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LG이노텍이 성림첨단산업과 함께 개발한 첨단자석 기술이 전기차 모터 공급망에서 중국의 희토류 무기화에 맞설 중요한 대안이 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된다. |
[비즈니스포스트] LG이노텍이 국내 전기차 모터 공급망에서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중국이 전기차 모터 핵심소재인 희토류 자석의 수출금지를 추진함에 따라 LG이노텍이 개발한 첨단자석 기술이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LG이노텍은 성림첨단산업과 희토류 사용량을 기존보다 60% 줄인 친환경 자석의 개발을 완료해 전기차 모터 공급망이 교란되는 상황에 대비할 역량을 쌓아뒀다.
6일 일본 요미우리 신문과 전자업계 안팎의 말을 종합하면 미국이 일본, 네덜란드 등과 함께 중국을 제외한 반도체 공급망 확립을 주도하자 중국에서는 모터용 희토류 자석 공급망을 이용해 대항할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 나온다.
일본이 중국에 첨단반도체 장비 23종의 수출규제를 발표한데 대해 중국은 전기차와 풍력발전용 모터 등에 필요한 희토류 자석을 국가안보를 이유로 수출금지를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중국 정부는 앞서 4일 “일본이 중일 반도체 산업협력을 인위적으로 저해할 경우 중국은 과감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밝힌 바 있다.
모터용 자석은 전력과 자력을 이용해 회전을 일으키는 핵심소재로 전기차에 필수적 요소로 꼽힌다. 전기차뿐만 아니라 항공기, 로봇, 휴대전화, 에어컨, 풍력발전 등에 폭넓게 활용된다.
이와 같은 모터용 자석을 만드는데 네오디뮴, 사마륨코발트 등의 희토류가 필요하다. 희토류는 열전도 자성 등 우수한 화학 성질로 인해 스마트폰, 전기차 등 첨단산업은 물로 군사무기에도 활용되는 핵심소재다.
네오디뮴 자석의 세계 점유율은 중국이 84%, 일본이 15%를 차지하고 있으며 사마륨코발트 자석은 중국이 90% 이상, 일본이 10% 이하를 점유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요미우리신문은 “중국이 희토 자석 관련 제재를 가하게 되면 자석 제조업체가 없는 미국과 유럽은 신규 진입이 어려워진다”며 “앞으로도 중국에 전적으로 의존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된다”고 보도했다.
전기차 시대가 본격적으로 개화하고 있는 상황에서 중국의 희토류 자석 무기화는 산업 성장에 걸림돌이 될 수 있다.
LG이노텍은 이런 희토류 자석 자원의 무기화에 대응할 기술적 노하우를 보유하고 있어 주목받고 있다.
LG이노텍의 2022년 지속가능경영보고서에 따르면 LG이노텍은 자석전문업체인 성림첨단산업과 협력을 통해 희토류 사용량을 기존보다 60% 줄인 친환경 자석의 개발을 마무리한 것으로 파악된다.
LG이노텍이 개발한 첨단자석은 네오디뮴이나 사라륨코발트와 같은 역할을 하는 핵심성분인 중희토류의 사용량을 대폭 줄인 점이 특징이다.
중희토류는 자석을 생산할 때 투입되는 물질로 고온에서 자석의 자력을 유지하기 위해 사용된다. 중희토류의 함량을 줄이게 되면 자석의 내구성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는 기술적 어려움이 있었다.
LG이노텍은 자석전문업체인 성림첨단산업과 협력을 통해 첨단자석 개발과정에서 나타난 기술적 어려움을 해결했다.
이렇게 개발된 LG이노텍의 첨단자석은 중희토류의 함량을 대폭 줄였을 뿐만 아니라 기존 제품보다 성능도 개선해 활용가능성이 높은 제품으로 꼽힌다.
LG이노텍 자석의 기술적 성능의 한계치는 15킬로가우스(kG)로 현재 상용제품의 14.2~14.3kG보다 높은 수치를 보여 성능이 우수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 자석을 탑재하면 모터의 출력은 키우면서 크기는 줄이는 것이 가능하다. 이 때문에 전비(전기차의 연비)를 높이기 위해 공차중량을 낮춰야 하는 전기차에 적용할 획기적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전기차 시장의 성장세에 따라 모터 등 구동장치에서 자석의 쓰임새는 더욱 넓어질 것으로 예상된다.
전자업계에 따르면 세계 자석시장규모는 2021년 344억 달러에서 2028년에는 737억 달러로 급격하게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LG이노텍이 자석기술을 활용해 상용화한 제품이 아직 많지 않으나 활용범위가 넓어지고 있는 만큼 앞으로 성장할 잠재력은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LG이노텍은 우선 자체 생산제품인 차량용 조향모터와 스마트폰 엑추에이터(초점과 손떨림 방지를 돕는 광학부품)에 첨단자석을 활용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나아가 희토류를 전혀 포함하지 않은 무희토류 자석개발에도 나서기로 했다.
LG이노텍은 지속가능보고서에서 “성림첨단산업과 공동으로 개발한 첨단자석은 원자재 공급부족으로 인한 생산중단 위험을 최소화할 수 있을 뿐만 아니라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관점에서도 의미가 깊다”고 말했다.
전자업계 한 관계자는 “에어컨, 냉장고, 드론, 도심형 항공체 등 자석을 쓰는 모터가 사용되는 모든 분야에서 LG이노텍의 첨단자석은 활용가능성이 높다”고 바라봤다. 조장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