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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그린푸드 재상장 첫날 출발 좋아, 정지선 '믿을맨' 박홍진 어깨 무겁다

남희헌 기자 gypsies87@businesspost.co.kr 2023-04-10 15:52: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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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즈니스포스트] 현대그린푸드(현 현대지에프홀딩스)의 지주회사 체제 전환을 통해 사업회사로 분할된 현대그린푸드가 재상장 첫 날 기분 좋은 출발을 했다.

인적분할되기 이전과 비교해 기업가치를 높게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 재상장 첫날 출발 좋아, <a href='https://www.businesspost.co.kr/BP?command=article_view&num=360387' class='human_link' style='text-decoration:underline' target='_blank'>정지선</a> '믿을맨' 박홍진 어깨 무겁다
▲ 현대그린푸드가 인적분할 이후 재상장한 첫날 기업가치를 높게 인정받았다.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사진)이  높아진 시장의 눈높이에 앞으로 어떻게 보답하느냐에 관심이 쏠린다.

신설회사 현대그린푸드의 초대 수장이자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회장의 ‘믿을맨’으로 꼽히는 박홍진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 사장의 어깨가 더욱 무거울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앞으로 현대그린푸드가 미래 먹거리로 낙점한 건강푸드와 가정간편식 등에 힘을 실어 시장에서 바라보는 눈높이를 충족하는데 온 힘을 기울일 것으로 전망된다.

10일 코스피에 재상장한 현대그린푸드는 주가 흐름만 보면 전반적으로 약세를 보였다.

이날은 옛 현대그린푸드가 존속법인이자 지주회사인 ‘현대지에프홀딩스’와 신설법인이자 사업회사인 ‘현대그린푸드’로 인적분할된 뒤 처음으로 코스피에 변경상장(현대지에프홀딩스) 및 재상장(현대그린푸드)한 첫 날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재상장하는 기업이라 이날 시초가가 동시호가 시간인 오전 8시30분~9시 사이에 기준주가(7250원)의 50~200% 사이에 결정됐다. 투자자들의 호가가 일치해 형성된 시초가는 기준주가보다 약 80% 높은 수준인 1만2990원이었다.

장 초반만 하더라도 현대그린푸드 주가는 시초가보다 10% 넘게 상승한 1만4300원까지 올랐다. 하지만 곧 하락 전환해 장 중 한 때 15.3% 떨어지기도 했다.

현대그린푸드의 이날 종가는 시초가보다 12.3% 떨어진 1만1390원이다.

하지만 현대그린푸드로서는 이날 주가 흐름이 결코 나쁘지 않다. 인적분할 이전 평가받았던 기업가치는 약 2500억 원이었으나 이날 종가를 기준으로 한 시가총액은 3800억 원을 넘겼기 때문이다.

현대그린푸드의 성장성을 높이 평가하는 목소리는 증권가에서도 나온다.

이경은 KB증권 연구원은 이날 “분할 이전에는 가구사업과 중장비 제조사업, 법인 영업 사업 등을 하는 계열회사를 종속회사로 보유하고 있어 푸드서비스 사업에 대한 기업가치를 적절히 평가받지 못했다”며 “인적분할 이후 사업회사인 현대그린푸드의 기업가치에 대한 재평가가 이뤄질 것으로 기대된다”고 내다봤다.

물론 주가가 급락하면서 체면을 일부 구긴 것 역시 부정할 수는 없다.

주가 하락의 이유를 재상장 첫날 시초가가 높은 수준에 형성됐기 때문에 차익 실현 매물이 나왔기 때문이라고 볼 수도 있지만 앞으로 회사의 기업가치가 더 상승할 것이라고 바라보는 투자자가 적다는 시각으로도 해석할 여지도 있다.

박홍진 사장이 앞으로 어떤 행보를 보이느냐가 현대그린푸드로서는 더욱 중요해질 것으로 보인다.

박 사장은 정지선 현대백화점그룹 부회장의 신임을 두텁게 받고 있는 인물이다. 그는 2015년부터 9년째 현대그린푸드 대표만 맡고 있다.

박 사장은 현대백화점 영업본부장을 맡다가 2014년 12월 실시된 정기 임원인사에서 현대그린푸드 대표이사로 자리를 옮겼다.

