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자동차 노사가 임금협상을 재개했으나 별다른 성과를 내지 못했다.
현대차 노사는 21일 오후 2시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윤갑한 사장과 박유기 노조위원장 등 노사 교섭대표 5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14차 교섭을 열었지만 합의점을 찾지 못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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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현대자동차 노사가 5월17일 현대차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임금협상 상견례를 하고 있다. |
현대차는 이날 제시안을 내지 않았다.
박유기 노조위원장은 교섭 후 "의견을 조율하려 했는데 견해차가 너무 커 회사 측이 제시안을 내놓을 수 없다는 입장을 보였다"고 밝혔다.
노사는 8월부터 시작되는 여름휴가 전에 임금협상을 타결하는 것이 어렵다고 보고 여름휴가 중 실무교섭, 휴가 후 본교섭을 하기로 합의했다.
22일은 노조의 본사 상경투쟁, 25일은 노조 창립기념일 휴무여서 교섭을 여름휴가 전에 매듭짓는 것은 현실적으로 불가능하다.
현대차 노사는 이른 시일 안에 협상을 타결하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지만 쟁점 사안에 대한 견해차가 너무 커 타결이 쉽지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노조는 기본급 15만2050원(호봉승급분 제외)인상을 요구하고 있고 회사는 임금 동결을 주장하고 있다. 현대차가 4~5만 원대 인상안을 제시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오지만 노조가 이를 쉽게 받아들이지 않을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노조가 요구하는 승진거부권에 대한 의견차도 좁혀지지 않고 있다. 노조는 고용보장을 위해 승진거부권을 요구하고 있지만 현대차는 승진거부권은 회사의 인사권을 부정하는 것이어서 절대 수용할 수 없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는 임금피크제 확대, 위법·불합리한 단체협약 조항 개정, 위기대응 공동 태스크포스(TF) 구성을 노조에 요구하고 있다. 특히 지난해 협상에서 결정하지 못한 임금피크제 확대를 이번에 반드시 관철하겠다는 의지를 강하게 보이고 있다.
그러나 노조는 만 61세 이상 정년을 보장하지 않으면 임금피크제 확대를 절대 받아들일 수 없다는 주장을 고수하고 있다.
현대차 노조의 상위단체인 금속노조가 8월에 파업 일정이 잡아놓은 점도 8월 안에 노사가 임금협상을 진행하기 어려울 것으로 예상되는 또 다른 요인으로 꼽힌다.
노조는 임금협상과 별개로 21일 파업을 강행하기로 했다. 1만3천 여명의 2조 근무자가 오후 8시20분부터 파업에 들어가 울산공장 본관에서 파업집회를 연다. [비즈니스포스트 나병현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