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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PSVR2’도 메타버스 개막에 역부족, 애플 ‘최후의 도전자’로 남을까

김용원 기자 one@businesspost.co.kr 2023-03-31 15:20:3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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소니 ‘PSVR2’도 메타버스 개막에 역부족, 애플 ‘최후의 도전자’로 남을까
▲ 소니 '플레이스테이션 VR2' 초기 판매량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그치고 있다는 시장 조사기관의 분석이 나왔다.
[비즈니스포스트] 일본 소니가 야심작으로 선보인 가상현실 기기 ‘플레이스테이션 VR2(PSVR2)’의 초기 판매량이 저조한 수준에 그치며 메타버스의 대중화에 크게 기여하지 못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된다.

애플이 이르면 올해 출시할 가상현실(VR) 및 증강현실(AR) 헤드셋마저 충분한 수요를 확보하지 못한다면 메타버스 시장의 본격적 개막이 현실화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31일 블룸버그가 인용해 보도한 시장 조사기관 IDC 분석에 따르면 2월 출시된 소니 PSVR2 1분기 판매량은 27만 대 안팎에 그칠 것으로 추정된다.

소니는 당초 PSVR2가 3월까지 200만 대의 수요를 확보할 것이라는 목표를 두고 있었다. 실제 출하량이 기대치를 크게 밑도는 수준에 머무르는 것이다.

PSVR2는 게임콘솔 플레이스테이션5에 연결해 가상현실 게임을 이용할 수 있는 제품이다. 소니는 PSVR2 출시와 더불어 다수의 신작 게임을 동시에 선보이며 초반부터 판매 확대를 노렸다.

2016년 말 판매를 시작한 플레이스테이션 VR 초기 제품이 500만 대 이상의 판매량을 기록한 만큼 이번에 출시된 신제품은 이런 성과를 넘어설 것이라고 기대한 셈이다.

토토키 히로키 소니 글로벌운영책임자도 최근 모건스탠리 콘퍼런스에 참석해 PSVR2 누적 판매량이 이전작을 웃돌게 될 것이라며 긍정적 전망을 내보였다.

IDC는 소니의 이런 전망이 어긋난 이유로 인플레이션과 글로벌 경기 침체, 실업률 증가 등을 꼽았다. 소비자들이 PSVR2와 같은 고가 제품을 구매하는 데 부담이 커졌다는 것이다.

PSVR2 가격은 미국 기준 549달러, 한국에서 79만8천 원으로 상당한 고가에 책정되어 있다. 경기 침체로 소비자들의 경제적 부담이 커질 때에는 판매에 큰 영향을 받을 수밖에 없다.

블룸버그는 경제적 요인뿐 아니라 메타버스 시장 전반에 소비자들의 기대감이 낮아지며 유행이 이미 끝나가고 있다는 점도 중요한 배경으로 볼 수 있다고 진단했다.

메타버스는 지난해까지만 해도 미래 콘텐츠 이용 환경을 완전히 바꿔낼 잠재력이 있는 기술로 큰 주목을 받았다. 메타와 디즈니 등 다수의 콘텐츠 및 플랫폼업체가 잇따라 관련된 시장 진출 가능성을 검토해 왔다.

특히 메타는 메타버스가 미래 핵심 사업이라는 점을 강조하며 회사 이름을 페이스북에서 변경하고 현재까지 360억 달러(약 47조 원)의 투자를 집행할 정도로 과감한 진출에 나섰다.

그러나 메타는 올해 들어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비용 절감 계획을 발표하며 메타버스 분야에 투자를 대폭 축소하겠다고 밝혔다. 디즈니는 메타버스 관련 부서를 사실상 해산한 것으로 전해졌다.

메타버스와 같은 분야는 새로운 콘텐츠 영역에 해당하는 만큼 다수의 업체가 경쟁적으로 진출해 소비자들의 관심을 끌며 시장 개막을 주도하는 일이 성장에 필수적으로 꼽힌다.

본격적인 시장 성장을 이끌 것으로 기대를 받았던 IT기업들이 잇따라 사업 축소 수순에 들어가고 소니마저 초반부터 실패를 거두면서 메타버스의 미래가 더욱 불확실해지고 있다.
 
소니 ‘PSVR2’도 메타버스 개막에 역부족, 애플 ‘최후의 도전자’로 남을까
▲ 플레이스테이션 VR2로 출시된 신작 게임 '호라이즌 콜 오브 더 마운틴' 화면.
결국 메타버스에 진출하는 대형 IT기업 가운데 ‘최후의 도전자’로 떠오를 가능성이 유력한 애플에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애플은 현재 가상현실과 증강현실 콘텐츠를 모두 구동할 수 있는 메타버스 헤드셋 제품을 준비하고 있다. 이르면 6월 공개 이후 연말부터 판매를 시작할 가능성이 거론된다.

블룸버그 등 외국언론에 따르면 애플은 2016년부터 가상현실 기기 시제품을 선보이며 장기간 연구개발을 진행하고 있었다. 그만큼 기술 완성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애플이 아이폰 등 다른 제품에서 보여준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콘텐츠 경쟁력을 메타버스 분야에 장점으로 돋보이게 할 것이라는 시장의 기대감도 높아지고 있다.

만약 애플도 자체 헤드셋 출시를 통한 메타버스 대중화에 성과를 내지 못 한다면 가상현실 시장 자체가 존립 위기에 놓일 수 있다는 전망마저 나온다.

애플의 시장 진출을 바라보는 시선도 그리 밝지만은 않다. 초기 제품의 가격이 3천 달러(약 388만 원)를 넘어설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이다.

최근 애플이 메타버스 헤드셋의 무게와 착용감 등 하드웨어 측면의 발전을 충분히 이뤄내지 못 했다고 판단해 출시를 예정보다 더 늦출 수 있다는 전망도 꾸준히 나오고 있다.

궈밍치 TFI증권 연구원은 “애플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 공개 시점이 3분기로 재차 미뤄질 수 있다”며 “대량생산 시기도 이미 늦춰지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고 전망했다.

결국 메타버스가 한때 전 세계 산업의 흐름을 바꿔낼 잠재력이 있는 기술로 주목을 받았지만 곧 시장에서 잊혀지고 말 기술에 불과할 수 있다는 분석도 나온다.

궈밍치 연구원은 “애플도 세계 경제상황 악화, 하드웨어 사양 등을 이유로 가상현실 및 증강현실 헤드셋의 성공 가능성을 매우 우려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고 말했다. 김용원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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