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즈니스포스트]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대부업을 정리한 뒤 OK금융그룹을 종합금융회사로 만들기 위해 애쓰고 있다.
OK금융그룹은 당초 종합금융회사를 위한 발판으로 2024년부터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려 했지만 올해부터 추진하는 것으로 시기를 앞당겼다.
▲ 최윤 OK금융그룹 회장이 종합금융회사로 만들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서두르고 있다. |
30일 금융업계에 따르면 OK금융그룹이 종합금융사가 되기 위해 증권사 인수를 추진하면서 우리금융지주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는 시선이 나온다.
OK금융그룹은 계열사인 OK캐피탈과 예스자산대부의 흡수합병 절차를 마쳤다.
OK금융그룹은 예스자산대부를 해산하게 돼 3월 안으로 금융당국에 예스자산대부의 대부업 라이선스를 반납한다고 설명했다.
OK금융그룹은 앞서 2014년 저축은행업을 인수하며 2024년 말까지 대부업에서 철수하겠다고 금융당국에 알렸었다.
OK금융그룹은 이를 6개월 앞당겨 2024년 6월까지 대부업에서 물러날 계획을 세웠다.
금융업계는 OK금융그룹이 그동안 대부업을 영위하면서 다른 금융사 인수에서 금융당국의 제한을 받아 왔기에 이번 대부업 철수를 계기로 증권사 인수에 속도를 낼 것으로 바라본다.
OK금융그룹은 증권사 인수를 시작으로 종합금융그룹이 되기 위한 행보를 본격화할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이 과정에서 우리금융지주와 경쟁을 하게 될 것으로 여겨진다.
우리금융지주는 국내 4대 금융지주사 가운데 유일하게 증권사를 갖추지 못했다.
증권사는 은행과 함께 시너지를 낼 수 있는 가장 덩치 큰 비금융 부문이라 금융지주가 갖춰야 할 최우선 계열사 가운데 하나로 꼽힌다.
최근 우리금융지주는
임종룡 회장이 취임한 뒤 내부 계열사 대표를 교체하는 일에 집중하며 외부 인수에는 속도를 내지 못하고 있었다.
임 회장은 내부 계열사 대표 선임을 마친 뒤 비은행 강화를 위한 증권사 인수에 역량을 집중할 뜻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우리금융지주가 본격적으로 증권사 인수에 나섰다는 소식은 OK금융그룹의 증권사 인수에 악재가 될 것으로 여겨진다.
덩치에서 OK금융그룹이 우리금융지주를 상대하는 일이 너무나도 어렵기 때문이다.
우리금융지주는 2022년 기준 현금및현금성자산 약 34조2200억 원을 보유하고 있다. 반면 OK금융그룹의 현금및현금성자산 규모는 약 2조 원 수준인 것으로 알려졌다.
OK금융그룹이 캐피탈과 대부업의 합병으로 증자 효과를 얻으며 약 3200억 원의 자기자본 증가가 이뤄졌지만 우리금융지주와 마련할 수 있는 실탄 규모에서 수십조 원의 차이가 난 상황이라 큰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임 회장이 인수에 관해 전문성을 갖추고 있다는 점도 OK금융그룹에게는 불리한 점이다.
임 회장은 2016년 NH농협금융지주 회장으로 일할 때 NH농협금융지주에 증권사를 인수한 경험이 있다.
당시 금융업계 일각에서는 NH농협금융지주의 증권사 인수가 시일이 걸릴 것이라는 시선이 나오기도 했지만 임 회장은 취임 약 6개월 만에 인수를 마치며 빠른 판단력을 보였었다.
다만 금융업계에서는 우리금융지주와 OK금융그룹이 노리는 증권사 인수 대상이 서로 달라 2곳 모두 원하는 결과를 얻을 수도 있을 것으로 바라본다.
우리금융지주는 현재 종합자산관리서비스 등 우리금융지주와 시너지에 유리하고 다양한 수익구조를 보유한 소매금융 영업에 강점이 있는 증권사를 찾는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시장에 인수 매물로 나올 수 있다고 알려진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 유안타증권, 교보증권, SK증권, 한양증권 등이다.
이 가운데 소매금융에 가장 강점을 보이는 곳은 유안타증권이라 향후 우리금융지주가 인수 대상으로 검토할 것으로 관측된다.
OK금융그룹은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다시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OK금융그룹은 앞서 2017년 이베스트투자증권 인수를 추진하며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되기도 했다.
올해 6월 이베스트투자증권이 기존 최대 주주인 사모펀드와 계약을 마치며 시장에 나올 것으로 전망돼 OK금융그룹이 다시 한번 인수를 추진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조윤호 기자