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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국투자 '석탄기업' 한전채 투자 많아, 기후솔루션 "탈석탄 이행해야"

이상호 기자 sangho@businesspost.co.kr 2023-04-27 11:38: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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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에셋·한국투자 '석탄기업' 한전채 투자 많아, 기후솔루션 "탈석탄 이행해야"
▲ 기후 연구단체 기후솔루션은 27일 한전채 투자 관련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 내역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석탄기업으로 꼽히는 한국전력공사 채권에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자산운용사가 비교적 적극적 투자를 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사진은 보령화력발전소의 모습. <연합뉴스>
[비즈니스포스트] 미래에셋자산운용, 한국투자신탁운용 등 자산운용사가 ‘석탄기업’인 한국전력공사의 채권에 적극적으로 투자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기후 연구단체 기후솔루션은 27일 한전채 투자 관련 국내 자산운용사의 펀드 내역 전수조사 결과를 발표했다.

조사는 블룸버그 데이터 플랫폼, 금융투자협회 펀드공시자료를 통해 진행됐고 기준시점은 2022년 말이다.

조사 결과를 보면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100억 원 이상 한국전력 채권 투자 펀드가 각각 11개와 7개로 금융사 가운데 한전채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들 펀드 가운데 다수가 펀드 규모(설정액) 대비 한전채 투자 비중이 10~20%대로 높았다.

미래에셋자산운용과 한국투자신탁운용은 현재 탈석탄 투자와 관련해 투자 배제 등 구체적 정책을 갖고 있지 않은 것으로 파악된다.

기후솔루션은 “특히 ‘한국투자크레딧포커스ESG증권자투자신탁1호(채권)’와 ‘한국투자e단기채ESG증권투자신탁(채권)’은 ESG 투자를 내세우고 있으면서도 지난해 한전채 투자에 매우 적극적으로 나섰다”고 설명했다.

분석 대상인 펀드 가운데 한전채를 가장 많이 보유한 펀드는 2969억 원을 보유한 삼성자산운용의 ‘삼성KODEX종합채권(AA-이상)액티브증권상장지수투자신탁[채권]’이었다. 그밖에 ‘삼성단기플러스증권투자신탁[채권]’ 등 4개 펀드가 170억~200억 원의 한전채를 보유한 것으로 조사됐다.

다만 삼성자산운용의 펀드 대부분은 2022년 발행된 한전채에 대한 투자는 적극적이지 않은 것으로 나타났다.

기후솔루션은 삼성자산운용의 펀드와 관련해 “삼성자산운용은 2020년 11월에 탈석탄을 선언하고 석탄기업 분류 기준으로 ‘매출 30% 이상’을 도입하는 등 국내 자산운용사 중 가장 적극적인 기후 대응 행보를 보인 바 있다”면서도 “다만 한전채 투자에서 이런 탈석탄 기준은 엄밀하게는 지켜지지 않은 것으로 보인다”고 평가했다.

그밖에 KB자산운용, 교보악사자산운용, 마이다스에셋자산운용, 한화자산운용 등도 탈석탄 선언을 했음에도 2022년 발행 한전채 등에 신규 투자를 한 것으로 드러났다.

기후솔루션에 따르면 한전은 전체 발전량의 절반 이상을 석탄, 가스 등 화석연료에 의존하고 있다. 2022년 발전원별 발전량 비중을 기준으로 한국전력의 전력 판매 매출을 분석하면 전체 매출 가운데 37% 정도가 석탄 발전에 따른 매출이다.

한전의 높은 석탄 발전 비중과 관련해 지난해 말 BNP파리바, HSBC자산운용 등 글로벌 운용사들은 한전채 불매를 선언한 바 있다.

고동현 기후솔루션 연구원은 “국내 투자자산 가운데 대표적 화석연료 기업인 한전채 투자 과정에서 과도한 석탄 발전 의존에 따른 위험을 고려하지 않는 것은 금융 기관의 기후 리스크 관리의 진정성과 전략의 구체성에 의문을 품게 한다”고 비판했다. 

고 연구원은 “국내 금융사가 ESG 투자를 내세우면서도 해외 주요 기관들이 시행 중인 탈석탄 투자 기준을 수립 및 이행하지 않는 것은 ‘그린워싱’으로 볼 여지가 있다”고 말했다.

이어 “기후변화 관련 재무정보 공개협의체(TCFD) 대응 차원에서도 석탄 투자 배제에 대한 명확한 기준 수립을 비롯한 기후위기 대응을 위한 투자 원칙 확립과 이행이 선행되어야 한다”고 덧붙였다.

TCFD는 2015년 국제기구인 금융안정위원회(FSB)에서 설립된 협의체로 기업의 기후변화 관련 정보를 공시하고 이를 조직 의사결정에 반영하도록 권고하고 있다.

이와 관련 미래에셋자산운용 관계자는 “미래에셋자산운용은 투자전략에서 탈석탄과 같은 네거티브 스크리닝(배제 전략)을 선호하지 않고 있다”며 “단순한 배제 전략은 포트폴리오에 상당한 제약을 줄 수 있는 만큼 통합(integration)이나 관여(engagement) 전략을 추구한다”고 말했다. 이상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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