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7조 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에 도전한다.
포스코이앤씨는 가덕도신공항 건설사업의 기본계획수립 용역에 참여하고 있다. 이를 발판삼아 본사업까지 따내겠다는 구상을 세운 것으로 파악된다.
▲ 한성희 포스코이앤씨 대표이사 사장이 7조 규모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 수주에 도전한다. |
18일 건설업계 말을 종합하면 추정금액 7조 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가 2024년 1월 발주될 것으로 예상된다.
이는 1975년 설계시공 일괄입찰(턴키) 방식이 도입된 이후 최대 규모 사업이 될 것으로 전망된다. 턴키는 열쇠를 돌리면 모든 설비가 가동되는 상태로 인도한다는 뜻으로 건설업체가 공사를 처음부터 끝까지 모두 책임지고 발주자에게 열쇠를 넘겨주는 방식을 말한다.
정부는 2029년 말 가덕도신공항 개항을 목표로 사업을 빠르게 추진하기 위해 7조 원 규모의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단일공구’로 묶어서 통합발주한다는 방침을 정했다.
이를 위해 국토부는 5월까지 공사종류별 기본계획을 수립하고 6월까지 총사업비 산정과 타당성 평가를 진행한다. 7월 최종 보고서 초안을 완성한 뒤 12월 건설사업 기본계획을 고시하고 2024년 1월 발주해 12월에 착공한다는 목표를 세웠다.
2030년부산월드엑스포(세계박람회) 유치를 위해 2029년 12월 개항을 반드시 성공시키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이에 따라 지역의무 공동도급이나 10대 건설사 공동도급 제한 등 각종 규제도 풀릴 것으로 건설업계는 바라보고 있다.
현재 조달청에서 발주하는 기술형입찰은 대형건설사들의 수주 독식을 막기 위해 2008년 6월부터 10대 건설사 사이 공동도급(컨소시엄)을 제한하고 있다. 지역의무 공동도급은 지역 균형발전을 위해 시·도에 소재한 지역 업체와 컨소시엄을 구성하도록 하는 제도다.
대형건설사 가운데 포스코이앤씨가 가덕도신공항 부지조성공사를 수주할 컨소시엄을 주도할 유력한 후보로 떠오른다.
포스코이앤씨는 지난해 8월31일 유신컨소시엄의 구성원으로 국토부와 가덕도신공항 기본계획 수립을 위한 용역계약을 맺고 8월까지 진행되는 용역에 참여하고 있기 때문이다.
기본계획수립은 건설 계획설계의 가장 초기 단계로 개괄적이고 기본적인 방침을 확정하는 단계다.
현재 진행하고 있는 용역은 가덕도신공항 총 사업비 13조7584억 원 전반에 관한 계획이다. 조기착공 방안과 주요 공종별 기간 단축방안 등이 포함되는 만큼
한성희 사장이 본 사업 수주에 유리한 고지를 먼저 잡고 출발하는 셈이다.
해외 플랜트 공사의 경우에도 기본설계(FEED)를 설계하면 최종 수주전에서 유리한 점이 많다. 발주처와 관계를 미리 형성해 연계수주로 이어질 수 있기 때문이다.
포스코이앤씨는 풍부한 공항건설 실적도 보유했다.
2014년 포항공항의 활주로와 유도로 신설 등 공항공사를 담당했고 인천국제공항 3단계 사업에서는 제2여객터미널의 골조와 외장공사를 시공했다. 2019년 1월 제주 제2공항 건설을 위한 기본계획수립 용역을 진행하기도 했다.
가덕도신공항 건설은 3월30일 특별법 개정안이 국회 문턱을 통과함에 따라 사업에 속도가 붙을 것으로 보인다. 이 특별법은 토지보상을 신속하게 할수 있도록 기본계획 수립이 끝나면 곧바로 토지나 건물 등을 수용 또는 사용할 수 있는 ‘사업인정’이 가능하도록 하는 것이다.
다만 건설업계 일각에서는 부산세계박람회 유치 여부에 따라 사업속도가 달라질 수 있다는 시선도 나오고 있다.
건설업계 관계자는 “올해 11월 개최지가 발표되는 엑스포 결과가 중요할 것으로 보인다”며 “가덕도신공항은 애초 2035년 개항 목표를 앞당긴 것이기 때문에 유치에 실패하면 추진 동력이 상실될 수도 있다”고 바라봤다.
정부는 엑스포 유치에 총력을 기울이면서 불리한 여건을 극복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부산이 지난해 9월 2030 세계박람회 유치에 나설때만 하더라도 우리보다 1년여 앞서 유치 활동을 벌인 사우디아라비아 리야드의 개최가 유력하다는 시선이 지배적이었다.
하지만 부산시와 정부, 기업이 유치전에 매진한 결과 지난해 11월 이뤄진 3차 경쟁프레젠테이션에서 이탈리아 로마, 우크라이나 로데사 등 경쟁국을 압도하며 리야드와 대등한 위치에 올라섰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국제박람회기구(BIE) 실사단은 지난 4~7일 부산을 방문해 박람회 후보지인 부산 북항 등을 둘러봤다.
박형준 부산시장은 5일 열린 비공개 프레젠테이션에서 "가덕도신공항을 2029년 조기개항하고 차세대 급행철도(BuTX)까지 도입하겠다"며 편리한 접근성을 강조했다.
가덕도신공항이 부산세계박람회 유치와 긴밀하게 연결돼 있음을 시사하는 대목이다.
이에 따라
한성희 사장도 지난해 8월 프랑케 주한 칠레 대사를 만나 부산엑스포 유치지원을 요청하는 등 힘을 보태고 있다.
포스코이앤씨 관계자는 “세계박람회 발표 결과에 연연하지 않고 가덕도신공항사업 관련해 시공역량과 기술 등의 역량을 모아 추진하겠다”고 말했다. 류수재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