현대그린푸드가 이후 3인 공동대표 체제, 2인 공동대표 체제, 단독대표 체제로 변화하는 과정에서 박 사장은 항상 자리를 지켰다. 2020년 ‘세대교체’에 방점이 찍혔던 현대백화점그룹의 정기 임원인사에서도 박 사장의 거취에는 변함이 없었다.

인적분할 이후에도 현대그린푸드를 담당하게 된 것은 그만큼 박 사장을 향한 오너일가의 신임이 두텁다는 의미로 해석된다. 

실제로 박 사장은 현대백화점그룹 내부에서 이론적 지식이 출중할뿐 아니라 사업수완이 좋은 다재다능한 인물로 평가받는다. 현대백화점그룹의 대표적 브레인이라는 수식어도 있다.

그는 서울대학교 농경제학과를 졸업하고 경제학으로 박사 학위를 받았다. 1996년 현대경제연구원에 입사해 수석연구위원을 역임했을 만큼 시장이 돌아가는 원리와 속사정, 기업의 구조 등에 밝은 것으로 알려진다.

박 사장은 2000년 현대백화점으로 이동해 기획조정본부 전략기획팀장을 맡았다. 2007년 기획조정본부 기획담당 상무로 승진하며 전략 전문가로서 한 길만 걷는 듯 싶었지만 이후 현대백화점 무역센터점장을 맡아 현장 경험도 익혔다.

그는 2012년에 기획조정본부 부본부장으로 다시 자리를 옮겼다가 또 영업본부장으로 자리를 이동하며 전략과 현장을 번갈아 맡았다. 이론적 배경에 현장 경험까지 두루 거쳤다는 점에서 보기 드문 전문경영인이다.

실제로 박 사장은 현대그린푸드에서 오너일가의 신임에 보답하는 성과를 냈다. 

현대백화점그룹 관계자는 “단체급식사업을 하는 현대그린푸드는 기본적으로 인건비 싸움이다”라며 “최저임금이 급격하게 오르는 상황에서도 박 사장은 현대그린푸드의 실적을 안정적으로 유지했다”고 설명했다.

코로나19에 따라 본업인 단체급식사업이 직격탄을 맞긴 했지만 박 사장은 사업다각화에 힘입어 지난해 현대그린푸드 실적 회복의 신호탄을 쏘기도 했다.

현대그린푸드는 지난해 별도기준으로 매출 1조9240억 원, 영업이익 746억 원을 냈다. 2021년보다 매출은 15.1%, 영업이익은 72.7% 늘었다.

앞으로 현대그린푸드는 우선 본업에서 이익을 낼 수 있는 기반을 다질 것으로 보인다. 엔데믹에 따라 단체급식의 하루 식수가 30만 식 수준을 회복한 것으로 파악되며 고물가에 따른 구내 식당 선호도 증가에 따라 수혜도 가능해 보인다.

인적분할 이전부터 추진해왔던 해외 사업도 중동과 미국 등에서 가시적 성과를 낼 것으로 전망된다.

하지만 기업가치 견인을 위해 더욱 중요한 관건은 미래 성장동력 육성이다. 단체급식이라는 오래된 사업만으로는 현대그린푸드가 인적분할 이전에 청사진으로 제시한 ‘종합식품기업 도약’이라는 비전을 달성하기 힘들기 때문이다.

최근 흐름은 나쁘지 않은 편이다.

현대그린푸드는 최근 케어푸드 전문 브랜드 ‘그리팅’의 메디푸드 사업이 호조를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 메디푸드란 식품의약품안전처가 지정한 기준에 따라 질환별 영양 요구 특성에 맞게 영양성분 함량을 조절하는 등의 방법으로 제조·가공해 환자의 식사 편의를 제공하는 식사 대체 목적의 일반식품을 말한다. 

현대그린푸드가 메디푸드를 내놓은 것은 지난해 4월인데 관련 매출은 매 분기마다 20%씩 성장하고 있는 것으로 집계됐다. 현재 58종인 식단을 내년 100종 이상으로 확대하면 매출 성장률이 더 가팔라질 것으로 전망된다.

밀키트 시장의 성장에 발맞춘 가정간편식 사업도 계속 확대하고 있다. 현대그린푸드는 2021년 11월과 2022년 7월 지역별 맛집을 대상으로 ‘모두의 맛집’이라는 프로젝트를 진행해 가정간편식 16종을 선보인 바 있다. 남희헌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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