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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사용자 애플에 돈도 맡긴다, '락인 효과' 금융 신사업에도 먹힐까

이근호 기자 leegh@businesspost.co.kr 2023-04-30 06: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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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이폰 사용자 애플에 돈도 맡긴다, '락인 효과' 금융 신사업에도 먹힐까
▲ 2020년 애플페이, 올해 4월 예금상품 출시에 이어 2024년엔 보험상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애플의 금융 신사업 동력이 아이폰 등 하드웨어 사용자들의 락인 효과에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사진은 애플이 자사 홈페이지에 올린 애플 예금계좌 사용화면. <애플>
[비즈니스포스트] 아이폰의 ‘락인 효과(Lock-in effect)’가 주목받고 있다.

애플이 2020년 애플페이, 올해 4월 예금상품을 출시한 데 이어 2024년엔 보험상품을 내놓을 것이란 전망이 나오면서 금융 신사업의 추진 동력이 아이폰 등 하드웨어 사용자들의 락인 효과에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다. 

30일 월스트리트저널 등 주요 외신 보도를 종합하면 락인 효과는 기존의 애플 금융 서비스가 계속해서 성장해 온 이유로 꼽힌다. 

락인 효과란 특정 재화 혹은 서비스를 한 번 이용하면 다른 재화 혹은 서비스를 소비하기 어려워져 기존의 것을 계속 이용하는 효과 혹은 현상을 뜻한다. 이는 기업이 특정 제품이나 플랫폼에 사용자를 묶어두는 전략으로도 활용된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사용자들이 아이폰으로 금융서비스를 이용하기 시작하면 지갑을 들고 다니지 않게 되더라는 사용자 경험을 강조했다. 사용 편리성 때문에 현금을 쓸 필요성을 느끼지 못하게 되는 것이다. 

애플페이 사용자와 사용량의 꾸준한 증가가 그 증거다. 

월스트리트저널은 컨설팅기업 ‘딥워터 애셋 매니지먼트’의 자료를 인용해 2022년 기준 미국 아이폰 사용자의 78%가 애플페이를 이용한다고 보도했다. 

2022년 미국 아이폰 사용자가 약 1억2470만 명으로 집계된 것을 감안하면 대략 9726만 명의 미국인이 애플페이를 사용하고 있는 셈이다. 

애플페이로 애플은 2022년에 7억8200만 달러(약 1조470억 원)를 벌어들였다. 2020년의 2배 가까운 규모다.

올해 3월에 출시한 선구매 후결제(BNPL)에 이어 예금서비스까지 안정되면 애플은 거래수수료와 이자수익으로 꾸준한 현금흐름을 확보할 수 있다. 

제니퍼 베일리 애플 부사장은 애플 홈페이지를 통해 “애플의 목표는 사용자가 건강한 금융생활을 하도록 돕는 것”이라며 “애플카드와 월렛 그리고 예금서비스를 통해 사용자는 소비·이체·예금활동을 하나의 플랫폼에서 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아이폰 등 하드웨어를 통한 사용자 접점은 ‘락인 효과’의 첫 번째 기반이다.
 
아이폰 사용자 애플에 돈도 맡긴다, '락인 효과' 금융 신사업에도 먹힐까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람이 하루에 스마트폰을 2600번 이상 만진다는 연구결과를 두고 애플이 은행보다 유리한 점이라고 짚었다. 사진은 아이폰 사용자가 애플페이로 결제하는 모습. < pexels >

영국 파이낸셜타임스는 사람이 하루에 스마트폰을 2600번 이상 만진다는 연구결과를 들며 애플이 은행보다 유리한 점이라고 짚었다. 

은행들도 앱(어플리케이션)을 통해 온라인 뱅킹 서비스를 제공하지만 매일 애플 스마트폰이나 웨어러블 기기를 직접 손으로 다루면서 브랜드 신뢰도가 높아지는 것은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뜻이다. 

사용자의 신뢰는 편리성과 함께 락인 효과의 또 다른 기반이 된다. 사용자들이 불편함이나 불신을 느끼는 서비스나 상품의 사용을 지속하는 일은 없기 때문이다. 

포브스는 여론조사 결과를 인용해 애플이 기존 은행들보다 브랜드 신뢰도에서 높은 점수를 받았다는 점에 주목했다. 

포브스에 따르면 인터브랜드가 조사한 ‘세계 최고 브랜드’ 순위에서 애플은 2013년부터 2022년까지 10년 연속 1위에 올랐다. 반면 상위 25위에 이름을 올린 은행은 JP모건이 유일했다. 

이에 반해 미국 은행 중 애플 정도의 신뢰를 받는 브랜드는 드물었다. 여론조사기관 갤럽은 미국인의 27%만이 은행기업들을 신뢰한다는 2022년 조사결과를 발표했다. 
 
그러나 무엇보다 강력한 애플 예금의 경쟁력은 높은 금리에서 나온다. 애플이 책정한 금리는 연 4.15%다. 금융정보 제공업체 뱅크레이트에 따르면 미국 예금계좌 금리 가운데 11번째로 높은 수준이다. 

애플 저축계좌는 미국에서 신용 승인을 받은 애플카드 발급자에 한해서 개설되며 다른 국가로의 서비스 확대 여부는 알려지지 않았다. 예금액은 미국 솔트레이크시티에 위치한 골드만삭스 은행지점에 예치된다.

계좌 개설 수수료와 최소 예금기준 및 1년 예치기준 조건은 없으며 예금한도는 미국 연방예금보험공사(FDIC) 보호액인 25만 달러다. 

애플이 지불서비스에 이어 예금 상품에서도 성공을 거둔다면 다음으로는 보험 상품일 공산이 크다. 

포브스는 애플이 애플워치로 확보한 사용자 건강데이터를 바탕으로 2024년 보험과 같은 헬스케어 연계 금융사업까지 진출할 가능성을 거론했다. 

애플은 조만간 또 하나의 ‘하드웨어’로 사용자 접점을 늘릴 것으로 보인다. 바로 ‘애플카’다. 애플카 출시는 애플이 자동차금융 시장에 뛰어드는 기반이 되어줄 수 있다.  

다만 저축과 소비를 하나의 기기에서 모두 처리할 수 있는 편리함이 사용자 과소비로 이어질 수 있다는 우려섞인 시선도 한켠에서 나온다. 

미국 재정자문업체 실버페니 파이낸셜의 재무설계사 샬롯 젤라카는 월스트리트저널을 통해 “애플저축계좌는 여행이나 소액구매와 같은 단기적 목적 저축액을 관리하기에 좋은 방법”이라며 “즉시 돈을 넣었다 뺄 수 있는 기술은 무분별한 지출로 이어질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근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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