Positive)으로 높여 잡았다. 재무구조의 안정성을 인정받아 더 투자하기 좋은 기업으로 평가받은 셈이다.

금호석유화학은 2017년 134.0%였던 연결기준 부채비율을 2018년 두 자릿수(96.6%)로 낮춘 데 이어 지난해 말 기준으로는 36.5%까지 개선하는 데 성공했다.

총 차입금도 2017년 1조8133억 원에서 2018년 1조4624억 원으로 줄였고 지난해 말에는 7968억 원까지 낮췄다.

김서연 나이스신용평가 책임연구원은 금호석유화학 등급 전망을 올리며 “금호석유화학은 2016년 이후 차입금 상환 기조가 이어지며 재무안정성이 크게 나아졌다”며 “아직 주요 석유화학 전방산업 수요가 부진함에도 금호석유화학은 안정적 이익창출 기조가 유지돼 재무안정성 개선 추세가 이어질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박 사장은 금호석유화학의 이익창출력과 그에 따른 안정적 재무구조를 바탕으로 새 성장동력을 마련하는 데 힘을 기울일 것으로 보인다.

금호석유화학은 올해 3월8일 발표한 ‘정기 주주총회 안건설명 요약’ IR자료를 통해 중장기 성장동력 확보 전략으로 전기차솔루션, 바이오·친환경, 고부가·스페셜티 등 3대 주제를 내세웠다.

다만 이 가운데 사업 방향성이 명확히 구체화된 것은 아직 전기차솔루션 분야에 그친다.

우선 금호석유화학은 배터리소재인 탄소나노튜브(CNT)사업에 힘을 주고 있다.

탄소나노튜브는 배터리 핵심 도전재로 전기와 전자의 흐름을 돕는 소재다. 금속보다 전기전도성, 열전도성, 기계적 강도 등이 우수해 향후 수요가 많아질 것으로 기대받고 있다.

금호석유화학은 현재 탄소나노튜브 연간 생산능력 120톤을 보유하고 있으며 이를 내년까지 360톤으로 3배 확대하겠다는 계획을 세우고 있다.

또 고부가 합성고무인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SSBR) 증설도 마무리하고 판매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는 기존 소재와 비교해 점성과 탄성이 좋아 타이어 마모 감소와 연비 성능을 향상할 수 있다. 내연기관 자동차와 비교해 높은 하중을 견뎌야 하는 전기차용 소재로 주로 사용된다.

금호석유화학은 지난해 말 솔루션스타이렌부타디엔고무 연간 생산능력을 기존 6만3천 톤에서 12만3천 톤으로 늘리는 작업을 마쳤다.

일반적으로 재계 오너3세들의 주요 과제가 미래 전략을 세우고 이를 육성하는 것인 만큼 박 사장의 첫 역할도 금호석유화학의 새 성장동력을 마련해 이를 성공적으로 안착시키는 일이라고 볼 수 있다.

박 사장은 1978년생으로 고려대학교 환경생태공학과를 졸업한 뒤 2007년 금호타이어에 입사했다.  이후 2010년 금호석유화학에 합류한 뒤 수지영업임원 상무, 수지영업임원 전무, 영업본부장 부사장을 거쳐 올해 1월에 사장으로 승진했다.

그의 경력 가운데 특히 눈에 띄는 대목은 실무경험을 쌓은 기간이 길다는 점이다.

30대 중반의 나이인 2012년 상무로 초고속 승진했지만 그 뒤 오랜 실무경험을 쌓고 8년 만인 2020년 전무에 올랐다. 또 지난해 7월에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합류하며 백종훈 금호석유화학 대표이사 사장과 함께 금호석유화학 전사 경영에 나섰다.

박철완 전 금호석유화학 상무와의 경영권 분쟁도 지난해 박 사장의 이사회 합류를 계기로 마무리 수순을 밟고 있다.

박 전 상무는 박 회장의 둘째 형인 고 박정구 전 금호그룹 회장의 장남으로 2021년과 2022년 스스로를 사내이사 후보로 추천하는 것을 포함한 여러 주주제안을 했지만 표대결에서 완패했다.

지난해 말 기준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 지분(보통주) 8.87%를 보유한 개인 최대주주다. 박 회장은 지분 6.96%를, 박 사장은 지분 7.45%을 확보하고 있다.

박 사장은 지난해 사내이사로 선임되며 “금호석유화학 경영진 및 모든 임직원은 한마음 한뜻으로 주주가치 제고라는 기업 본연의 역할에 집중하겠다”며 의지를 다졌다. 장상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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